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증상, 노인과 어린이는 '이렇게 '달라요

입력 2019.12.19 08:30

치매로 오해하기도…

얼굴 감싸쥔 여성 노인
노인 우울증은 기억력 저하, 통증 등 일반적인 우울증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기 쉽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울증은 극단적인 선택 시도 가능성을 높여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질환이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대표적인 우울증 증상은 '우울한 기분'이 드는 것과 '의욕 저하'다. 하지만 노인이나 어린이는 우울증 증상이 이와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노인, 기억력 저하·식욕 부진·통증 흔해

노인 우울증은 기억력 저하·식욕부진·통증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우울증을 다른 병으로 오인해 내과 등에서 엉뚱한 검사·치료를 받는 경우가 흔하다. 왜 그런 것일까? 노인 우울증은 상당수가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생기기 때문이다. 이를 '혈관성 우울증'이라 하는데, 노인 우울증 환자 중 30~90%가 혈관성 우울증이라고 알려졌다. 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노화 등으로 인해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생성·분비하는 뇌의 부위나, 감정에 관여하는 전두엽·시상하부 주변 혈관이 막히면 우울 증상이 나타난다. 기억력 저하가 나타나는 이유는 뇌의 모세혈관이 좁아지면 우울증뿐 아니라 기억과 관련된 전두엽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탓에 노인 우울증을 치매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치매를 의심해 병원을 찾는 노인 환자 10명 중 4명은 우울증을 진단받는다는 국내 병원 연구도 있다. 치매와 우울증을 구별하려면 과거의 일을 얼마나 기억하는지 살펴보면 된다. 우울증일 때는 과거의 일에 대해 힌트를 주면 쉽게 떠올린다. 치매는 사건을 아예 잊는다. 극심한 식욕 부진이 나타나는 이유도 뇌혈관 문제로 인한 전두엽 기능 저하 때문일 확률이 크다. 전두엽은 식욕과 의욕도 관장한다. 식욕만 없는 게 아니라 매사 무기력한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노인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 또한 노인은 관절염, 허리디스크 등 이미 근골격계 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은데, 우울증이 생기면 온몸의 감각이 예민해져 작은 자극에도 통증을 느낀다. 노인 우울증 환자가 관절염을 앓으면 일반 관절염 환자보다 통증을 5.9배로 더 강하게 느낀다는 미국 골관절외과학회지 연구가 있다. 병이 심하지 않은데도 자꾸 아프다고 하거나, 목·위장·머리·다리처럼 서로 전혀 연관 없는 부위가 연달아 아프면 우울증일 수 있다.

노인 우울증은 치료도 다르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항우울제를 성인의 절반 용량으로 복용한다. 만성질환 등으로 이미 먹고 있는 약이 많아 항우울제 약효가 없거나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약물 외 치료를 병행할 수도 있다. 뇌 전체를 잠깐 발작하게 만드는 전기 치료가 대표적이다. 세로토닌 호르몬 분비를 정상화시켜 우울증을 완화하는 효과를 낸다. 증상이 심하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드는 약물치료도 고려한다.

◇어린이, 매사에 "재미없다" 말해

어린이와 청소년은 우울한 감정이 어떤 것인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우울증이 있을 때 "우울하다" 대신 "재미 없다"고 말하고, "제일 좋아했던 축구도 요즘엔 하기 싫다"는 식으로 자신의 우울한 감정을 표현한다. 따라서 2주 이상 무표정하고 무기력한 증상을 보이면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 감정 표현과 관계없이 밤에 잠을 못 자거나, 학교에 못 갈 정도로 잠이 늘어나는 것도 우울증 증세일 수 있다. 국내 우울 증세가 있는 초등학생은 3%, 중고등학생은 30%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어린이·청소년 우울증은 방치하면 만성으로 악화돼 성인기까지 이어지며, 심할 경우 자해를 하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싶은 충동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부모는 일상 속에서 자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아이의 감정 변화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어린이·청소년 우울증은 잘 치료하면 80% 이상 완치된다. 아이들의 우울증은 정서적 공감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엄마, 아빠가 자신들의 편이고, 감정을 이해해준다고 아이들이 느끼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부모가 우울한 경우 자녀의 우울 증세도 심해지기 때문에 부모 스스로가 우울한 감정에서 벗어나는 것도 필수다. 우울한 부모의 자녀가 우울증에 걸릴 확률은 보통 부모를 둔 아이보다 3배 정도로 높다. 아이의 우울증 정도가 심하고 오래 지속되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같은 또래들과 어울리면서 치료하는 집단 치료, 가족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해주는 가족 치료, 놀이 치료 등의 방법이 있다. 약물치료는 중증일 경우 가족 동의하에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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