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때도 코로나19 때도 '2주 폐쇄'
은평성모병원, 분당제생병원, 의정부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수도권 중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중대형병원에는 중환자가 많다보니 코로나19 방역에 구멍이 뚫리면 적시(適時)에 치료가 필요한 중환자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병원 폐쇄’ 조치에 대해서는 좀 더 세밀한 진단과 시행이 필요하다.
현재 방역 당국(중앙 및 각 시도 지자체)은 병원 폐쇄 결정에 대해 병원의 구조적 특성과 감염관리 역량 등을 판단해 결정한다고 한다. 그러나 2015년 메르스 때 지침인 최소 ‘2주’ 병원 폐쇄 기간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대한의학회지에 은평성모병원 감염내과 연구팀이 코로나19로 인한 ‘병원 폐쇄’ 관련 의견을 담은 리포트가 실렸다. 은평성모병원은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대형병원 내 감염이 발생한 병원이다. 해당 리포트에 따르면 은평성모병원에서는 2월 21일 병원 이송요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17일 간 병원 폐쇄 조치가 이뤄졌다. 이는 메르스 발병 당시 확립된 지침인 ‘2주’를 적용한 것. 병원 폐쇄 기간 동안 외래는 폐쇄하고, 확진자와 접촉하지 않은 입원 환자는 퇴원시켰다. 은평성모병원 감염내과 최정현 교수는 “우리 병원 사태가 끝난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17일 간의 폐쇄 조치가 옳았다 그르다 평가할 수 없지만, 중대형병원에 와야만 하는 다른 중환자를 생각한다면 병원 폐쇄에 조금 더 세밀한 기준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은평성모병원 폐쇄 조치 이후 기존 환자는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없었고, 일부 환자는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거부당했다. 병원을 폐쇄하고 격리하는 것은 병원 내 코로나19의 확산과 지역사회 확산을 막는 데 유용한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중환자 치료 공백의 위험도 안고 있다.
해당 리포트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무생물 표면에서 최대 9 일 동안 생존해 감염될 수 있지만 0.1 % 차아염소산나트륨 또는 62~71 % 에탄올을 1 분만 노출시켜도 쉽게 사멸한다. 또한 시간 당 12 번의 환기를 시키면, 99.9 %의 공기 오염 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
현재 병원 폐쇄가 이뤄진 곳은 분당제생병원과 의정부성모병원이다. 분당제생병원은 3월 5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외래진료, 응급실 운영 등을 전면 중단하고 한달 넘게 문을 닫은 상태이다. 분당제생병원 관련 확진자는 약 50명이다. 의정부성모병원은 3월 30일 퇴원 환자가 첫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뒤, 관련 확진자가 40명을 넘어서면서 당초 4월 5일까지 예정됐던 폐쇄 기간을 ‘별도 해제 시’까지로 연장했다.
서울아산병원은 3월 31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추가로 같은 병실의 보호자가 두 번째로 확진받았다. 첫 확진자가 다녀간 소아응급실, 혈관조영실, 응급 자기공명영상(MRI)실은 폐쇄 조치가 해제됐지만 확진자들이 머문 136병동은 아직 폐쇄 중이다.
최정현 교수는 “방역당국의 역학 조사도 좀더 세밀하게 이뤄져야 하고, 이에 따른 폐쇄 조치도 시행돼야 한다”며 “은평성모병원의 경우 1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보고됐지만, 상당수는 종로구민회관 등 지역사회 감염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병원 자체적으로는 조사한 병원 내 코로나19 감염 사례는 최대 6건이라고 최 교수는 설명했다.
한편, 병원내 2차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서울백병원에서는 3월 8일 첫 확진자가 나와서 2주간 병원 폐쇄 조치를 했지만,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중증 입원 환자 보호를 위해 서울대병원 등 일부 대형병원에서는 입원 예정자를 대상으로 전원 코로나 19 검사를 받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