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속 많은 유해 물질을 알면서도 흡연자들은 담배를 쉽게 끊지 못한다. 중단했다가도 다시 피우길 반복한다.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은 15%에 불과하며, 금연에 성공하는 사람은 훨씬 적다. “담배 끊는 사람이 가장 독한 사람”이라는 우스갯 소리가 있을 정도로 어려운 게 사실이다. 바로 담배의 중독성 때문이다.
과거 흡연은 단지 개인적, 사회적 습관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전문가들은 담배를 중독이나 의존을 일으킬 수 있는 ‘향정신성 약물’의 일종으로 보고 있다. 마약 중독이 인간에게 미치는 폐해까지는 아니더라도 중독성이나 결과 면에서, 담배가 다른 마약에 결코 뒤지지 않아서다. 흡연과 마약을 함께한 중독자들은 한결같이 마약 끊는 것보다 담배 끊는 것이 더 어렵다고 말한다. 담배에 의한 니코틴 중독은 그만큼 헤어 나오기 어려운 문제다.
또한 최근에는 흡연의 만성적 경과와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해, 흡연을 만성질환으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얼마전 미국 정부는 흡연을 만성질환으로 규정하면서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이 가이드라인을 갖고 관리할 것을 권하고 있다. 흡연자들은 다른 만성질환자와 마찬가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며, 필요시에는 약물 치료나 상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흡연의 악영향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과 그 주변 사람의 폐는 최소 43가지 발암 물질에 노출돼있다고 본다. 혈액의 산소 운반 능력이 떨어져 만성 저산소증 현상을 일으킴으로써 모든 세포의 신진대사에 장애가 생길뿐 아니라 노화도 가속화 한다.
반면 금연하면 남녀노소 모두에게 즉각적으로 건강에 이득이 된다. 금연하면 폐에서 흡연으로 생긴 불필요한 점액 등의 잔해를 청소하기 시작한다. 한달이 지나면 흡연으로 인한 콜라젠 파괴가 없어 피부 탄력이 회복된다. 몸속 일산화탄소 농도도 비흡연자 수준으로 떨어진다. 금연 두달 뒤부터는 각종 암, 뇌졸중, 심장마비 등에 걸릴 위험이 줄어든다.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김도훈 교수는 “흡연자들은 종종 왜 금연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금연하는지를 알려 달라고 말한다”면서 “금연의 왕도는 없지만, 금연성공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역시 개인의 강한 의지와 전문가의 도움”이라고 말했다.
김도훈 교수는 “일단 금연을 결심하면, 금연 시작일을 정하게 되는데, 이것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며 “금연 시작일을 너무 먼 미래로 정하면 결심을 바꾸고 정당화시키는 시간을 허용하기 때문에, 아직 금연을 망설이고 있다면 오늘 달력을 펼쳐 한달 이내의 날짜에 동그라미를 하고, 금연시작일을 확정하라”고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