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니티딘 판매중지 사태…발사르탄 이후 개선 없어"

입력 2019.09.27 16:27

브리핑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의 잠정 제조, 수입, 판매 중지에 대해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 김영옥 의약품안전국장이 브리핑을 열고 있다./사진=식약처 제공

잔탁 등 위장약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에 대한 판매가 중지된 이후 보건당국 대처와 업무 능력에 대한 전문가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27일 대한약사회는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의 발암 추정물질 검출’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태로 인한 혼란을 약국 등 현장의 희생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제도 개선과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며 “최소한 본인이 먹는 약이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도록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까지 라니티딘 성분의 전문의약품을 복용 중이었던 환자는 총 144만3064명이다. 그러나 이는 약국에서 라니티딘 성분이 든 일반의약품을 구매한 환자수는 포함하지 않은 것이어서, 실제로는 더 많은 국민이 노출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국내에서 라니티딘 성분은 위장질환 치료제로 처방되는 규모보다 진통제 등 위장 자극이 있을 수 있는 다른 약을 처방하면서, 위장보호제로 보조적 처방됐던 규모도 크다. 약사회는 “다른 질환으로 처방 받은 약에도 라니티딘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국민이 많다는 걸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약사회는 또 우리보다 인구와 시장규모가 더 큰 미국조차 오리지널 의약품인 잔탁과 같은 라니티딘 성분으로 허가된 의약품이 87품목, 유통이 55품목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허가 395품목, 유통 269품목으로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약사회는 “이 같은 제네릭 의약품 난립 상황은 이미 발사르탄 사태를 계기로 각계에서 공통으로 지적한 바와 같이, 공동생동 무제한 허용 등 우리나라의 저렴하고 손쉬운 제네릭 허가 시스템이 문제”라고 했다. 이어 “정부는 국민의 의약품 안전사용과 위기관리 효율성 제고를 위해 전면 개선하라”고 밝혔다.

앞서 대한의사협회도 “지난해에도 발사르탄 계열 혈압약에서 국제암연구소가 인체 발암 추정물질로 분류하고 있는 NDMA가 검출돼 세계적으로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며 “그때도 관련된 위협을 외국의 전문기관이 먼저 인지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뒤이어 외국 자료에 따라 국내 조사에 나섰고, 의약품 원료부터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의사협회는 특히 “식약처가 16일에는 잔탁과 잔탁에 사용하는 원료제조소에서 생산된 라니티딘을 검사한 결과, NDMA가 검출되지 않았고 외국과 달리 큰 우려가 없다고 해놓고 내용을 뒤집었다”며 “식약처가 독자적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 의구심을 제기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 또한 페이스북을 통해 “라니티딘 사태가 1년 2개월 전 발사르탄 때보다 개선된 점 없이 같은 문제의 반복”이고 개탄했다. 그는 “원료 의약품의 안전기준을 강화하겠다는 약속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식약처가 지난 1년간 무엇을 했는지 국정감사를 통해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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