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주사’ 경쟁 벌이는 다국적 제약사들

입력 2020.03.27 09:15 | 수정 2020.03.27 10:01

[이게뭐약] 릴리·사노피·노보노디스크…

'GLP-1 유사체 주사제' 잇단 출시
'주사 한 방'으로 최대 일주일 혈당 조절

당뇨병 환자(제2형)들에겐 약 먹는 게 고역이다. 하루라도 약을 거르면 혈당이 조절되지 않아 매일 먹어야 한다. 최근 이러한 불편함을 개선한 'GLP-1 유사체 주사제'가 주목받고 있다. 주사 '한 방'으로 최대 일주일간 혈당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GLP-1 유사체 주사제는 2012년 국내 첫 출시됐고, 현재 3개 제품이 있다. 릴리, 사노피, 노보노디스크 등 다국적 제약사의 제품이다.

출시된 지는 좀 됐지만 주사제 특성상 환자 사용에 불편이 있어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한당뇨병학회로부터 제2형 당뇨병 2차 치료제로 우선 권고되면서 입지가 변했다. 2차 치료제는 당뇨병 환자가 쓰는 첫 약(주로 메트포르민 성분)이 혈당 조절 효과가 떨어지면 사용하는 약이다.

체중 감소·심혈관질환 예방도

'GLP-1 유사체'는 우리 몸에 있는 GLP-1(글루카곤양펩티드-1)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한다. GLP-1은 장(腸)에 존재하는 호르몬으로, 위장의 음식 배출 속도를 늦추고 인슐린 분비에 관여해 혈당을 조절한다.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조재형 교수는 "GLP-1 유사체는 경구제보다 공복 혈당을 잘 떨어뜨리며, 혈당강하제의 대표 부작용인 저혈당도 잘 안 생기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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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국내 출시돼 있는 GLP-1 유사체 주사제는 일주일에 1회 투약하는 릴리의 트루리시티(성분명: 둘라글루타이드), 하루에 1회 투여하는 사노피의 릭수미아(릭시세나타이드)와 노보노디스크의 빅토자(리라글루타이드)가 있다.

GLP-1 유사체 주사제는 당뇨병 환자 에게 흔한 심혈관질환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심혈관질환의 주요 원인인 비만을 개선하고, 심장 근육이 잘 뛰게 해 혈액순환을 좋게 만든다.

또 다른 장점은 편의성이다. 일주일에 1번만 맞아도 혈당 조절을 할 수 있다.

주사 바늘 안보이는 제형도

'바늘'에 대한 공포를 가진 환자들은 GLP-1 유사체 주사제 사용을 꺼려했다. 하지만 최근 개량된 주사제는 아프지 않을 정도로 바늘이 짧고 얇다. 아예 바늘이 안 보이는 것도 있다. 주사 방법도 뚜껑을 열고, 잠금 장치를 푼 다음, 딸깍 소리가 나게 버튼을 누르면 끝이다. 조재형 교수는 "투약법이 간단하고, 투약 횟수가 줄은 만큼 환자 부담도 줄어들었다"며 "부작용도 맞는 부위가 조금 가려운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르게 없어 복약 순응도가 높다"고 말했다.

조재형 교수는 "GLP-1 주사제는 여러 장점이 있지만, 처음부터 주사제에 부정적인 환자에게 권하기 힘든 현실"이라고 말했다. 당뇨병은 평생 동안 치료(관리)해야 하는 질병이다. 그만큼 알맞은 약제를 꾸준히 사용해 증상을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의사들은 말한다. 기존 치료제에 대한 '심리적 저항성'을 없애면 약을 매일 쓰는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한편, 인슐린 주사제와 GLP-1 유사체 주사제는 다르다. 인슐린은 제1형,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쓰지만, GLP-1 주사제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2차 치료제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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