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우울증,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입력 2019.11.18 15:27

머리 감싸쥔 여성
산후우울증 극복을 위해서는 배우자를 포함한 주변인의 정서적 지지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화제가 된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주인공 지영(정유미 분)은 산후우울증을 겪었다. 이로 인해 출산을 경험한 많은 여성의 관심을 받았다.

산후우울증은 말 그대로 출산 후에 산모가 우울증을 겪는 것이다. 출산 후 4~6주 사이에 나타난다. 우울함, 심한 불안감과 함께 불면, 과도한 체중 변화, 집중력 저하가 발생하고 자신이 가치 없게 느껴진다. 심하면 죽음 등 극단적인 선택에 대한 생각 때문에 생활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재원 교수는 "산후우울증은 산모의 10~15%가 겪고, 1년까지 지속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악화된다"고 말했다. 과거 우울증 등 기분 관련 장애 병력이 있으면 산후우울증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산후우울감 vs 산후우울증, 서로 달라

출산 후 산후우울감도 겪을 수 있는데, 산후우울증과 다르다. 보통 여성은 출산하면 급격한 호르몬 변화, 출산 관련 스트레스, 양육 부담감 때문에 우울감을 느낀다. 김재원 교수는 "산후우울감의 발병률은 30~75%로 산후우울증보다 높다"며 산후우울증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증상이 약하고 대부분 수일 이내에 치료 없이 낫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전에 산후우울증을 경험한 사람은 다시 출산을 할 경우 우울증에 걸릴 위험률이 50~80%로 높아진다. 또한 임신 기간 중 불안이나 우울을 경험하거나 갑자기 모유 수유를 중단한 경우, 주변 사람과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있거나 지지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없는 경우 산후우울증을 겪을 가능성이 더 크다. 월경전증후군 경험, 과거 우울증의 병력, 피임약 복용으로 기분 변화를 경험했던 경우, 갑상선 기능 이상이 있거나나 양육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도 산후우울증을 겪을 위험이 비교적 크다. 산후우울증 진단 기준은 일반적인 우울증 기준과 동일하지만 출산 후 증상이 시작됐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출산 후 고른 영양 섭취도 중요

출산 후 우울을 느끼는 시기는 수유 기간과 겹쳐 항우울제 등 약물치료가 권장되지 않는다. 하지만 정도가 심해 양육과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기고 극단적 선택을 생각할 정도로 심하면 전문가와 상의해 약물치료 등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주변 가족들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족들의 문제가 없는지도 살핀다. 대개는 외래 치료를 통해서 낫지만, 타인이나 본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거나, 일상생활을 전혀 할 수 없으면 입원 치료를 고려한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 김지영도 자신의 병을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전문가의 치료에 임했다. 남편의 적극적인 지지와 함께 무사히 치료를 마친 그녀는 그토록 원하던 직장과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김재원 교수는 “출산과 양육에 대해 즐거운 마음을 갖고 출산 전부터 정신과 신체를 건강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출산 후 심리 적응에 대한 교육을 받거나 주변 가족들과의 관계와 역할 변화에 대해 충분하게 대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출산과 양육은 여성 혼자만의 몫이 아니라, 배우자를 포함한 가족의 도움과 정서적 지지가 필요한 것임을 공감하고, 서로 배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재원 교수는 "출산 후에는 심신의 안정을 위해 고른 영양 섭취가 중요하다"며 "조급한 마음에 시도하는 과도한 다이어트는 기분 안정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어, 적어도 출산 2~3개월 후에 서서히 운동을 병행하면서 체중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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