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까지 위협하는 '무지외반증' 뼈 안 깎고 절개 없이 교정한다

입력 2019.06.12 09:38

무지외반증 최신 수술법

통증 방치하면 무릎·허리에도 문제 생겨
엄지발가락 30도 이상 휘면 '교정절골술'
중기 환자는 구멍만 뚫는 '비절개 절골술'
30분 만에 양발 수술, 재발률·통증도 적어

무지외반증
클립아트코리아
식당을 운영하는 박산옥(61·사진)씨는 1년 6개월 전에 무지외반증 수술을 했다. 직업 특성상 오래 서있거나 걸어야 하는데, 무지외반증 때문에 엄지발가락 부위가 돌출돼 피가 날 정도로 아팠다. 겉으로 보기에도 좋지 않아 한여름에도 샌들을 신지 못했다. 박씨는 수술을 결심했다. 일에 빨리 복귀해야 해서 양발의 무지외반증을 한 번에 교정하는 양측 무지외반증 수술을 받았다. 수술 3일 만에 퇴원을 하고 2주 후에 일을 다시 시작했다. 박씨는 "발이 보기 싫어서 튀어나온 부위를 잘라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수술 후 통증이 사라지고 예쁜 샌들도 신을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무지외반증 가족력 때문에 박씨의 여동생, 오빠, 딸까지 무지외반증으로 고생을 하고 있었다. 박씨의 소개로 여동생, 오빠, 딸이 모두 무지외반증 수술을 했다. 박산옥씨는 "30대 딸은 과거에 무지외반증 수술을 한 적이 있는데, 튀어나온 뼈만 잘라내 재발이 됐다"며 "엄지발가락 뼈를 회전시켜서 넣는 교정절골술을 다시 했다"고 말했다.

무지외반증, 40세 이상 65% 보유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2~5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는 질환이다. 엄지발가락이 시작되는 관절 부위가 튀어나와 신발에 닿거나 걸으면 아프다. 발 통증으로 족부 전문의를 찾는 가장 흔한 질환이다. 경기도 안산에서 시행된 역학연구에 따르면 40세 이상에서 무지외반증의 유병률은 64.7%이다. 이 중 13.2%는 중등도 이상의 변형을 보였다. 무지외반증은 환자의 63~68%가 가족력이 있다는 조사가 있다. 모계 유전되는 경향이 강하다. 하이힐 같이 볼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도 무지외반증을 유발한다.

연세건우병원 박의현 병원장이 환자에게 족부 질환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연세건우병원 박의현 병원장이 환자에게 족부 질환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방치하면 무릎·허리 다 틀어져

무지외반증은 단순하게 보면 안 된다. 발은 우리 몸의 기둥이라 발에 변형이 오면 통증 때문에 제대로 걷지 못해 발목, 무릎, 허리에 연쇄적으로 병이 생긴다. 연세건우병원 박의현 병원장은 "무지외반증이 있으면 엄지발가락 주위가 아파 발을 완전히 땅에 디디지 못한다"며 "정상적인 걸음걸이에서는 엄지발가락에 체중의 약 60%가 실려야 하지만 통증 때문에 검지·중지·약지 발가락 쪽으로 체중이 쏠리면 몸의 중심축이 바깥으로 쏠리면서 걸음걸이가 이상해져 무릎 관절염, 허리디스크 같은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무지외반증으로 발목 인대나 발목 관절이 손상되고, 발등 관절염이 생겨서 병원에 오는 환자가 많다고 박 병원장은 말했다.

통증 적어 양발 동시 수술 가능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휜 정도가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발바닥 염증을 없애고 무지외반증을 교정하는 보조기나 특수 깔창 등을 이용해 치료한다. 이런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변형이 계속 된다면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은 과거에는 보편적으로 뼈를 깎는 고통스러운 수술을 시행했지만, 요즘은 통증과 재발을 줄인 교정절골술을 시행한다. 교정절골술은 엄지발가락 뼈에 실금을 낸 뒤, 살짝 돌려서 안쪽으로 밀어넣고 나사와 핀으로 고정하는 수술이다. 교정절골술을 하면 재발률과 통증이 크게 줄어든다. 연세건우병원 조사에 따르면 교정절골술의 경우 재발률이 0.5% 미만이다. 또한 일반적인 무지외반증 수술은 통증 점수(VAS)가 7~8점이지만, 교정 절골술의 경우는 통증 점수가 2~3점이다.

휜 엄지발가락 뼈에 금을 내고 교정하는 무지외반증 수술.
휜 엄지발가락 뼈에 금을 내고 교정하는 무지외반증 수술.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박의현 병원장은 "수술 후 수술 부위에 진통제와 혈관수축제 등을 넣은 복합 약물주사를 놓으면 마취가 풀려도 통증이 크지 않아 환자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박 병원장은 "우리 병원의 경우 무지외반증 환자의 30% 이상이 양측 수술을 한다"고 말했다. 수술 시간은 30분 미만으로 짧고 통증이 적으며 핀과 나사 고정을 통해 수술을 튼튼하게 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설명이다. 한 발씩 수술을 하면 2~3개월 간격으로 수술대에 2번 올라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양측 무지외반증 수술에 대한 환자 요구도가 높다.

절개 없는 수술 도입… 회복기간 단축

일반적으로 무지외반증 수술을 할 때는 발을 4~5㎝ 절개를 한다. 최근에는 절개 없이 수술하는 기술이 도입돼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무지외반증 비절개 절골술'이다. 마치 복강경 수술처럼 엄지발가락 주변에 구멍을 3~4개 뚫어서 엄지발가락 뼈에 금을 내고 엄지 뼈를 밀어 넣은 다음에 핀으로 고정을 한다. 엄지발가락의 변형 각도가 20~30도인 중기에 해당하는 환자가 대상이다. 박의현 병원장은 "피부를 봉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덜 아프고 회복이 빠르다"며 "지금까지는 엄지발가락 변형 각도와 상관 없이 무조건 절개를 하고 수술을 했는데, 비절개 절골술이 등장하면서 환자의 치료 선택권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엄지발가락이 30도 이상 휜 사람은 기존처럼 피부를 절개한 뒤 교정절골술을 해야 한다. 박 병원장은 지난 1일에 세브란스 족부심포지엄에서 무지외반증 비절개 절골술에 대해 족부 전문의 대상으로 강의를 했다.

박의현 연세건우병원장 인터뷰

"최신 족부 치료 도입… '연구하는 병원' 만들 것"

박의현 연세건우병원장
“수술만 하는 병원이 아니라 최고의 치료 결과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는 병원을 만들겠다.”

연세건우병원 박의현 병원장의 말이다. 연세건우병원은 족부만 보는 의사가 6명이 있다. 대학병원에 족부 의사가 1~2명 있는 것과 비교하면, 전문성을 짐작해볼 수 있다. 그렇다보니 전국 각지에서 족부 질환자가 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무지외반증 수술은 2018년 기준 1만763건이 시행됐는데, 연세건우병원에서는 1672건이 시행됐다. 약 16%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수술 건수에만 집착하지 않는다. 현재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고대구로병원 교수진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환자 데이터 공유뿐만이 아니라 각 병원의 인재들도 상호 교류를 하고 있다. 박의현 병원장은 “다양한 족부질환의 최신 치료법 도입과 치료율 향상을 위한 연구를 선도적으로 하겠다”라고 말했다.

연세건우병원 족부전담팀은 지금까지 국내외 학회 및 SCI저널에 60편 이상의 논문을 게재했다. 6인의 의사는 세부 전문성을 가지고 족부변형치료팀, 내시경치료팀, 발목관절염팀으로 구성해 각자 파트에서 진단 및 치료를 하고 있다. 박의현 병원장은 무지외반증의 국내 권위자로 지금까지 교정절골술을 1만6000례 이상 시행했다. 대한족부족관절학회 국제위원, 대한정형외과학회 홍보위원을 맡고 있다. 주인탁 원장은 가톨릭의대 교수 출신으로 대한족부족관절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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