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1차 치료 실패해도 2번째 기회 있습니다”

입력 2019.08.19 07:28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진행성 위암 명의' 한림대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 장대영 교수

위암은 국내 암 발생률 부동의 1위다.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즐겨먹는 식단과 음주, 흡연, 운동 부족 등 현대인의 생활습관이 주요 원인이다. 국내 성인 60%가 갖고 있는 헬리코박터균도 위암을 일으키는 요소다.

흔하게 발생하는 위암이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려워 일정 시간이 지난 ‘진행성 위암’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진행성 위암은 어떻게 치료·관리해야 하는지 한림대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 장대영 교수에게 들었다.

한림대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 장대영 교수
한림대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 장대영 교수​/사진=한림대성심병원 제공

-위암을 뒤늦게 발견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유가 뭔가요?

위암 약 60~70%가 진행성 위암으로 진단됩니다. 수술할 수 없는 위암과 다른 장기로 전이된 위암을 묶어서 ‘진행성 위암’이라 부르는데요. 병기로 따지면 3~4기에 해당합니다. 과거에는 이미 진행된 다음 발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국가검진이 정착돼 조기 검진 비율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위암은 증상이 없고, 있더라도 위염, 소화불량으로 생각해 진단 시기를 놓칩니다. 검진 주기인 1년 사이에도 급격히 진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암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있다면

A.식사 후 속이 더부룩한 소화불량이 대표적이고 속 쓰림, 복통, 구토도 나타납니다. 피를 토하거나, 변이 검게 변하기도 하는데, 이는 암이 많이 진행됐다는 신호입니다. 하지만 다른 질병과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위암으로 의심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한국인이 많이 겪는 만성 위염은 위암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성인이면 매년 건강검진이 권장되는데요, 위암은 조기 발견해 수술하면 완치 확률이 90~95%일 정도로 높습니다.

-진행성 위암 환자의 생존율은 어느 정도인가요?

생존율이 높은 조기 위암과 달리 근치적 수술을 할 수 없는 진행성 위암은 평균 생존기간이 약 11개월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표적 치료를 병행할 수 있는 경우에도 생존기간이 약 13개월 정도입니다. 질환이 심해질수록 생존기간이 짧아져 4기 환자는 5년 생존율이 약 6%에 이르는데요. 근치적 수술을 받은 환자는 수술 후 5년 간 경과를 지켜보고, 재발하지 않을 경우 완치 판정을 받습니다. 재발 환자 중 약 90%가 5년 내 재발하며, 약 70%가 3년 내에 재발, 약 50%가 2년 내에 재발하는 만큼 주의해야 합니다.

-위암 환자는 어떤 치료를 받나요?

조기위암 환자는 내시경 절제나 수술 치료를 진행합니다. 암을 완전히 제거하는 근치적 수술은 보통 1~3기에 가능합니다. 조기 위암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근치적 수술 후 재발을 막는 예방 차원에서 보조적으로 항암화학요법을 진행합니다. 3~4기 진행성 위암 환자는 전신항암화학요법을 진행하며, 최근에는 표적치료제도 등장해 쓰이고 있습니다.

진료하는 사진
위암은 조기 발견해 수술하면 완치 확률이 90~95%일 정도로 높​으므로 정기적으로 검사받아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방사선 치료도 위암에서 하는 편인가요?

위암이 전이되거나 진행된 환자에게는 방사선 치료보다 전신 항암화학요법이 효과적이라고 알려졌습니다. 서양은 위암 발병률이 낮아 의사 수술 경험도 적고, 암이 진행된 경우가 많아 수술로 암을 전부 제거하지 못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때는 보완적 치료로 수술 후 방사선 치료가 사용될 수 있지만 우리나라, 일본, 중국 같이 근치적 수술을 잘 하는 국가에서는 수술 후 보조적 방사선 치료가 드물게 이뤄집니다.

-위암 치료는 어디까지 발전됐는지 궁금합니다.

국내 위암 치료 가이드라인이 대한위암학회 주축으로 외과, 소화기내과, 병리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종양내과 등이 함께해 올해 개정됐습니다. 가이드라인에서 보존적 2차 항암화학요법의 근거를 제시한 후, 연구결과가 축적되면서 근거 수준이 높아졌습니다. 수술, 내시경,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등을 다루고 있으며, 수술이 필요한 경우와 조기 발견해 내시경 치료가 필요한 경우 등을 명확히 정리했습니다.

-이번 개정안에서 진행성 위암 관련 내용이 있다면?

보존적 2차 항암치료에 표적치료제가 추가됐다는 점입니다. 최근 주목 받는 면역관문억제제는 대부분 효과 입증에 실패했지만 위암 3차 치료에서는 효과를 확인해 이것도 추가됐습니다. 한국인 위암 특성도 반영됐는데요. 서양과 달리 동양은 중간 및 하부에 많이 발생하므로 연구진은 유전자형 등을 분석해 환자별 치료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위암이 우리나라에서는 중요한 암이지만, 서양에서는 대장암, 폐암, 유방암보다 발병률이 낮아 관심도가 낮고 치료제 개발도 늦습니다. 이에 동양 연구자들이 위암 치료에 많이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1차 치료에 실패한 진행성 환자들은 어떤 치료를 받나요.

1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가 2차 치료 시 생존기간이 개선된다는 결과가 2010년에 확인됐습니다. 이에 2차 치료는 1차에서 사용하지 않은 약제로 항암화학요법을 진행합니다.

기존 표적치료제는 평균 생존기간을 11개월에서 약 13~16개월로 늘리지만, 전체 환자 대비 약 10%에 불과한 HER2 양성 환자에게만 적용된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2차 치료에서 사용 가능한 표적치료제를 파클리탁셀에 추가해 사용했을 때 효과가 증진됐는데, 1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의 평균 생존기간이 단독 요법 7.4개월이었지만 병용 시 9.6개월로 연장됐습니다. 1차 표적치료제와 달리, 2차 표적치료제는 모든 환자에게 적용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한림대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 장대영 교수
한림대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 장대영 교수​/사진=한림대성심병원 제공

-2차 항암치료 시 표적치료제는 어떻게 작용하나요?

암은 새로운 혈관(신생 혈관)을 만들어 영양분을 공급받는데 이 과정에서 다른 정상 장기는 위축되고 암이 상대적으로 커집니다. 보존적 2차 항암치료에 사용하는 표적치료제는 정상 혈관은 놔두고 암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신생 혈관을 억제해 암을 위축시킵니다.

-진행성 위암 환자들이 2차 항암치료를 받을 때 주의해야 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1차 치료에 실패하면 암이 더 심해지고 항암제 후유증이 남기 때문에 서양에서는 20~30% 환자만 2차 치료를 받습니다. 하지만 동양에서는 60~70% 환자가 2차 치료를 진행합니다. 이는 의료진의 경험이 축적돼 약제 이상반응을 최소화하고, 효과적인 치료제들도 도입돼 환자가 잘 견딜 수 있기 때문입니다.

2차 항암요법을 앞뒀다면 환자 상태, 연령, 동반 질환, 1차 항암제의 종류, 반응 정도, 질병진행 정도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환자가 장기 치료에서 부작용 가능성이 증가하고, 전신상태가 악화됐을 경우 독성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차 치료에서 쓰는 표적치료제는 상대적으로 독성이 낮아 기존 치료제와 병용해도 이상반응이 크게 증가하지 않습니다.

2차 치료 효과를 본 뒤에는 항암제 용량을 줄이는 등 조절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실제로 환자들이 2차 치료를 잘 견디고, 3차를 넘어 6차 치료까지 받는 경우도 있죠. 따라서 암이 진행됐더라도 낙심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이상반응이 나타나면 잠시 치료를 멈췄다가 다시 시작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상반응을 잘 숙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항암제 이상반응은 어떤 것이 있고, 어떻게 관리하나요?

A.약제 별로 이상반응이 다른데요. 말초신경독성이 있는 치료제는 손발을 따뜻하게 해야 합니다. 메스껍고 구토를 하는 치료제는 항구토제 치료를 하고 필요한 경우 영양수액을 투여해 관리합니다. 노년층이 심한 설사를 하면 탈수를 치료해야 합니다. 골수억제 기능이 있어 빈혈, 혈소판감소증, 중성구감소중이 나타나는 항암제도 있는데 숨이 차거나 어지러움, 멍이 잘 들거나 출혈, 발열 등이 날 수 있습니다. 이때는 혈액검사 후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진료 사진
우리나라에서는 의료진의 경험이 축적됐고 효과적인 치료제가 도입돼 60~70% 환자가 2차 치료를 진행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향후 위암 치료 전망을 어떻게 보시는지.

A.계속해서 치료 환경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항암치료를 받지 않은 진행성 위암 환자의 중앙생존기간은 3.7개월이었지만, 단독 항암제 요법으로 5~6개월, 복합항암화학요법으로 약 11개월로 늘어났습니다. 표적치료제를 병용하면 13~16개월로 개선됐습니다. 보존적 2차 치료의 경우, 항암치료를 하지 않았을 때의 중앙생존기간은 3개월, 단독 항암제 요법 시에는 평균 7.4개월, 표적치료제를 병행했을 때에는 9.6개월로 개선됐습니다. 그 결과, 위암의 5년 생존률이 20년 전 42%에서 최근에는 약 75%로 증가했습니다.

-환자들이 지켜야 할 예방 수칙 3가지가 있다면.

첫째는 식생활입니다. 맵고 짠 음식을 피하고 신선한 재료로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규칙적인 운동 습관과 수면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세 번째로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긍정적으로 살아야 합니다.

환자들이 주변 이야기를 듣고 무분별하게 자연 요법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는데 삼가야 합니다. 항암치료 시 항암제와 표적치료제 때문에 간과 신장은 부담을 받습니다. 여기에 건강을 생각해 녹즙 같이 농도가 진한 물질을 섭취하면 큰 무리가 올 수 있습니다.

-위암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암은 환자 수가 많아 재정 부담이 크기 때문에 효과가 입증된 신약이 보험급여를 받는 데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따릅니다. 특히 위암은 치료제가 적으므로 치료 혜택이 입증된 약은 빠르게 도입하고, 효과를 본 환자에게는 혜택이 빠르게 적용될 수 있도록 정책이 유연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습니다.

암은 국내 주요 사망원인입니다. 고령화와 함께 암 발병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암에 걸릴 수 있는 만큼 정부에서 급여기준을 검토할 때 중증 질환에 대해 부담을 줄여주고, 경증 질환에 대해서는 직접 의료비를 부담하는 비율을 늘려 많은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기를 희망합니다. 또 환자가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전문가들이 합의하고 각자의 전문분야를 살릴 수 있는 다학제 진료 시스템도 전국적으로 잘 정착됐으면 좋겠습니다.

한림대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 장대영 교수
한림대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 장대영 교수​/사진=한림대성심병원 제공

-장대영 교수는?

한림대의대를 졸업하고 현재 한림대 평촌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장대영 교수는 위암 임상진료지침 집필위원장을 역임하며 위암 임상진료지침 및 위암표준진료권고안 등 위암에 대한 다양한 진료지침 제작에 참여한 바 있다. 현재 대한항암요법연구회의 위암분과위원장을 맡은 위암 명의다. 최근 수술이 어려운 말기 위암 환자의 외래 시간 단축 및 생존기간 연장을 확인한 복합항암요법을 개발하여 전이성 위암 환자의 생존과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했다. 이외에도 의학팀 총책임자로서 학제간 융단종합연구팀에 참여해 최초로 노인 암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측정지표를 개발·발표하는 등 예후 개선을 넘어 삶을 돌보는 따뜻한 의사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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