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감소도 병이다? 당뇨병·심장질환 위험 높이고 건강수명 '위협'

입력 2020.08.19 06:07

근육의 건강학

근육 급격히 줄면 근감소증… 노인 5명 중 1명 앓아
관절염 위험 높아지고, 기초대사량 줄어 내장지방
근감소증 막으려면 운동과 함께 양질의 단백질 섭취
챙겨 먹기 힘들면 식품 도움… 액상 형태, 흡수 빨라

근육 감소도 병이다? 당뇨병·심장질환 위험 높이고 건강수명 '위협'
클립아트코리아
'노년 삶의 질은 근육이 결정 짓는다'는 말이 화두가 될 정도로 '근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7년 근육 감소로 인한 '근감소증'을 정식 질병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근육의 중요성이 이처럼 각광받는 이유가 뭘까?

◇80대 근육량, 30대 때의 절반 불과

근육은 체중의 45~55%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 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체내 에너지원을 만들고 태우는 일종의 '에너지 공장' 역할을 하고, 세포 활동도 돕는다. 하지만 근육량은 보통 40대 이후 점차 감소해 50~70대까지 10년에 8%씩, 그 후로 10년에 15%씩 감소한다. 결국 80대에 이르면 30대 때 근육량의 절반만 남는다.

이런 근육 감소가 병적으로 급격히 진행되면 '근감소증'이 된다. 근감소증은 노화로 인한 근육량 감소와 근육 기능 저하가 동반된 상태를 말한다. 우리나라 노인 5명 중 1명이 근감소증을 앓는 것으로 추정한다. 실제 경희대병원 연구팀이 국내 70~84세 노인 21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성은 21.3%, 여성은 13.8%가 근감소증이었다.

◇당뇨 위험 높이고 사망률에도 영향


근감소증이 발생하면 관절염 위험이 높아진다. 관절 주변 근육이 약해지면서 뼈의 움직임이 불안정해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넘어질 위험이 커지고 작은 타박상에도 뼈가 쉽게 부러질 수 있다. 혈당 조절에도 문제가 생긴다. 근육은 혈당을 흡수했다가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데, 근감소증이 생기면 이 기능이 떨어진다. 기초대사량도 감소해 복부에 내장지방이 끼고, 이상지질혈증과 고혈압 발생 위험이 커진다. 심장병이 생길 확률도 높다. 경희대병원 연구에 따르면 근감소증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장병 위험이 76%나 높았다.

근감소증이 있는 사람은 병원에 입원하거나 사망할 확률도 높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연구팀이 국내 65세 이상 1348명을 조사한 결과, 근감소증이 있는 남성은 정상인에 비해 사망하거나 요양병원에 입원할 확률이 5.2배(여성 2.2배)로 높았다.

근감소증이 있으면 암과 같은 중증 질환을 이겨내는 힘도 떨어진다. 최근 국제학술지 '메디신(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근감소증이 없는 직장암 환자의 생존율은 92.5%인 반면, 근감소증이 있는 직장암 환자의 생존율은 38%에 불과했다.

◇매일 적정량의 단백질 보충이 중요

근감소증을 예방하려면 꾸준한 운동과 양질의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양질의 단백질을 충분히 보충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근육 대부분이 단백질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실제 2008년 70대 노인 206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서 단백질 섭취가 많은 군이 적은 군보다 근육 손실량이 약 40%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층은 젊은 사람보다 단백질을 더 많이 섭취해야 한다. 몸무게 1㎏당 1~1.2g의 단백질 섭취가 적당하다. 더불어 의식적으로 매일 꾸준히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동물성과 식물성 단백질을 고루 섭취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더불어 단백질을 구성하는 또 다른 성분인 필수아미노산 류신, 발린, 이소류신도 함께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이들을 한데 묶어 'BCAA'라고 한다. BCAA를 보충하면 근육 손상이 빠르게 회복되고, 혈중 젖산이 억제돼 근육 피로를 예방할 수 있다. 이 중에도 류신은 단백질 분해를 억제하고 합성을 증가시켜 근육량 유지와 증가를 돕는다. 필수아미노산은 체내에서 생성이 어려워 반드시 식품으로 보충해야 한다. 한편 단백질과 함께 칼슘·비타민D를 함께 섭취하면 근육 강화 효과가 배가 된다. 매일 이들 영양성분을 각각의 권장량에 맞춰 섭취하기 어려우면 '음료 형태'의 단백질 제품으로 보충하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소화 기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노년층은 체내 흡수가 빠른 액상 형태의 제품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