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체험] 모의 로봇수술 해보니
◇정교하고 안전… 출혈·흉터도 적어
3일, 디지털미디어센터(DMC)에 위치한 인튜이티브서지컬코리아의 수술 혁신 센터를 찾았다. 수술 로봇의 대명사인 '다빈치(da Vinci)'를 알아보고, 직접 체험하기 위해서다. 다빈치 로봇수술은 현재 세계 기준으로 720만건 이상 시행됐다. 2019년 기준 매 26초마다 외과의 한 명이 다빈치 수술을 집도할 정도며, 국내에는 91대가 가동 중이다.
이렇게 로봇수술이 급격히 발달한 이유는 뭘까. 인튜이티브서지컬코리아 관계자는 "여러 장점이 있지만, 최소 침습·수술 안전성과 큰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로봇수술은 칼로 환부를 절개하는 개복수술이 아닌, 배꼽과 환부에 5~8㎜ 크기 구멍을 뚫어 진행하는 복강경수술을 기본으로 한다. 구멍 안으로 수술도구를 장착한 로봇 팔이 들어가 수술한다. 절개 부위가 작다 보니 출혈이나 흉터도 적다.
또 사람의 눈에 비해 10배까지 확대된 수술 시야를 제공한다. 때문에 초소형 수술 기구(가위, 메스, 집게 등)를 사용한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실제로 로봇 수술기를 통해 작은 고무 모형을 살펴보면 거대한 산처럼 보인다. 모형 대신 1000원짜리 지폐 뒷면을 카메라 위에 올려봤다. 눈으로는 보이지 않던, '계상정거도' 그림 속에 숨겨진 'BANK OF KOREA'라는 글자가 보였다. 3D 시스템이 구현돼 있어, 입체감도 생생하게 느껴진다.
로봇 팔에는 의사 손의 움직임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게 손목(관절)이 있으며, 손 떨림 보정 기능도 있다. 인튜이티브서지컬코리아 관계자는 "안전하면서 정교하다는 장점 때문에, 부위가 깊고 좁아 난도가 높은 전립선암·자궁암·갑상선암 등에서 로봇수술이 많이 쓰인다"고 말했다.
수술 혁신 센터는 로봇 수술을 하는 의료진이 작동 원리와 사용법을 익히고, 표준화·전문화된 교육을 받는 곳이다. 연습용 교육 프로그램은 온라인 교육-시스템 및 기구 조작법 교육-수술 비디오 시청·참관-기술 트레이닝의 4단계로 세분화 돼 있다.
기자는 이 중 시스템 및 기구 조작법 교육에 직접 참여했다. 체험한 모델은 2018년에 나온 '다빈치 에스피 로봇 수술기(da Vinci SP·Surgical System)'로, 최신형이다. 카메라에도 손목 기능이 있고, 하나의 로봇 팔에 기구를 3개까지 동시 장착 가능하며, 수술 부위에 360도로 접근할 수 있다. 다른 모델에 비해 보다 깊고 좁은 부위 접근이 용이한 게 특징이다.
아직도 많은 환자는 '로봇수술'이라고 하면 의사가 아닌 로봇이 집도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오산이다. 다빈치 로봇 수술기는 크게 3개 구역으로 구분한다.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며 모니터에서 상황을 전달하는 비젼카트, 수술기구와 카메라가 로봇 팔에 장착돼 의사의 조종에 따라 움직이는 환자카트, 집도의가 로봇 움직임을 직접 조종하는 집도의 콘솔이다. 집도의 콘솔에 앉아 기계를 잡고 손을 움직이면, 환자카트에 달린 로봇 팔이 손의 움직임을 그대로 구현한다. 로봇이 일종의 수술 도구인 셈이다.
▲정상 조직이 아닌 문제 부위만 정교하게 떼어낸 뒤 수술 부위를 봉합할 수 있고 ▲개복수술에 비해 출혈이 적고 회복 속도가 빨라 로봇수술은 의료계에서 계속해 많이 쓰이는 추세다. 인튜이티브서지컬코리아 관계자는 "정상 조직은 살리고, 환자 부담은 줄이는 게 최근 수술 트렌드"라며 "수술은 더 정교하고, 환자는 더 안전하게 치료받도록 교육·기술 혁신에 계속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