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침투한 미세먼지, ‘산화 스트레스’로 우울증 가능성 높여

입력 2020.05.11 17:02

미세먼지와 정신건강

마스크를 쓴 아동과 보호자
미세먼지는 호흡기에 치명적이라고 알려졌지만,아동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클립아트코리아

11일, 중국발 황사가 유입되면서 서울·경기권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나쁨’까지 치솟았다.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서울 미세먼지 수치는 133~232㎍/m³. 은평구와 구로구, 성북구는 200 수준을 넘겨 가장 나쁜 수치를 보였다. 미세먼지는 호흡기에 치명적이라고 알려졌지만,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아동·청소년은 더 그렇다.

산화 스트레스 유발, 외부활동 자제시켜 정신건강 악영향

미세먼지는 WHO(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며, 호흡기질환을 일으킨다. 미세먼지가 신체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정신건강도 영향 받는다는 사실은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최근 이화여대 사회복지학 연구팀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 자료를 통해 미세먼지(PM10)와 아동의 정신건강을 살폈다. 대상 아동은 총 2031명이었고 우울 증상은 간이정신진단검사 일부를 사용했다. 검사 문항은 ‘불행하다고 생각하거나 슬퍼하고 우울해한다’ ‘모든 일에 관심과 흥미가 없다’ 등으로 구성됐다.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곳에 사는 아동일수록 우울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녹지비율이 높은 곳에 사는 아동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져도 악영향을 덜 받았다.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혜빈 교수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곳에 살면 아동 정신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여럿 있는 건 사실”이라며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원인은 복잡해 모든 원인을 미세먼지로 돌릴 순 없지만, 호흡기에서 걸러내지 못한 초미세먼지는 혈액에 침투하고 이 혈액이 뇌로 가면 산화 스트레스를 줘 정신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알려졌다”고 말했다.

고려제일정신과의원 김진세 원장은 “미세먼지가 뇌에 산화 스트레스나 염증반응을 미치는 것 외에 환경적 변화도 원인”이라며 “미세먼지가 심하면 외출 등 활동 제약이 생기는데 사회활동을 제대로 못 하는게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아동·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동일한 환경이더라도 신체 구조·발달이 미숙해 더 큰 피해를 받는다.

“미세먼지엔 삼겹살 아닌 채소 섭취가 답”

녹지비율이 높은 곳에 살 때 악영향을 덜 받는 이유에 대해, 김진세 원장은 “녹지지역이 조성된 곳은 미세먼지·초미세먼지 농도가 곧잘 낮아질 뿐 아니라, 자연 자체가 인간 정서에 좋은 영향을 준다”며 “인간의 무의식에 있는 원시적 평안함 때문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집 근처에 녹지지역이 적다면 집에서 식물을 키우는 것도 방법이다. 화분 하나라도 없는 것 보다는 있는 게 낫다는 게 김 원장 설명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환경이 걱정된다면 평소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채소·과일을 섭취하는 게 좋다. 김혜빈 교수는 “흔히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기름진 돼지고기로 씻어내라고 하는데, 뇌 속의 산화 스트레스를 막으려면 오히려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채소·과일을 챙겨먹길 권한다”고 말했다. 

또한, 부모들은 자녀를 위해 실내 흡연을 피한다. 김혜빈 교수는 “실내에서 흡연하면 미세먼지 수치가 급격히 올라간다”며 “아무리 공기가 좋고 녹지가 많은 곳에 살아도 자녀가 간접흡연 대상이 되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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