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질환은 생명과 직결된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심장질환 하면 대부분 심근경색(심혈관 일부가 막혀 괴사하는 것), 협심증(심혈관이 좁아진 것)을 떠올리는데, 이들로 인해 발생하는 '심부전(Heart failure)'에 대해선 모르는 사람이 많다.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정상만 교수는 "심부전은 심장 본연의 펌프 기능이 약해진 것"이라며 "마치 힘없는 엔진이 무거운 차를 움직이려고 할 때처럼 우리 몸의 모든 장기에 나쁜 영향을 줘 여러 문제를 발생시킨다"고 말했다.
심부전은 한 번 나타났다가 사라질 수 있고, 나타났다 사라졌다 반복하기도 하고, 영구적으로 고착화되기도 한다.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김성해 교수는 "심부전이 고착화되는 경우에는 암보다 생존율이 낮아 '심장질환의 종착역' '블랙홀' 등으로 불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심부전은 조절할 수 있는 질환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해당 시기 관리를 잘하면 예방이 가능하다. 김성해 교수는 "예를 들면, 고혈압의 경우 처음부터 큰 문제는 아니지만, 조절하지 않고 방치하면 심장 기능을 떨어뜨려 심부전으로 악화된다"고 말했다.
심부전의 대표적인 증상은 몸이 무겁고, 피곤함을 쉽게 느끼고, 숨이 찬 것이다. 혈액순환이 안 되면서 체내 산소 공급이 부족해지고, 심장 기능이 떨어져 폐에 물이 차는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숨찬 증상은 초기에는 운동할 때만 나타나지만, 정도가 심해지면 계단을 오르거나 빨리 걸을 때도 나타나며 잠을 자다가 숨이 차서 벌떡 일어나는 경우까지 생긴다. 다리, 발목, 발이 잘 붓기도 한다. 심장이 약해진 탓에 서 있을 때 몸 아래쪽으로 내려온 혈액을 다시 위로 끌어올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심부전 증상을 나이 탓으로 생각하고 무시하면 안 된다. 정상만 교수는 "심부전은 고령층 환자에게 많이 발생해 숨찬 증상이 생겨도 노화 탓으로 돌리고 그러려니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60~70대 심부전 유병률은 40~50대의 5배로 크게 높다. 정 교수는 "고령에서 숨찬 증상이 없다가 새롭게 발생한 경우 심부전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심부전이 발생하면 이뇨제 등으로 숨찬 증상을 없앨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생존율을 높이지는 못한다. 기본적인 심부전 약물 치료와 함께 원인에 따라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 심방세동에 대한 시술, 심장제세동기삽입 등이 필요할 수 있다. 김성해 교수는 "최근 심부전 치료가 많이 발달했지만, 고령화로 인해 말기 심부전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며 "그럼에도 계속 개발 중인 새로운 약제를 시도할 수 있고, 필요시에는 심장이식이나 인공심장의 도움을 받는 등의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