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건강법] "어릴 적부터 심한 편두통… 밝은 빛·큰 소리, 적극 피하죠"

입력 2019.08.06 09:02

주민경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

"심한 두통 참지 말고 사세요. 약 잘 먹고 운동하면 좋아집니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주민경 교수의 말이다. 그는 자신이 편두통 환자라는 사실을 의대 2학년 때 의학 공부를 하면서 처음 알았다. 어릴 때부터 멀미가 심하고, 기름진 제사 음식을 먹거나 냄새만 맡아도 머리가 깨질 것 같이 아프면서 속이 울렁거렸다. 이런 날에는 밖에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누워있었다. 그러나 편두통은 한쪽 머리만 아픈 것이라고 생각해 의심을 안 했다. 나중에 깨달았지만 주 교수의 어머니도 편두통이 있었다. 주민경 교수는 "어머니는 멀미를 심하게 해 차를 잘 못 타셨고, 두통이 심할 땐 불을 끄고 깜깜한 방에 누워계셨다"며 "편두통은 유전적 소인이 있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주민경 교수
편두통은 빛, 소리, 냄새 등의 외부자극에 뇌가 과민반응을 해 뇌 혈관이 수축·이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머리가 맥박처럼 뛰는 통증이 4~72시간 지속된다. 주민경 교수는 "밝은 빛, 소리 같은 외부 자극에 예민하기 때문에 빛을 받으면 시야가 어둡게 보이는 특수 안경을 쓰고, 지하철을 탈 때는 귀마개를 착용한다"고 말했다.

편두통은 일상 생활에 제한을 받는 중등도 이상 두통이 나타나면서 구역감·체함·미식거림 같은 소화기 증상이 동반되는 특징이 있다. 주민경 교수는 "체하면 머리가 아프다는 사람의 90% 이상이 편두통 환자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편두통 환자들은 대부분 '신경성 두통' '스트레스성 두통'으로 잘못 알고 있다. 제대로 된 진단과 치료를 못받는 것이다. 2018년 대한두통학회 조사에서 편두통 유병률은 성인에서 16.6%나 되지만, 편두통 환자 중 평생 한 번이라도 의사를 찾아가는 비율은 33.6%, 편두통 치료를 규칙적으로 받는 비율은 16.6%에 불과하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주민경 교수는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주민경 교수는 "체하면 머리 아프다는 사람의 90% 이상은 편두통 환자"라며 "빛·소리 등 자극 피하고 매일 운동을 하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주민경 교수는 "편두통 약은 다양하게 있으므로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편두통은 치료약이 5종류, 예방약이 10~15종류가 있고, 올해 말에는 한 달에 한 번 맞는 주사제도 출시된다. 편두통을 유발하는 단백질 'CGRP'를 없애는 주사제이다. 주 교수는 "항CGRP 주사제를 맞으면 편두통 환자의 10~20%가 편두통이 소실되는 획기적인 약"이라고 말했다. 주 교수는 한 달에 한두 번 편두통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다. 주 교수는 "기분이 붕 뜨고 속이 미식거리는 등 편두통 조짐이 있으면 미리 약을 먹는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체중을 35㎏ 뺀 뒤 편두통이 많이 좋아졌다. 그는 "몸에 지방이 많으면 통증에 예민해진다"며 "매일 유산소운동과 근육운동을 한다"고 말했다.

편두통은 평생 관리해야 한다. 두통 일기를 써서 편두통을 유발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잘 파악한 다음에 이를 피해야 한다. 편두통의 주요 유발 요인은 밝은 빛, 소음, 냄새, 스트레스, 피로, 수면 결핍 혹은 수면 과다, 음주, 특정 음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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