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전화로 처방전 발행 지시, 의료법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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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의사가 의료기관 밖에서 전화로 간호조무사에게 '전에 처방한 내용과 동일하게 처방하라'고 지시해, 간호조무사가 환자에게 처방전을 발행한 사건에 대해 "의약품 처방은 의사가 한 의료행위가 맞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사진= 클립아트코리아

“그 환자에게 제가 전에 처방했던 약을 그대로 재처방 해주세요.”

의사가 환자를 직접 보지 않고, 병원 밖에서 전화로 간호조무사에게 처방전 발행을 지시했다면 무면허 의료행위를 시킨 의료법 위반일까, 아닐까.

대법원 2부는 9일 대전시 소재 정신과 의사 원모씨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취소’에 대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대전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의사가 전화로 간호조무사에게 원외처방전 발행을 지시한 행위가 의료법이 금지하는 ‘의료인이 아닌 자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게 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의료법 27조에 따르면,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또한 의료인은 무자격자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해선 안된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은 초진 환자가 아닌 원래 이 의사에게 진료 받았던 환자가 먹던 약이 부족해져 재처방을 원한 경우”라며 “약을 처방한 행위 자체는 의사가 했고, 간호조무사는 이전 기록을 찾아 출력한 것으로 의료법 위반이 아니다”고 판결했다.

전화로 지시했더라도 의학적 지식을 통한 약 처방, 즉 의료행위는 의사가 한 게 맞고 간호조무사는 지시에 따른 물리적 조치를 행한 것에 불과하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은 “의사가 환자를 직접 대면 진찰하지 않으면 의료행위가 부실해질 가능성이 있지만 전화 등으로 지시했다고 의료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