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 시스템으로 오염 차단… '무균 수술실'서 '감염 제로' 관절 수술

입력 2020.07.15 04:00

[베스트 클리닉] 강북연세병원

인공관절 수술, 감염 관리 특히 중요해 1년 이상 준비 끝에 '3주기 의료기관 인증'
3중 무균 양압 시스템 등 대학병원급 시설 위험성 줄이기 위해 물품 동선까지 다 바꿔
의료진 위생 철저… 화재·응급 대응 훈련도

△강북연세병원 수술 의사는 머리까지 덮는 멸균 소독된 ‘우주복’ 형태의 수술복을 입고(위 사진), 공기 압력을 높여 바깥 공기가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무균 양압 수술실’(아래 사진)에서 수술을 한다.
△강북연세병원 수술 의사는 머리까지 덮는 멸균 소독된 ‘우주복’ 형태의 수술복을 입고(위 사진), 공기 압력을 높여 바깥 공기가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무균 양압 수술실’(아래 사진)에서 수술을 한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이 아니라도, 병원에서의 감염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특히 수술 중 감염은 수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수술 중에서도 인공관절 수술은 감염이 발생하면 치명적이다. 감염이 발생하면 삽입한 인공관절(금속 고정물)을 다시 빼내야 한다. 그리고 감염을 치료한 후 재수술을 해야 한다. 인공관절 수술은 대부분 고령의 환자가 하기 때문에, 환자가 이 과정을 버텨내기란 체력적으로 쉽지 않다.

감염 관리의 중요성은 '말로만' 강조해서는 안된다. 병원 내 감염 관리 '시스템'을 마련해 공식적인 인증을 받아야 신뢰할 수 있다. 강북연세병원은 중소병원이지만, 지난 3월 3주기 의료기관 인증을 받았다. 3주기 의료기관 인증은 감염 관리 기준이 특히 까다롭다. 관절척추 병원 중 3주기 의료기관 인증을 받은 곳은 서울에서 3곳 밖에 없다.

강북연세병원 김용찬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관절척추 수술에 감염 관리가 중요해 이에 대한 시스템을 만들고자 1년 이상 준비를 해서 3주기 의료기관 인증을 획득했다"고 말했다. 강북연세병원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바이오센서를 이용한 개인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을 도입한 바 있다.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 무지외반증 최소 절개 수술 등 새로운 의료 기술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대형병원에만 있는 무균 양압 수술실 갖춰

강북연세병원의 수술실 5곳은 모두 '무균 양압 시스템'을 갖췄다. 수술실 내 공기 압력을 높여 수술실 밖에서 안으로 오염된 공기가 못 들어오게 제어한다. 수술실 안의 공기는 고성능 헤파필터를 거쳐 무균 상태로 걸러지며, 여기에 균일기류발생기를 이용해 공기의 흐름이 위에서 아래로 한 방향으로만 흐르게 했다. 강북연세병원 박영식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혹시라도 오염된 공기와 교류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3중 조치"라며 "무균 양압 시설은 국내 대형병원을 제외하고는 중소 병원급에는 없다"고 말했다. 수술복도 '우주복' 형태로 머리까지 완전히 덮은 멸균 소독 상태의 수술복을 입는다. 감염 가능성이 있는 모든 것들을 차단하려는 노력이다.

또한 수술장에서 나온 오염 물품과 소독 물품의 동선이 겹치지 않게 공간을 만들었다. 오염된 기구를 반납하는 세척실과, 멸균·소독이 끝난 물품이 나가는 불출실이 구분돼 있으며, 교차감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동선을 분리했다. 강북연세병원은 무균 양압 수술실 설치, 공간 재배치 등 감염 관리를 위한 공사를 위해 지난해 6월 2주간 병원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전 직원이 환자 이름 확인

의료사고 예방의 첫번째는 환자 신원을 확인하는 것이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 따르면 환자 신원을 확인하지 않아 발생한 환자 안전사고는 최근 3년여 간(2016~2019년) 939건에 달한다. 강북연세병원에서도 과거 환자 이름을 잘못 알아 발생할 뻔한 사고들이 있다. 한 번은 입원 환자에게 먹는 약을 지급하는데, 마침 이름이 비슷한 두 환자가 나란히 있었다. 약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환자 확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첫번째 환자에게 두번째 환자의 약을 잘못 지급했다. 다행히 두번째 환자에게 약 지급을 할 때 약이 바뀐 것을 발견하고 바로 잡은 적이 있다. 박영식 병원장은 "환자 확인은 수술이 많은 관절척추 병원에서는 기본"이라며 "좌우 수술 부위가 바뀌거나 수혈에 오류가 생기면 환자에게 치명적이다"고 말했다.

3주기 의료기관 인증 획득을 위해서는 병원 내 전직원이 환자 확인을 중복으로 해야 한다. 의약품 투여 전, 진료 전, 처치·시술·수술 전, 검사 전 의료진이 환자를 만날 때마다 중복해서 환자 이름 등을 확인한다. 환자 확인을 위한 질문은 "환자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생년 월일이 어떻게 되십니까"와 같이 개방형으로 물어야 한다. 강북연세병원 QI실 이윤정 차장은 "인증 준비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직원들의 환자 확인 수행률이 53%였지만, 인증 준비 막바지에는 93%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손위생도 중요하다. 환자 접촉 전후 등 무언가를 만지기만 하면 손 소독을 할 수 있도록 병원 곳곳에 알코올 소독제가 비치돼 있다. 매월 감염관리실에서 손위생 수행률을 조사하고 있는데, 지금은 직원의 94%가 손위생을 지키고 있다.

◇화재 대응 위한 훈련 연 2회 시행

화재를 대비해 모든 직원이 연 2회 훈련을 한다.
화재를 대비해 모든 직원이 연 2회 훈련을 한다.
2018년 밀양요양병원 화재 참사로 의료진 3명이 사망하는 인명 사고가 발생한 이후, 3주기 인증부터는 병원 화재 사고에 따른 환자 안전 기준이 강화됐다. 강북연세병원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각자 역할에 따른 비상 대응 절차가 숙지돼 있다. 화재가 났을 때 119와 병원 내 화재를 알리는 통보연락반, 화재를 진압하는 소화반, 피난유도반, 응급구조반으로 전 직원이 역할을 분담하고, 자신의 역할에 맞춰 연 2회 훈련을 한다. 이런 훈련을 바탕으로 실제 화재가 났을 때 환자 이동 등에 대한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게 된다.

또한 병원 내 심정지 환자 발생을 대비해 전직원이 심폐소생술 훈련을 하고 있으며, 제세동기 위치와 사용법을 숙지하고 있다. 실제 응급상황을 연출하며 시뮬레이션 훈련도 병행하고 있다.

: 의료기관 인증

보건복지부 산하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해당 의료기관의 '의료서비스 질'과 '환자 안전' 수준이 신뢰할만한지 인증을 해주는 제도. 인증 기준 충족 여부를 조사해 일정 수준을 달성하면 4년간 유효한 인증 마크를 부여한다. 2010년 1주기를 시작으로 2018년 11월부터 3주기 인증 마크를 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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