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흘 전 울릉도·독도로 강풍 불고(주의보), 동해 먼바다로 풍랑 거세더니 그 잔해이려나. 이후로도 며칠, 시속 4~7㎞의 한가한 바람이 한반도 낮은 상공을 훑어가는 중이다. 초속으로 환산하면 1초에 1~2m. 부는 듯 마는 듯 연한 바람이 초여름의 무더위를 가라앉혀 주기라도 하나보다. 섭씨 30도를 훌쩍 웃돌던 낮 기온이 여러 날, 29~30도 사이를 횡보 중이다.
그러잖아도 동아시아 사람들에게 바람은 애증의 대상이다. 점사(占辭)와 사유를 함께 품은 동양의 고전 주역(周易)은 바람의 다양한 소임을, 64괘의 형식을 빌려 전한다. 그 속에서 바람은 세상의 아픔을 찬찬히 관조하다가도(풍지 관·觀), 어느새 표변해 고약한 전염병을 실어 나른다(산풍 고·蠱).
주말엔 어떤 바람 불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씻겨줄? 아님 퍼뜨릴? 토요일 (4일)과 일요일(5일)에도 초속 1~2m의 바람이 한반도 전역을 훑는다. 남쪽 혹은 남동쪽에서 불어오는 미풍이다. 낮 기온도 29~30도로 견딜만한 수준(수도권 기준). 비 뜸한 장마의 시절이다. 10년 전 '장마 대(對) 우기' 논쟁을 되살리고 싶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