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효 떨어질 수 있는데… '쪼갠 약' 처방 빈번

입력 2019.08.16 09:09

처방전 용량 따라 알약 잘라 포장… 가루 부서지고 코팅 안된 면 노출
용량에 민감한 약제, 효과 떨어져

약효 떨어질 수 있는데… '쪼갠 약' 처방 빈번
/신지호 헬스조선기자
감기 등으로 약을 처방받았을 때, 약 봉투를 살펴보면 반으로 쪼개진 알약(정제)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쪼개진 알약은 '분할 처방'된 약이다. 예를 들어, 10㎎ 용량 알약을 환자 상태에 따라 의사가 5㎎으로 분할 처방하면 약사는 알약을 절반으로 쪼개 포장한다. 쪼개진 알약은 주의할 점이 많지만, 분할 처방은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

분할 처방 약제는 약효가 저하될 수 있다. 성균관대 약대 하동문 교수는 "약사가 전용 절단기를 사용하지 않고 손이나 일반 칼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때 깔끔하게 절단되지 않고 울퉁불퉁해지거나 자르는 도중 가루가 떨어지면서 용량이 줄어들 수 있다"며 "와파린 등 일부 항응고제는 용량에 상당히 민감해 잘못 분할하면 약효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용 절단기를 사용했더라도, 약효 저하 우려가 있다. 알약은 보통 코팅돼 있다. 분할하면 코팅되지 않은 면이 공기에 노출되면서 산화해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당뇨병성신경병증 등에 사용하는 가바펜틴 제제가 대표적이다.

국내 정제 분할 현황은 어떨까? 최근 성균관대 약대 하동문 교수진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활용해 정제 분할 현황을 살폈다. 그 결과, 처방건의 15.58%는 분할 처방이었다. 성인이나 노인은 8~9%만 분할 처방을 받았지만 19세 이하는 절반 이상인 54%가 분할 처방을 받았다. 분할률이 가장 높은 약물은 천식·기관지염 치료제인 푸마르산포르모테롤(Formoterol fumarate) 40㎍ 제제로, 분할률은 89.94%였다. 소아나 청소년에게 분할 처방이 많은 이유는 약물 대부분이 성인 몸무게에 맞춰 개발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소아나 청소년이 자주 먹는 약물일수록 분할 처방이 많다.

하동문 교수는 "환자는 물론 의사도 분할 처방의 단점을 모르는 경우가 많고, 제약회사는 저용량을 만들지 않으면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환자 안전을 생각하면 분할 처방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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