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없고, 무증상 많은 C형 간염… 피어싱·문신 주의를"

입력 2020.08.31 06:00 | 수정 2020.08.31 17:52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C형간염 명의' 고대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김지훈 교수

 

C형간염은 국내 암 사망률 2위인 '간암'의 주요 원인 질환이다. C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70~80%는 만성간염으로 진행하는데, 이중 약 3~40%는 오랜 기간을 거쳐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발전한다. 증상이 있는 환자는 6%에 불과해 감염 여부도 모른 채 심각한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C형간염은 예방 백신은 없지만, 치료약이 개발돼 완치가 가능하다. 개인의 완치뿐 아니라 지역 사회로의 전파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C형간염에 대해 대한간학회 학술이사인 고대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김지훈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고대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김지훈 교수 사진
고대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김지훈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C형간염은 다른 간염보다 생소한데요, 어떤 질환인가요?
A.
C형간염은 'C형간염 바이러스(Hepatitis C virus, HCV)'에 감염되며 생기는 염증성 질환을 말합니다. 이 바이러스가 간세포에 침범하면 간에 염증을 일으켜 점차 간을 망가트립니다. 감염 초기에는 독감과 비슷한 증상, 피로, 오심, 구토, 복부 통증 등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증상을 느끼는 사람은 6%에 불과합니다. 대부분 무증상이기 때문에 스스로 감염을 의심하고 병원에 방문해 진단으로 이어지는 게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Q. C형간염은 얼마나 심각한 질환인가요?
A.
C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50~80%는 만성간염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성화되지 않는 A형간염이나, 성인이 만성화되는 경우가 적은 B형간염과 달리 만성화되는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처음 감염된 후 6개월 정도의 급성기가 지나면 저절로 회복되거나, 만성화되거나 둘 중 하나인데요. 만성간염의 30~40%는 간경변이나 간암이 됩니다. 이 정도로 악화되기 까지는 20~30년 정도의 긴 시간이 걸리는데요. 간암은 5년 생존율이 20~3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진행 속도가 느리다고 해도 예후가 나쁜 질환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고대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김지훈 교수 사진
C형간염에 걸리면 간이 천천히 망가지고,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발전하기도 한다./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국내 C형간염 환자 수는 얼마나 되나요?
A.
정확한 통계가 없다는 게 C형간염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입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내 환자는 약 30만 명 정도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다만, 실제 바이러스를 몸속에 지니고 전염력을 가진 사람은 이보다 더 많을 수 있습니다. 이들은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지역 사회에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주체가 될 수 있어 문제입니다. 대부분 환자에게서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아주 천천히 간을 망가트린다는 C형간염의 특징 때문에 감염 사실을 인지하기 어려운 거죠. 따라서 숨어있는 환자를 찾아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Q. C형간염은 어떤 경로를 통해 전염되나요?
A.
C형간염은 혈액 또는 체액을 매개로 전파됩니다. 수혈을 받거나, 피어싱·문신 시술 등 과정에서 제대로 소독되지 않은 기구를 사용하면 전염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수혈에 대한 C형간염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혈하면서 옮겨지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의료 시설이 아닌 곳에서 시술을 받은 경험이 있다면 검사를 받아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드물게 성 접촉을 통해서 감염되기도 합니다. 여러 명의 파트너와 관계를 가질 경우 검사해보실 것을 권합니다. 일상생활에서는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등 상처로 오염될 수 있는 도구는 C형간염 환자와 함께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Q. 감염병이라면 국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A.
2017년까지는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2017년부터는 법정 3급 감염병으로 지정돼 전수감시가 시작됐습니다. 지금은 국가 차원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현재는 A·B·C형 간염이 서로 다른 부서에서 각각 관리되고 있습니다. 세 간염 모두 간에 발생하는 질환이고, B·C형의 경우 결국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질병의 흐름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들 질환을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더욱 체계적인 조치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고대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김지훈 교수 사진
C형간염 바이러스는 RNA형으로, 변이가 심해 백신 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다./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C형간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없나요?
A.
C형간염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RNA 계열 바이러스'입니다. RNA 바이러스는 유전적 변이가 심해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백신 개발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백신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이 있었음에도, 아직은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좋은 치료약은 있습니다. 과거에는 20년 동안 주사제로 치료를 해왔는데요. 치료 기간이 긴 데다, 부작용도 심해 환자들이 대부분 치료를 견디지 못했습니다. 2015년 이후부터는 2~3개월만 경구 복용해도 완치가 가능한 약제가 나왔습니다. 조기에 발견만 한다면, 어렵지 않게 완치할 수 있습니다.


Q. C형간염은 어떻게 진단하나요?
A.
진단은 굉장히 간단합니다. 혈액 검사를 통해 C형간염 바이러스의 항체 유무를 확인하면 됩니다. 항체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면, C형간염 바이러스가 몸에 존재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RNA 검사를 합니다. 이 검사에서도 양성이 나왔다면 현재 C형간염 환자가 되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진행하는 종합검진에는 B·C형 간염 검사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C형간염 검진은 B형간염과 달리 국가검진에 포함돼있지 않습니다. 필수 검진이 아니라서 본인이 원해서 검사하지 않으면 확인할 수 없습니다.


Q. 1964년생을 대상으로 무료 검진사업이 진행된다던데…
A.
아직 국가검진에 C형간염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국가검진으로 가기 위한 방편으로 일시적으로 무료 검진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와 보건복지부가 주축이 되어 C형간염 유병률이 높다고 알려진 1964년을 대상으로 무료 검진을 제공하는 건데요. 국가검진 시 추가로 C형간염 검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따라서 아직 국가검진을 받지 않은 1964년생 분들은 꼭 국가검진을 받아서 C형간염도 함께 검사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더 많은 분이 C형간염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 정책도 이어지길 바랍니다.

고대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김지훈 교수 사진
고대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김지훈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C형간염 예방을 위해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C형간염의 주요 감염 경로는 '혈액'입니다. 따라서 오염된 혈액에 노출될 수 있는 비면허 의료시술을 피하시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다른 분들도 40세 이상이라면 적어도 1회 이상 C형간염 검사를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최근에는 일반검진에 많이 포함돼 있으니 C형간염에 대한 항목을 관심 있게 봐주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C형간염 검사 비용은 크게 부담되지 않는 정도입니다.

C형간염은 말씀드린 대로 완치제가 있습니다. 완치할 수 있는 만성질환은 흔하지 않습니다. 간경변, 간암이 됐을 때 발생할 의료·사회비용을 생각한다면 미리 찾아내 치료하는 게 비용적으로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99%의 환자를 다 치료할 수 있다면 C형간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병이 될 것입니다. 공공보건을 위해 국가가 진단 노력을 함께하길 바랍니다.

고대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김지훈 교수 사진
고대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김지훈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김지훈 교수는
고려대 의대를 졸업하고 현재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간센터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간암, 간경화, 만성 간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료한다. 현재 대한간학회 학술이사이며, 대한간암학회 학술이사, 대한간학회 재무이사, 대한소화기학회 편집위원, 대한간학회-국림안센터 간암 치료 가이드라인 제정 위원 등을 역임하며 왕성한 학회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 활동으로는 질병관리본부 B형 간염 전문분과 위원, 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 및 진료심사평가 위원, 의료분쟁조정원 비상임 심의 위원, 남부지방경찰청 형집행정지 심의 위원,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기획자문단 자문위원을 맡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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