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자꾸 멍 때린다면? '뇌전증' 의심해보세요

입력 2020.02.07 09:08

전신 발작 말고도 증상 다양해
소아 때 지체하면 뇌 손상 위험… 반복적 이상 행동 보이면 검사

아이가 자꾸 멍 때린다면? '뇌전증' 의심해보세요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흔히 간질로 알려진 '뇌전증'은 전 인구의 1%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10세 이하 소아와 65세 이상 노인에게서 주로 발생하는데, 소아의 경우 뇌전증 진단을 빨리해야 한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신경과 이준수 교수는 "뇌 발달이 중요한 시기인데, 뇌전증 자체가 뇌 손상을 일으키고 뇌 발달을 저해시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들이 갑자기 과흥분하면서 발생한다. 문제가 생긴 신경세포 부위에 따라 수백가지 발작 증상이 나타난다. 뇌전증 하면 보통 양팔과 양다리를 떠는 전신 발작만 떠올리지만, 그렇지 않다.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은혜 교수는 "아기들은 '멍 때리기'로 초기 뇌전증 발작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부모가 잘 모르고 놓치기 쉽다"며 "멍 때리기 발작은 하루 수십 번에서 100번까지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아기가 멍하게 있으면서 동작을 멈추고, 의식이 없어서 이름을 부르거나 눈 앞에 장난감을 보여도 반응이 없다.

'미소 발작'도 있다. 씰룩씰룩 웃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이는 형태로 발작이 나타난다. 잘 웃는다고 생각하고 넘기다가 수년이 지나면 전신 발작을 일으키는 등 뇌전증이 악화될 수 있다. 이준수 교수는 "돌이 안 된 아기가 팔다리를 쭉 펴거나 웅크리는 행동을 반복하면서 발달이 늦다면 난치성 뇌전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며 "이런 경우는 빨리 발견해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밖에 ▲한쪽 손이나 발을 까딱까딱하거나 ▲주변의 사물을 만지작거리거나 ▲입맛을 쩝쩝 다시는 등의 모습도 뇌전증 발작의 한 형태이다.

이준수 교수는 "아이가 비정상적인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고, 기억을 못 한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에 와야 한다"고 말했다. 진단은 뇌파 검사와 뇌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등으로 한다. 70~80%는 항경련제 등의 약물로 증상 조절이 가능하며, 20~30%는 난치성 뇌전증으로 수술을 해야할 수도 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