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이상 복통·혈변 있다면 '염증성 장질환' 의심해보세요

[의학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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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복통과 설사는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증상이다.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해 나타날 수도 있고,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장염이 원인일 수도 있다. 배탈이나 장염은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휴식을 하면 자연스럽게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과민성 장증후군이나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설사·만성 복통·복부 팽만 및 배변 장애 등을 일으키는 기능성 장질환으로, 유전적 요인·스트레스·장내 미생물의 영향·대장의 운동 장애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내 면역체계 이상이 유발돼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의 만성 염증이 생겨 복통, 설사, 혈변 등의 증상이 장기간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다.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대표적이다.

장기간 복통, 설사 등이 반복될 경우 과민성 장증후군으로 여겨 적극적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드물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과민성 장증후군은, 소화기 이상 증상으로 내원하는 환자의 28%가 진단받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하지만, 드물게 염증성 장질환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증상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장의 염증을 유발하지는 않고 스트레스나 식습관을 개선하고, 증상에 대한 투약을 하면 증상 완화가 가능하다. 반면 염증성 장질환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인해 장에 염증이 생기고 확산되는 질환으로 복통, 설사, 혈변 외에도 체중 감소, 피로감, 빈혈 등 전신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증상이 점점 심해져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고 장폐쇄, 누공, 농양, 천공 등의 합병증이 유발되기도 한다. 이외 눈, 간, 관절 등의 다른 장기에 염증을 유발하기도 하므로 반드시 빠르게 진단받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에는 5-아미노살리실산, 스테로이드제, 면역조절제, 생물학적제제 등을 사용한다. 특히 생물학적제제는 염증 반응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점막 치유를 돕고 염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약제와 치료 방법이 발전해 염증성 장질환은 조기 발견해 잘 치료할 경우 다른 만성질환처럼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 됐다. 다만 조기 발견하려면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계속될 때 소홀하게 넘기지 말고, 증상이 장기화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느낄 정도로 유난히 심하다고 생각될 경우에는 소화기내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