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치매 걸릴까…" 파킨슨병 치매 발병 미리 예측한다?

입력 2020.07.23 15:30

연세대 의대 정석종·이필휴 교수 사진
파킨슨병 치매 발병 위험도를 미리 알 수 있는 예측모델이 개발됐다./사진=연세의료원 제공

파킨슨병에서 흔히 동반되는 치매를 예측할 수 있는 ‘치매 발병 위험도 예측모델’이 개발됐다. 그동안 파킨슨병 치매를 예측할 수 있는 도구가 없던 상황에서, 이번 예측모델이 치매 발병 위험을 측정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파킨슨병은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으로, 중뇌에 있는 흑질이라는 뇌의 특정 부위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서서히 소실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는 2015년 9만660명, 2017년 10만716명, 2019년 11만147명으로 꾸준한 증가 추세다.

파킨슨병은 흔히 치매를 동반하는데, 파킨슨병을 10년 이상 앓은 환자의 45%, 20년 이상 앓은 환자의 80% 정도에서 치매가 발병한다고 보고됐다. 이처럼 파킨슨병 환자는 치매 진행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초기에 발병 위험이 높은 환자를 선별해 적극적으로 인지기능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세계 각국에서 파킨슨병 치매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위험인자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지만, 효과적인 예측 인자는 발견하지 못했다. 유럽에서 파킨슨병 치매 예측 인자로 '후두피질 연관 인지 영역'을 제시했지만, 제한적인 연구법으로 인해 일반화하기에 부족함이 있었다. 동서양 간 유전적 배경의 차이로 국내 파킨슨병 환자에게 적용하기도 어려웠다.

연세대 의대 신경과 이필휴·정석종 교수 연구팀은 초기 파킨슨병 환자 350명을 평균 5.6년 동안 추적 관찰하며, 파킨슨병 진단 시 시행한 신경인지검사의 인지기능 저하 패턴이 추후 치매를 예측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연구팀은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 패턴을 확인하기 위해 수학적 모델을 통해 신경인지검사 데이터를 영역별 점수로 단순화했다. 각 인지 영역은 ▲시각 기억/시공간 능력, ▲언어 기억, ▲전두엽/실행능력, ▲집중/작업기억/언어능력 4가지 능력으로 구분했다.

연구 결과, 추적 기간 동안 350명의 환자 중 78명(22.3%)의 환자에서 치매가 발생했고, 4개의 영역 중 전두엽/실행능력의 점수가 치매 발생 위험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했다. 영역별로는 앞서 분류한 4가지 각 영역의 점수가 1점씩 높아질 때 치매 위험도는 각각 47.2%, 19.3%, 57.2%, 7.7%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연구팀은 파킨슨병 환자 데이터를 활용해 5년 이내 치매가 발생할 위험을 계산할 수 있는 수식적 도구인 '노모그램'을 개발했다. 해당 노모그램은 각 영역별 수치를 점수화해 한국형 파킨슨병 환자들의 향후 치매 발생 위험도를 손쉽게 예측할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이다.

실제 연구팀은 파킨슨병 환자 두 명에게 치매 위험 예측모델을 적용해봤다. 5년 내 치매 발생 위험도가 1.2%로 낮았던 69.5세 남성 환자는 5.95년간의 추적 기간 중 치매가 발생하지 않았고, 5년 내 치매 발생 위험이 81%로 높았던 73.2세 남성 환자는 2.7년의 추적 기간 중 치매가 발생했다.

이필휴 교수는 "지금까지 파킨슨병 치매를 예측할 수 있는 도구가 없는 상황에서 치매 조절 약제를 개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예측모델이 추후 파킨슨병 치매 조절제 조기 발굴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IF 8.77)'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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