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 대신 앱·게임으로 질병 치료하는 시대… 藥의 정의가 바뀐다

입력 2020.01.07 09:19

美 FDA, 'SW 신약' 잇단 허가
국내서도 디지털 치료제 개발 경쟁

최근 전 세계적으로 약에 대한 정의가 바뀌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정보통신기술(ICT)과 제약산업간 융합으로 정제나 주사제뿐 아니라 소프트웨어도 약으로 분류되고 있다.

스마트폰에 설치하는 애플리케이션이나 가상현실(VR) 프로그램, 컴퓨터 게임 등도 질병 치료 효과가 입증됐다면 의사가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다. 이른바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 DTx)'다. 디지털 기술 자체를 치료제로 쓰는 것이다.

알약 대신 앱·게임으로 질병 치료하는 시대… 藥의 정의가 바뀐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미국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17년, 미국 페어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앱 '리셋'을 알코올·대마·코카인 중독자를 치료하기 위한 신약으로 허가했다. 소프트웨어를 약으로 허가한 첫 사례다. 12주에 걸친 임상시험 결과, 이 앱 사용자들의 금욕 유지 비율은 40.3%로 기존 치료만 받던 대조군의 17.6%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특히 이 앱은 환자들이 치료를 끝까지 잘 마치도록 이끄는 '순응도'가 높았다.

이어 페어테라퓨틱스와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가 협력한 아편 중독 치료제 앱 '리셋-오'가 2018년에, 볼룬티스가 암환자의 자가 증상관리 시스템으로 개발한 '올리나'가 2019년에 FDA 허가를 받았다. 이 밖에도 ADHD 환자의 주의력을 향상시키는 자동차 운전 게임, 당뇨병 환자의 생활습관 관리로 체중을 감량시키는 앱 등이 개발된 상태다.

국내에서도 '소프트웨어 신약' 개발이 시도되고 있다. 근감소증 환자를 위한 앱을 개발 중인 웰트 강성지 대표(의사)는 "기존 약으로 치료가 어렵던 영역에서 디지털 치료제가 대안이 되고 있다"며 "검증된 진료 표준을 하나의 소프트웨어 패키지에 담아, 의사가 각 환자에게 맞춤형으로 처방하도록 제공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치료제가 되려면 치료 효과가 검증돼야 한다. 아직 국내 허가된 디지털 치료제는 없다. 서울아산병원 교수가 창업한 뉴냅비전의 '뇌졸중 후 시야장애' 환자를 위한 가상현실 훈련 소프트웨어가 신약 허가를 위한 임상시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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