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교수의 아이 마음 건강

10세 남아가 1시간 이상 지속되는 두통 때문에 병원에 왔다. 부모는 아이가 꾀병을 앓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두통이 있을 때에는 상당히 괴로워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언제 아팠냐는 식으로 멀쩡하기 때문이다. 차만 타면 멀미를 하고 기운이 없다고 하는 등 증상도 일정하지 않았다. “머리가 아파?”라고 물어보면 “머리가 아픈 건 아닌데, 어지럽고 힘들어”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요즈음 머리가 아픈 아이들이 많아졌다. 특히 초등학교 아이들 중에는 학업스트레스로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는 아이들이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 스트레스가 원인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모든 원인이 되지 않는다. 스트레스에 의한 긴장성두통도 있지만 뇌혈관이 예민해 오는 편두통도 아이에게 상당히 많다.
소아편두통은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의 10%에서 발견되지만, 어지럼증이나 무기력감이 동반되기 때문에 발견하기 쉽지 않다. 편두통이 있는 아이들은 이유 없이 자주 메스꺼움을 호소한다. 어지럽다, 눈부시다, 멀미할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한다. 소아편두통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게 되면 통증에 과민해지고, 한 달에 15일 이상 3개월간 두통이 지속되는 ‘만성 편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진단과 치료가 빠를수록 좋다.
소아편두통은 무엇보다 자극을 주는 원인을 피하는 생활 습관이 필요하다. 부모 역시 노력해야 한다. 아이에게만 일찍 자라고 하고 부모는 늦게까지 TV를 보는 것 같은 습관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탈수, 냄새, 시끄러운 소리와 밝은 빛 등이 있을 때 두통이 나타난다.
방을 어둡게 하고 잠들게 해주면 증세가 좋아진다. 초콜릿, 탄산음료, 땅콩, 쏘시지,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식품은 두통을 심하게 하므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아침을 꼭 먹어야 한다. 충분한 수분섭취도 도움이 된다.
두통에 도움이 되는 음식도 있다. 바나나는 마그네슘과 트립토판이 두통을 억제하며, 수박이나 오이는 수분이 풍부해 탈수로 인한 두통에 좋다. 파인애플 안에 들어있는 브로멜린과 버섯에 풍부한 비타민B2는 두통을 완화시키고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팥은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연어와 등푸른 생선은 오메가3는 항염효과가 있어 만성두통을 완화시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