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박의현의 발 이야기] (33)
그러나 지난 2018년 영국 BBC에 보도된 사라 진 로이어 박사의 연구를 통해, 폐플라스틱에서 지구온난화 현상에 영향을 주는 메탄과 에틸렌이 방출된다는 사실이 추가적으로 확인되면서 플라스틱의 처치는 인류 미래에 큰 과제로 꼽혀왔다. 문제의 해답은 최근 '친환경 신소재'로 알려진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이다.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은 옥수수에서 포도당, 젖산(lactic acid), 락티드(lactide) 등으로 변환과정을 거쳐 생산되는 생분해성 고분자 물질인 'PLA (polylactic acid)'가 대표적이다. 이전 플라스틱 제품과 달리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은 폐기 시 물과 이산화탄소로 완전 분해돼 인체와 환경에 무해하다. 때문에 페트병, 비닐 봉투 및 장갑, 화장품 병, 식품용기 등 각종 1회 용기가 이것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으며 정부와 국내 주요 대기업들 역시 이 친환경 신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친환경 신소재와 의학이 만나면서 환자 치료 부담 개선에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는데 가장 빠른 성과를 보이는 것이 무지외반증이다. 기존 수술은 1·2차로 나뉜다. 1차는 복합교정술을 통해 돌출된 뼈를 일자로 바르게 교정한 뒤 외과용 나사, 핀을 이용해 고정하는 것이고, 2차는 일정 기간 후 이를 제거하는 것이다. 2차 수술은 1차와 달리 고정물만 제거하는 것이므로 부담이 크지 않다. 그러나 지하철,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 환승을 하는 것보다 하지 않는 것이 편한 것처럼 환자는 되도록 한 번에 치료를 마치길 원한다.
나사가 자연 흡수되는 생분해성 고분자 의료용 스크류를 활용한 바이오멜트(Bio-melt) 교정술의 도입으로 2차 수술 부담은 점진적으로 개선 중이며 곧 대다수 환자가 2차 수술 부담에서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까지는 적응증에 제한이 있다.
하지만 적응증에 해당되는 환자라면 스크류가 자연분해 되기 때문에 2차수술 부담이 없다. 특히 비결정구조 덕분에 골융해 정도 예측, 강도, 고정력이 뛰어나다. 또한 바이오멜트 교정술은 환자마다 다른 뼈 두께·길이 등 형태의 차이를 고려해 자유자재로 성형재단 후 삽입할 수 있어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정술 시행이 가능하며 수술 후 이물감이나 통증을 겪을 가능성도 크게 줄어 치료부담 뿐 아니라 예후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숱하게 반복되며 회자되는 단어가 바로 컨버전스(Convergence)다. 흔히 융합이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어원을 살펴보면 사필귀정(事必歸正)에 가깝다. 의학과 친환경소재의 만남 그리고 바이오멜트 교정술 같은 성과 역시 둘이 만나 어떤 문제를 해결했다고 봐선 안된다. 이제야 우리는 자연과의 공존을 위한, 그리고 추구하고 나아가야할 올바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받아들여야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