[헬스 특진실] 서울부민병원
'마코 로봇' 도입… 수술 안정성 높여 절개·출혈 최소화, 無수혈까지 가능
통증 감소·회복 빨라 환자 만족도 향상
내분비·순환기·심장·신장내과 등
내과 전문의 전 과정 참여 다학제 협진
말기 퇴행성관절염 환자가 다시 멀쩡하게 걸으려면 반드시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고령층은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동반한 사람이 많아 수술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만성질환자들이 1순위로 고려해볼 수 있는 게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다. 인공관절 수술을 할 때 로봇을 이용하면 합병증 위험을 줄여 환자의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서울부민병원은 인공관절 수술의 안정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체계적인 내과 협진 시스템을 갖췄다.
◇만성질환자 수술 합병증, 환자에겐 '부담'
인공관절 수술 후 나타나는 가장 대표적인 합병증은 '감염'이다. 의료진은 감염을 '재앙'이라 부를 정도로 우려하고 있다. 인공관절은 금속인데, 금속판에 균이 달라붙으면 항생제를 투여해도 치료가 어렵다. 만약 인공관절이 들어간 심부에 감염이 생기면 삽입했던 인공관절을 다시 빼내야 한다. 이후 오랜 기간 인공관절이 없는 상태에서 감염을 치료한 후, 재수술한다. 그동안 관절이 없는 환자는 걸을 수도 없는 상태에서 오랜 치료 기간을 감당해야 한다.
문제는 당뇨병 환자가 감염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보고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는 일반 환자보다 인공관절 수술 후 감염 위험이 2.6배 높았으며,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당뇨병 환자 중 35.9%는 심부 감염이 발생했다. 당뇨병이 있으면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데, 미세혈관에 혈류가 공급되지 않으면 면역세포 형성과 항생제 작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감염 위험이 커진다. 당뇨병 환자는 혈전 위험도 높아서 부정맥혈전증, 폐색전증 등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합병증도 주의해야 한다. 또한 만성질환자는 수술 후 출혈 가능성과 그로 인한 수혈 위험도 높다.
◇정밀함 갖춘 로봇, 집도의 역할도 중요해
서울부민병원은 최근 만성질환자의 안전한 수술을 위해 수술 로봇 '마코'를 도입했다. 마코 로봇은 환자의 수술 합병증을 최소화한다는 목표로 설계됐다. 정교하고 섬세한 절삭으로 수술 부위 절개와 출혈을 최소화한다. 환자 상태에 따라 무수혈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출혈량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감염 등 합병증 위험을 줄여 안정성이 높다. 출혈이 줄수록 환자가 느끼는 통증도 줄고, 회복 기간도 빠르다. 인대 조직의 손상을 현저하게 줄이고, 무엇보다 정확한 맞춤형 뼈 절삭으로 재수술 위험도 낮춘다. 로봇 수술은 입원 기간과 마약성 진통제 처방을 각각 25%, 57% 감소시켰다는 보고도 있다.
마코 로봇은 섬세하고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의사의 숙련도가 관건이다. 일반적으로 로봇이 수술 계획부터 시행까지 전부를 전담하는 것과 달리,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가 환자에 맞춰 수술을 설계한 후, 로봇팔을 잡고 직접 수술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서울부민병원 정훈재 병원장은 "결국 로봇을 이용하더라도 의사의 역할이 수술의 예후를 결정하게 된다"며 "성공적인 수술을 위해서는 수술 경험이 많고, 환자 특성을 잘 알고 있는 정형외과 전문의가 집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민병원에서는 2012년 부터 3만6453건의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해왔다.
◇내과 협진 시스템으로 환자 안전 최우선한다
인공관절 수술은 내과 전문의의 역할도 중요하다. 만성질환자의 안전한 수술을 위해서는 환자의 상태를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예기치 못한 변수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서울부민병원에서는 내분비내과, 순환기내과, 심장내과, 신장내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전문의들이 다학제 협진을 통해 로봇 인공관절 수술 전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보통 세부 내과 전문의가 드문 관절척추병원과 달리, 부민병원은 3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종합병원으로서 각 센터를 운영한 경험과 규모가 있어 협진 시스템 구현이 가능했다.
예컨대 당뇨병 환자는 내분비내과 전문의가, 고혈압은 순환기내과 전문의가 수술 전부터 재활까지 모든 과정에서 협진한다. 환자 상태에 따라 신장내과나 호흡기내과 전문의도 협진에 참여한다. 수술 전 긴장감이나 환경 변화로 인해 혈당 조절이 어려운 경우 이를 꼼꼼히 모니터링해 조절하거나,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고혈압 환자의 약물 용량을 조절하는 등 방식이다. 투석 치료를 받는 환자는 뼈 상태가 안 좋은 경우가 많은데, 철분제 복용을 통해 수술이 가능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원내 인공신장센터와 연계해 투석을 진행하고, 투석을 할 때마다 희석되는 약의 농도도 조절한다.
부정맥·협심증 환자는 마취가 위험할 수도 있다. 위험하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정훈재 병원장은 "위험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마취 방법의 차이, 종류의 차이, 수액의 정도, 재활의 시점, 기본 영양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된다"며 "첫째도, 둘째도,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안전이라고 생각하며 수술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계적인 내과 협진 시스템 구축… 환자별 맞춤치료 최선"
정훈재 서울부민병원장 인터뷰
서울부민병원 정훈재 병원장은 인터뷰 동안 계속 환자의 안전을 강조했다. 만성질환자의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할 때는 병원 입장에서 신경 써야 할 것이 많다. 환자의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수술 전, 수술 중, 수술 후 재활 과정 등에서 차이를 둬야 하기 때문이다. 정 병원장은 “병원의 입장보다 환자의 입장을 우선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서울부민병원은 마코 로봇 도입에만 집중하지 않고, 체계적인 내과 협진 시스템 구축을 통해 환자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가했다. 정훈재 병원장은 “마코 로봇은 결국 도구일 뿐”이라며 “마코 로봇은 정확한 절삭을 통해 수술 위험성을 낮춘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이를 잘 운용하기 위해서는 병원의 시스템과 노하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병원장은 이어 “우리 병원이 갖춘 첨단 로봇 장비, 숙련된 의료진의 노하우, 체계적 협진 시스템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부민병원은 정형외과 전문의 약 20명과 내과 전문의 9명이 포진하고 있다.
한편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이용해 수술한다고 해도 모든 환자를 공장에서 찍어내듯 똑같이 수술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정훈재 병원장은 “환자 개인별 맞춤 진료를 통해 환자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확인한 후 수술해야만 오랫동안 안전하게 인공관절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