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가 과소비 부르는 '신경학적 이유'

입력 2020.02.21 09:06

현금 쓸 때보다 뇌 통증 덜 느껴
당장의 보상 커 절제력 잃게 돼

신용카드로 물건을 사면 현금을 쓸 때보다 뇌가 '통증'을 덜 느낀다. 과소비를 유발하는 뇌 기전이다.

카드가 과소비 부르는 '신경학적 이유'
/클립아트코리아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자 브라이언 넛슨 교수 연구팀이 신경과학분야 학술지 '뉴런(Neuron)'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신용카드로 구매할 때 현금 결제보다 전두엽 측위신경핵이 덜 활성화됐다. 뇌 전두엽의 측위신경핵은 무언가를 잃어버릴 때 통증 신호를 보내는 부위다. 연구팀은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뇌에서 일어난 변화를 살펴본 결과, 카드로 낼 때 뇌에서 느끼는 통증 정도가 현금 결제보다 덜했다"며 "현금으로 결제하면 화폐라는 물건이 사라지지만, 카드는 다시 돌려받기 때문에 뇌가 통증을 덜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증과 함께 보상 심리도 작용한다. 전두엽에서 보상체계에 관여하는 '복측선조체'는 비용과 보상을 저울질한다. 따라서 비용만큼 물건이 가치가 있는지 계산해 합리적인 소비를 이끌어 낸다. 고려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규만 교수는 "현금을 사용하면 복측선조체가 비용(현금)과 보상(물건)을 계산해 무분별한 소비를 막는다"며 "반대로 카드를 사용하면 당장의 비용이 없고 보상은 크니 절제력을 잃게 되고, 자칫 쇼핑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습관이 지속되면 뇌가 소비라는 행위 자체에 무뎌진다고 말한다. 한규만 교수는 "쇼핑에 중독되면 알코올, 도박에 중독됐을 때처럼 뇌 구조가 활성화된다"며 "최대한 현금, 체크카드로 결제하는 쪽으로 소비 습관을 바꾸는 게 권장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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