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원인 다낭성난소증후군… '미성숙 난자 체외수정'으로 임신율 높여"

입력 2019.08.21 09:44

헬스 톡톡_ 이혜남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교수

환자 4년 새 73% 늘어… 20·30대 女 많아
비만·당뇨병·배란장애 다양한 질환 유발
시험관 시술 때 '난소 과자극 부작용' 주의
단 음식 줄이고 플라스틱 용기 사용 말아야
차병원 최초 '미성숙 난자 체외수정' 성공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이혜남 교수는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이혜남 교수는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가 시험관아기 시술을 할 때 과배란 유도 주사를 맞으면 복수,복통, 호흡곤란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는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검사하기 전까지 자신이 다낭성난소증후군인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들은 임신이 잘 안 될 가능성이 크고, 특별한 치료가 필요할 수 있어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이혜남 교수의 말이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당뇨병이나 고혈압, 비만 같은 질환 위험을 높일 뿐 아니라 난임의 주 원인이라 반드시 관리해야 할 질환이다.

◇4년 사이 환자 수 73% 증가… 대부분 20~30대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는 증가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병원에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14년 2만7751명에서 2016년 3만4853명, 2018년 4만8207명으로 4년 사이 약 73% 증가했다. 환자는 2018년 기준 20대 여성이 47.5%, 30대 환자가 25.5%로 20~30대 젊은 여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혜남 교수는 "다낭성난소증후군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만큼, 증가 추세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말하기는 조심스럽다"며 "다만 전문의들은 호르몬불균형이나 식습관 문제 등이 관련됐다고 추측한다"고 말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다양한 질환을 유발해서다. 대표적인 질환이 배란장애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있으면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로 이어지는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겨 안드로겐(남성호르몬)이 과다 분비되고, 배란이 잘 되지 않는다. ▲생리 횟수가 1년에 8회 미만 ▲생리주기 35일 이상 ▲2달에 한 번 생리를 건너뛰는 등 주기가 불규칙함 ▲3달 이상 생리가 이어지지 않음 등의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배란이 잘 되지 않아 불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배란 장애가 있는 불임 여성 30~75%은 다낭성난소증후군이라는 연구도 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있으면 당뇨병(인슐린 저항성 문제), 비만 같은 대사증후군 위험이 커진다. 호르몬 문제로 당(糖) 대사가 원활해지지 않아서다.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의 30~50%가 대사증후군질환을 동반한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있으면 대사증후군 발생 빈도가 정상인에 비해 약 11배 높다는 연구도 있다.

남성호르몬 과다 분비로 털이 많이 나거나, 여드름이 많이 나거나, 남성형 탈모 증상이 나타난다고도 알려졌다. 단, 모두에게 해당되는 증상은 아니다. 이혜남 교수는 "아시아 여성은 이런 특징을 가지는 환자가 많지 않다"며 "피부가 좋고, 털이 거의 없는 환자도 많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확한 진단은 초음파·호르몬 검사 등으로 한다.

◇난임 진단받았다면 임신 성공 쉽지 않아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있으면 배란 장애 때문에 임신이 쉽지 않다. 이혜남 교수는 "임신이 잘 안 돼 병원을 찾는 환자를 살펴보면 다낭성난소증후군이 꽤 있다"며 "일반적으로 배란 유도 치료를 하는데, 약물 치료시 5~8%에서 다태 임신이 되며 환자의 20%는 치료에 반응이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험관아기시술을 받을 때도 주의해야 한다.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는 시험관아기시술 과정 중 과배란 유도 주사를 맞으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서다. 이 교수는 "일반 용량의 과배란 유도 주사라도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심한 환자가 맞으면 난소가 과자극되면서 복수가 차거나 복통,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때는 미성숙 난자 체외수정법을 통해 임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성숙 난자 체외수정법은 먼저 2~9㎜ 크기 난포(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성숙한 난자가 들어 있는 난포 크기는 18~20㎜)에서 미성숙 난자를 채취한다. 이후 체외에서 배양해 난자를 성숙시킨 뒤 정자를 넣어 줘 수정시킨다.

이 방법은 과배란 유도 주사 사용을 최소화해 난소 과자극 부작용이 적다. 미성숙 난자를 체외 배양해 임신에 성공시킨 병원은 차병원이 세계 최초(1988년)이며, 국내에서 해당 방법을 사용하는 대표 병원도 차병원이다.

◇가족력 있는 고위험군, 설탕 많이 든 음식 피해야

다낭성난소증후군 고위험군은 생리가 불규칙하거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다. 이들은 현재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아니라도, 예방에 신경쓰면 좋다. 설탕이 많이 든 탄산음료나 과자 섭취는 자제한다. 인슐린 농도가 급격히 오르내리면 정상배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비닐이나 플라스틱에 든 음식은 가급적 피한다. 비닐·플라스틱 용기 속에 든 환경호르몬이 몸에 들어오면 정상 호르몬을 교란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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