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로봇 절묘한 협업으로 '오차 0' 도전… 인공관절 수술 새 경지

입력 2020.09.16 04:01

무릎 인공관절 로봇 수술

3차원 분석… 절삭 범위·정렬 정확히 계산
숙련된 의료진이 조직 확인하며 균형 맞춰
수술 후 빠른 회복, 무릎 운동 범위는 확대

힘찬병원, 마코 로봇 도입해 만족도 향상
최단 기간 수술 100례… 수혈 비율 20% 감소

고령화 시대에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필연적으로 증가한다. 무릎 연골은 쓰면 쓸수록 닳고 재생은 되지 않기 때문에, 연골이 모두 닳으면 결국 관절을 교체하는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매년 7만건 이상 이뤄지고 있고, 수술 건수는 증가 추세다. 모든 수술이 그렇지만, 계속 움직이고 사용해야 하는 무릎은 수술이 정확해야 한다. 인공관절 수술은 고령에 하기 때문에 재수술도 쉽지 않다. 최근 인공관절 수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로봇'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었다.

◇인공관절 수술 정확도 높여

인공관절 수술 로봇은 2000년대 초반 국내 도입된 후 환자 사례가 쌓이고 장비가 업그레이드 되면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공관절 수술 로봇이 '마코 스마트로보틱스(Mako SmartRobotics)'다. 세계 최대 정형외과용 로봇수술 기기 회사인 스트라이커에서 2006년 개발했으며,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지금까지 미국·유럽 등 26국에 900대가량 판매됐고, 인공관절 수술도 30만건 이상 이뤄졌다. 국내에서는 2018년부터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같은 대학병원과 힘찬병원 등 관절전문병원에서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인공관절 수술의 성패는 정확도에 달렸다"며 "인공관절 수술은 정확도가 90%가 넘는 수술이지만, 환자 만족도를 더 높이기 위해 로봇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인공관절 로봇 수술은 뼈를 정밀하게 깎고, 하지 정렬 축을 정확히 계산해 인공관절 삽입 위치와 각도를 정확하게 맞출 수 있다. 사진은 인공관절 수술 로봇 '마코'를 이용해 수술하는 모습. /힘찬병원 제공
인공관절 로봇 수술은 뼈를 정밀하게 깎고, 하지 정렬 축을 정확히 계산해 인공관절 삽입 위치와 각도를 정확하게 맞출 수 있다. 사진은 인공관절 수술 로봇 '마코'를 이용해 수술하는 모습. /힘찬병원 제공
◇수술 전-중-후 컴퓨터 데이터 활용

로봇을 이용하면 수술 전, 수술 중, 수술 후 반복해서 수술이 정확하게 이뤄지는 지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수술 전 CT 촬영을 통한 3차원 환자 영상자료를 분석, 인공관절 삽입 시 필요한 관절의 최소 절삭 범위를 설정한다. 수술장에 들어가서는 의사가 환자 무릎을 절개한 후 직접 뼈의 상태를 재확인하는 작업을 거친다. CT 영상을 토대로 수치화한 데이터를 의료진이 직접 확인하는 작업을 거치는 것이다. 이수찬 대표원장은 "막상 무릎을 절개하면 뼈의 표면이 불규칙한데, 90개 정도 점을 찍어 프로그램에 입력된 데이터를 수정·보완한다"고 말했다.

이 입력 값을 바탕으로 로봇에서는 무릎 관절 절삭 범위, 인공관절의 크기와 삽입 위치, 각도를 정확한 값으로 제공한다. 그리고 로봇이 제공한 가이드에 따라 수술 의사는 로봇 팔을 잡고 있으면 뼈가 절삭된다. 인공관절 삽입 때에도 고관절에서 발목에 이르는 하지 정렬을 맞춰서 계산해줄 뿐만 아니라, 무릎을 구부리고 펼 때 달라지는 관절 간격도 수치화해 의사가 확인할 수 있다.

부평힘찬병원 서동현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인대나 힘줄 등 연부조직을 확인하며 다리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의료진의 역할이기 때문에 의사의 판단과 숙련도가 중요하다"며 "로봇의 정확한 계산값을 토대로 풍부한 임상경험을 가진 의사가 수술을 집도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술이 끝나면 로봇이 계획한 대로 인공관절을 잘 삽입했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거친다.

◇수혈 비율 줄고, 회복기간 단축시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큰 수술이라 수혈을 해야 할 때가 많다. 그러나 수혈은 감염병 등 다양한 합병증 위험이 있어 꼭 필요할 때를 빼면, 가급적 안 하는 것이 좋다. 로봇을 이용하면 하지 정렬 축을 맞출 때 필요한 별도의 기구 삽입 과정이 생략돼 출혈을 줄일 수 있다. 이수찬 대표원장은 "우리 병원 데이터를 보면 일반적인 인공관절 수술을 할 때 100명의 환자 중 62명은 수혈을 했지만, 로봇을 이용했더니 수혈을 하는 환자 비율이 2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또한 무릎 관절 주변의 근육·인대 같은 연부조직 손상을 최소화 해 환자가 느끼는 통증을 줄이고, 회복 기간도 줄일 수 있다. '골관절 저널'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로봇 수술 환자는 일반 수술 환자보다 무릎 운동 범위와 회복 시간이 더 빨랐다. 일반 인공관절 수술 환자의 수술 후 무릎 최대 굴곡 각도가 93.3도인 반면 로봇 수술 환자는 104.1도로, 로봇 수술 환자의 무릎 운동 범위가 약 11도 더 컸다. 또한, 환자 회복 시간도 일반 수술 환자는 31시간인 반면 로봇 수술은 20시간으로 11시간 더 빠른 회복을 보였다.

한국스트라이커 심현우 대표이사는 "마코 로봇은 의료진과 로봇의 협업을 통해 수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수술 후 회복이 빠르고 통증이 적어 환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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