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도 결국 똑같은 癌입니다”

입력 2020.01.06 08:00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갑상선암 수술 명의' 은평성모병원 이비인후과 박준욱 교수

‘갑상선암’은 국내 암 발생률 1위인 암이다. 하지만 진행속도가 느리고 예후가 좋아 ‘착한 암’으로 불린다. 조기발견이 많아지면서 크기가 2cm 미만으로 작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갑상선암을 수술해야 하는지, 아닌지 의견이 분분하다. 아무리 착한 암이어도 갑상선암은 ‘암(癌)’인 만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갑상선암 수술에 대해 은평성모병원 이비인후과 박준욱 교수에게 들어봤다.

박준욱 교수 사진
사진설명=은평성모병원 이비인후과 박준욱 교수​/사진=은평성모병원 제공

Q.갑상선은 당장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데요 이유가 뭔가요?

착한 암으로 불리는 갑상선암의 다른 별명은 ‘거북이암’입니다. 암세포가 커지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무작정 방치해두고 방심해서는 안됩니다. 환자를 1년 동안 진료하다보면 1~2명 정도는 갑상선암이 갑자기 빠르게 자라 림프절, 폐로 전이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확률적으로는 낮지만, 그 경우가 자신에게서 일어난다면, 갑상선암은 치명적인 질병인 셈이죠.

문제는 누가 빠르게 자랄지, 천천히 자랄지, 전이가 잘 될지 아직까지 확실한 예측인자가 없다는 것입니다. 지켜보는 것도 무작정 지켜보는 게 아닙니다. 갑상선의 가운데에 아주 작은 1cm 미만인 경우에만 지켜볼 수 있고, 암이 생긴 위치가 갑상선 밖으로 튀어나왔거나, 기도 근처에 있거나, 신경 근처라면 바로 수술하는 것이 좋습니다.

Q.그렇다면 적절한 수술적 치료 시기는?

기본적으로 갑상선암도 암인 만큼 수술하는 게 기본적으로 권장됩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의 경우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기 때문에, 수술을 권유합니다. ▲작더라도 후두신경 옆에 발생한 경우 ▲기도 근처에 있는 경우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 바로 수술을 해야 합니다. 서둘러 수술받을 필요는 없지만, 착한 암이라고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갑상선 사진
사진설명=갑상선암도 암인 만큼 수술하는 게 권장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Q.폐나 다른 부위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나요.

드문 경우입니다. 이때는 혈관을 통해 갑상선암이 전이된 경우인데요. 더 이상 갑상선암으로 국한하지 않고 전신질환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보통은 목에 있는 림프절로 많이 전이되는데, 전이됐더라도 요오드 치료를 잘 받으면 생존율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Q.​젊은 사람들에게서 갑상선암 발병률이 증가하는 이유가 뭔가요.

갑상선암은 2013년부터 매년 5% 환자가 증가하는 질병입니다. 특히 젊은 여성층에서는 남성보다 5배로 더 많이 발생하는데요. 갑상선암은 아직까지 발병 원인이 뚜렷하지 않지만, 초음파 검사와 같은 검진시스템이 발달해 ‘발견’하는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입니다.

​Q.갑상선암을 내버려두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갑상선은 우리 몸에서 에너지를 내는 화력발전소와 같습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생기면 무기력하고, 살도 찌는 등 모든 신진대사 과정이 둔감해지죠. 또 추위도 많이 탑니다. 하지만 암이 있는 경우에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문제입니다.

대부분 갑상선암은 증상이 없는 채로 커지기만 합니다. 그나마 구분할 수 있는 증상이 목에 혹 같은 게 만져집니다. 그 이상으로 후두신경으로 갑상선암이 침범해 목소리가 쉬었거나, 성대마비가 온다면 굉장히 심한 경우입니다. 바로 옆의 식도를 침범하면 음식을 먹는 게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기도를 침범하면 숨을 쉬는 게 힘들어져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집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3~4기로 진단합니다.

박준욱 교수 사진
사진설명=은평성모병원 이비인후과 박준욱 교수​/사진=은평성모병원 제공

Q.​치료에는 어떤 방법들이 있나요.

제일 효과적인 갑상선암 치료법은 수술입니다. 수술해서 암세포를 제거한 다음, 조직을 분석해서 재발률 등 위험 요소를 파악합니다. 위험도가 크다면 요오드 치료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수술도 전체 갑상선을 절제하는 전절제술, 일부만 절제하는 수술로 나뉩니다.

전절제를 하면 갑상선호르몬약을 평생 먹어야 하는데요. 하루 한번만 먹으면 돼서 크게 부담은 없습니다. 갑상선 유두암은 크기가 4cm가 안 넘고, 임파선 전이가 없거나, 주변으로 침범하지 않았다면 반절제만 합니다. 반절제를 하면 10명 중 6~7명은 호르몬약을 안 먹어도 괜찮습니다. 기능이 안 떨어져도 호르몬약을 먹으면 갑상선암 재발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수술은 흉터를 남기지 않는 방식으로 진화했는데요, 종류로는 갑상선 구강내시경 수술 등이 있습니다.

Q.갑상선암 구강내시경 수술이 궁금합니다.

입안으로 내시경기기를 넣어 갑상선암을 제거하는 방식입니다. 기존의 갑상선암 수술은 흉터를 보이지 않는 곳에 내기 위해 가슴, 겨드랑이, 귀 뒤를 통해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갑상선암으로부터 먼 곳에서 들어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입안으로 들어가는 자연공(원래 있는 구멍) 수술법은 흉터가 남지 않고, 갑상선과 가깝기 때문에 회복도 빠르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실제로 3~4일이 지나면 샤워까지 할 정도로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빠릅니다.

​Q.​이산화탄소 대신 견인기를 사용하면 어떤 장점이 있는지

원래 수술할 때는 시야 확보를 위해 이산화탄소를 주입해서 수술공간을 확보하는데요. 이산화탄소는 안전한 만큼 모든 수술에 적용합니다. 이산화탄소는 한번 들어가면 배출되는데 시간이 걸리고, 0.001%의 확률로 혈관으로 이산화탄소가 들어갔을 때 ‘이산화탄소 색전증’이라는 합병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수술 중에 부위를 태우거나 지혈하면 연기가 생겨 시야가 가려지기도 합니다. 아무리 낮은 확률이라고 해도 단 하나의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사용하지 않고 견인기를 사용해 수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갑상선 사진
사진설명=갑상선암은 수술 후 조직을 분석한 다음, 재발률 등 위험 요소를 파악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Q.​수술 후 관리법에서 특별히 신경 써야할 점이 있다면

수술 직후에는 지나치게 무거운 거를 들거나 무리하게 움직이는 등 힘이 들어가는 동작은 피해야 합니다. 또 부갑상선의 기능이 떨어지면 손발이 저릴 수 있는데요. 이때는 칼슘제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또 수술 후에는 갑상선 주변에 목소리를 내는 근육과 신경이 자극을 받는데요. 이때는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고 노래를 부르지 않는 등 최대한 목을 아껴야 합니다. 운동선수들이 부상 후 바로 운동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목소리도 재활하는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서 꾸준히 받는 게 권장됩니다. 또 목을 내버려두면 부위가 유착되기 때문에 상하좌우로 목을 돌리는 운동이 필요합니다.

​Q.​환자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무엇인지

음식 때문에 갑상선이 아픈 게 아닌지, 수술 후에는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등 식사에 관해 가장 궁금해합니다. 미역, 김 등 요오드를 많이 먹으면 갑상선암이 생긴다고 하지만, 우리가 평소에 먹는 양은 직접적으로 갑상선암을 일으킬 정도가 아니므로 지나치게 제한할 필요가 없습니다. 요오드치료를 받는 동안을 제외하고는 미역과 김을 먹어도 괜찮다는 것이죠.

갑상선암은 방사선 노출 외에는 특별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예방법이 없습니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증상이 없으므로 초음파검사를 받는 등 주기적인 관찰이 필요합니다.

갑상선암은 착한 암이고 거북이암인 거는 맞습니다. 따라서 수술하자고 하면 과잉진료라고 생각하고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갑상선암도 ‘암(癌)’인 만큼 너무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갑상선암으로 진단받았으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의료진과 적극적으로 상의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권장됩니다.

박준욱 교수 사진
사진설명=은평성모병원 이비인후과 박준욱 교수​/사진=은평성모병원 제공

-박준욱 교수는?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갑상선암, 두경부종양 수술과 재건 분야 권위자인 박준욱 교수는 종양의 절제와 기능 보존을 넘어 삶의 질과 미용적 결과에 주목해 내시경과 로봇을 이용한 새로운 접근법과 수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갑상선암 구강내시경 수술을 시행하고 2016년 그 치료 결과를 SCI(E) 학술지에 게재했다. 이후 연속적인 논문 발표로 안전성과 우월성을 입증하며 갑상선암 구강내시경 수술 보편화에 앞장서고 있다. 더불어 침샘질환, 음성장애, 성대결절 분야에서도 활발한 임상활동을 하고 있으며 자세한 설명을 바탕으로 환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의사로 이름을 알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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