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과 장 건강
전에 없던 변종 '코로나19'가 빠르게 전파돼 피해가 크다. 한국은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코로나19 발생국이 됐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높다. 예방을 위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다. 2003년 유행했던 사스도 아직 백신이 없다.
현재 의료기관에선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요법을 쓰고 있다. 이 바이러스를 직접 없앨 항바이러스제가 없으니 발열·호흡곤란 같은 증상을 줄이는 약을 쓰면서 기운을 북돋는다. 인체 면역체계가 최대한 바이러스와 싸워 이기도록 돕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바이러스는 우리 주변에 흔하다. 감기나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들도 유행 중이다. 바이러스는 밝혀진 것만 1400여 종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백신이 있지만 몇몇은 사람에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킴에도 대책이 없다. 현대의학은 그 흔한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들에 대항할 치료제도 만들지 못했다.
바이러스를 모두 막아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앞으로도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은 계속해서 인류를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 독립된 생명체인 세균과 달리, 바이러스는 스스로 살지 못하고 인간이나 동물 등 다른 생명체를 숙주로 기생한다. 숙주에 침입한 바이러스는 동그란 단백질 껍데기를 벗고 속에 있던 유전자를 풀어, 숙주의 세포를 파괴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숙주는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건강한 사람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번 코로나19도 면역력이 강한 사람은 가볍게 앓고 회복될 수 있다. 그러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겐 치명타다. 치료제 없는 바이러스와의 전투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 메르스, 사스, 신종플루, 코로나19에서도 사망자의 대부분은 폐질환·당뇨병·신장질환 등 지병이 있거나 고령이었다.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선 노출된 바이러스의 양이 적더라도 감염이 쉽게 이뤄진다. 이들은 바이러스 복제량과 기침 같은 증상도 많아 전파력이 강하다.
결국 바이러스와의 싸움은 처음부터 끝까지 개인 면역력이 변수다.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외에도 몸의 자연치유 능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면역력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이 최대한 제 역할을 다하도록 방해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몸에 해로운 음주·과로·흡연·스트레스 등을 피하는 것이다. 과도한 설탕 섭취·영양 부족·비만·가공식품 등도 면역 기능을 방해한다.
또한 신체 리듬이 깨지지 않게 평소보다 규칙적으로 삼시 세끼를 먹고, 더 푹 오래 잔다. 햇빛을 쐬며 운동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걱정을 잊고 명상·스트레칭·음악감상 등으로 몸과 마음을 이완시킨다. 행복한 감정을 느끼려 노력해보자. 우울할 때는 면역력이 약화된다.
장 건강을 살필 필요도 있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 중 70% 이상이 장에 모여있기 때문이다. 사람 장에는 38조개 이상의 미생물이 있는데,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장내 유익균과 유해균의 비율이 달라진다. 유익균 대 유해균 비율을 8대2 정도로 유지해야 가장 좋은 체내 미생물의 생태계 즉, '마이크로바이옴'이 정상적으로 형성된다.
면역세포들은 수시로 체내 미생물을 검토해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체는 제거하고, 유익한 미생물로부터 이로운 영향을 받아 면역체계를 유지·강화한다. 면역력을 위해 장 내 유익균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나이가 들면 유해균이 증가해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우니 주의한다.
서울 용산구 약사회 이정아 약학위원장은 "사람 몸에 이로운 미생물을 '프로바이오틱스'라 하는데, 유해균 생장을 억제하고 유익균 생장을 촉진한다"며 "최근엔 프로바이오틱스 전문 건강기능식품이 인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9년 국내 건강기능식품의 원료별 구매 건수를 보면, 프로바이오틱스(16.7%) 선택 비중이 해마다 증가해 전통의 강자 홍삼(19.9%) 뒤를 맹추격 중이다.
어떻게 고를까. 프로바이오틱스는 빠르게 증식하는 미생물로, 일정 수 이상이 살아서 장에 도달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1000억 마리 균이 들었다고 표시한 제품도 실제 유통과정에서 안정성이 떨어지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수 있다. 위산이나 담즙산에 약한 프로바이오틱스의 생존력을 높이기 위해 단백질·다당류로 코팅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자신에게 맞는 균종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줄곧 먹어온 각 나라별 음식문화 차이에 따라 장 내 미생물의 생태계가 크게 다르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한 임상시험 결과가 있는 제품인지 확인한다. 비피더스균처럼 배양이 어려워 단가가 비싼 균은 조금 넣고 저렴한 균을 많이 넣어 전체 균수로 표기하는 제품도 있으니, 겉면의 함량 표기를 꼼꼼히 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