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 왔으면 무조건 스텐트? 환자 따라 다르죠”

입력 2020.03.02 07:25

‘명의톡톡’ 명의의 질환 이야기

조상호 교수
강동경희대병원 흉부외과 조상호 교수./ 사진=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심장혈관(관상동맥)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면서 심장근육에 산소와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게 관상동맥질환이다. 관상동맥질환은 크게 협심증과 심근경색이 있다. 차이는 무엇일까? 단순히 혈관이 좁아진 상태면 협심증, 혈관이 완전히 막히면 심근경색이다. 심근경색은 빠르고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며, 치료법도 환자에 따라 다르게 적용할 수 있다. 심근경색 명의로 알려진 강동경희대병원 흉부외과 조상호 교수에게 심근경색 치료에 대해 물었다.

Q. 심근경색이 빠른 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A. 심장근육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근육이 괴사합니다. 심해지면 심장마비로 인한 돌연사를 일으킬 수 있어 빠른 치료가 중요합니다. 실제로 심근경색 환자 7.7%는 병원에 도착하기 전 사망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도 6.5%가 사망한다고 알려졌습니다.

급성 심근경색환자가 응급실로 입원하면 증상 발현 후 2시간 이내에 막힌 혈관을 뚫어 혈류를 회복시키는 걸 목표로 잡습니다. 이를 ‘재관류’라고 합니다. 골든타임이 2시간인 셈입니다.

Q.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은 통증이 비슷하다고 하는데, 어떻게 구분하나요?

A. 두 질환 모두 가슴이 조이는 느낌, 칼로 베는 것 같은 통증, 답답함이 나타납니다. 사람에 따라 체한 것 같다고 느끼거나 피부에 고춧가루를 뿌린 것처럼 따갑다고 호소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협심증은 몸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통증이 사라집니다. 심근경색이면 5분 이상 통증이 계속됩니다. 가슴이 답답하다고 ‘조금 참아보자’ 할 게 아니라, 심근경색일 수 있으니 빨리 119 구급대나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Q. 응급실로 심근경색 의심 환자가 오면 먼저 어떤 과정을 거칩니까?

A. 1차로 심장혈관조영술을 합니다. 관상동맥협착이 진단됐고, 협착이 허혈성으로 판단되면 빨리 치료를 해야 하죠. 이때 치료법은 내과에서 시행하는 스텐트 삽입, 외과에서 시행하는 관상동맥우회술이 있습니다.

Q. 두 가지 치료 방법이 있는데, 각각 어떻게 다른가요?

A. 스텐트 삽입은 중재적시술치료라고 불립니다. 사타구니나 손목의 동맥으로 풍선이 달린 가는 관을 좁아진 혈관 부위에 넣습니다. 이후 풍선을 확장시켜 좁아진 부분을 넓히는 시술입니다. 수술에 비해 전신 마취가 필요 없고, 시간이 1~2시간 이내이며, 최근 널리 시행하는 편입니다.

관상동맥우회술은 막힌 부위를 우회하는 길을 만들어주는 수술입니다. 떼어내더라도 신체에 큰 문제가 없는 혈관을 찾아 연결하며, 흉골 가장자리 안쪽의 내유동맥이나 상지 요골동맥을 주로 사용하나 다리 부분 혈관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조상호 교수가 수술하는 모습
강동경희대병원 흉부외과 조상호 교수가 관상동맥우회술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강동경희대병원 제공

Q. 절개 부위가 적은 스텐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어느 상황에서 관상동맥우회술이 유리한가요?

A. 국내는 스텐트 시술이 관상동맥우회술보디 20배 이상 많이 시행된다는 보고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절개 부위가 적다보니 많이 권유되고, 선호하는 건 사실이나 치료법 자체만으로 우열을 가리긴 어렵습니다.

다만 환자의 상황에 따라 알맞은 치료법이 있습니다. 큰 관상동맥은 3개인데, 이 중 단일 혈관이 아니라 여러 혈관에 협착이 있거나 한 개의 혈관이라도 70% 이상 심각한 협착이 있다면 관상동맥우회술을 시행하는 편입니다. 재협착률이 높은 부위가 막힌 환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외에도 과거 스텐트 치료를 했는데 재발했거나, 스텐트를 시도했지만 수술 기구가 들어가기 어려운 위치에 병변이 존재한다면 관상동맥우회술이 유리합니다. 실제로 관상동맥 3개에 모두 문제가 있는 삼중혈관질환 환자는 수술로 치료해야 5년 생존율이나 합병증 발생 위험 등에서 예후가 더 좋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숙련도 높은 의료진 기술도 예후에 영향을 줍니다. 우리 병원은 심장혈관센터 내 24시간 협진 시스템을 운영하며, 관상동맥우회술에 있어 2011년 9월부터 지금까지 수술 사망률(수술 30일 이내 사망률) 0%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른 병원에 비해 고연령 고위험군 환자가 많은 걸 고려하면 꽤 양호한 수치입니다.

Q. 성공적인 수술을 위해 따로 하시는 일이 있다면?

A. 저는 수술 전에 초음파, 조영술을 비롯해 각종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수술 시 생길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예상해봅니다. 심장은 복잡한 장기라, 간단해 보여도 개흉하면 상황이 다를 때가 있습니다. 플랜 A부터 B,C,D,E,F 등 가능한 다양하게 고려하죠. 계획은 많을수록 좋습니다.

Q. 무심폐기 관상동맥우회술도 시행하신다고 들었습니다.

A. 일반적인 관상동맥우회술은 인공심폐장치를 이용, 체외순환을 통해 심장을 정지시키고 수술을 진행합니다. 그러나 인공심폐장치를 이용하지 않고 심장이 뛰는 상황에서 수술할 수도 있다. 이를 무심폐기 관상동맥우회술(OPCAB)이라 부른다. 인공심폐장치 가동과 이에 따른 심장정지에는 전신 염증반응이나 수술 후 출혈 등 여러 부작용이 있는데 무심페기 관상동맥우회술은 이런 부작용이 적습니다. 하지만 움직이는 심장에서 미세혈관을 접합해야 하는 난도 높은 수술이라 경험 많은 흉부외과 의사만 집도 가능합니다(웃음).

Q. 수술 후 주의할 점은 무엇입니까?

A. 혈관 건강은 환자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아무리 치료해도 술, 담배, 과식, 운동부족 같은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재발하기 쉽습니다.

또한 퇴원 직후부터 운동하길 권합니다. 운동은 심장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되며, 혈관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주일에 최소한 3회 이상, 1회에 20분 이상 걷기부터 권장합니다.

조상호 교수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충북대 의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강동경희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다. 미국 MAYO 클리닉 심장외과와 영국 Royal Brompton & Harefield NHS trust에서 연수했다. 대한의학협회, 대한흉부외과학회, 관상동맥학술연구회, 흉부외과 혈관연구회 회원이다. 수술 전 가능한 많은 변수에 대해 꼼꼼히 생각하는 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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