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첫 '장기 성적표' 나와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연구… 1차 단독 투여 시 5년 생존율 23%
"장기생존… 완치 가능성 보여줘" "큰 의미 두기엔 미흡" 의견 갈려

면역항암제의 첫 '장기 성적표'가 나왔다.

면역항암제를 투여한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됐다. 면역항암제는 인체의 면역 체계를 강화해 암 세포를 없애는 약제로, 기존 항암제와 비교해 부작용 없이 생존 기간을 늘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80%를 차지한다.

글로벌 제약사 MSD에서 진행 중인 자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펨브롤리주맙) 임상시험 결과, 다른 항암제로 치료를 한 경험이 없는 101명의 환자에게 면역항암제를 단독 투여했을 때 5년 생존율이 23.2%였다. 다른 치료 경험이 있는 449명의 환자에서는 15.5%였다. 특히 폐암 조직에서 특정 단백질(PD-L1)이 50% 이상 발현되면서 다른 치료 경험이 없는 27명의 환자의 생존율은 29.6%로 가장 높았다. 다만 PD-L1발현율이 1% 미만이면서 과거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는 5년 생존율이 3.5%까지 떨어졌다. PD-L1 발현율은 폐암 세포 100개 중에 PD-L1 단백질(바이오마커)이 발견되는 비율이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이대호 교수는 "기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 5%와 비교하면 생존율이 3~4배로 높은 결과"라며 "진행성 폐암에서도 면역항암제를 통해 장기생존, 즉 완치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라고 말했다.

그러나 임상시험 결과가 생각보다 흥미롭지 않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강진형 교수는 "같은 임상시험에서 면역항암제 3년 생존율이 37% 였던 2년 전 결과와 비교하면 2년 사이에 14%p 환자가 사망한 것"이라며 "면역항암제에 좋은 반응을 보인 환자는 장기생존을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에게는 효과가 있는 약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시험의 대상자가 적고, 면역항암제에 호전 반응을 보인 환자들만 추적하고 있는 연구이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큰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약의 효과를 제대로 증명하기 위해서는 키트루다를 일정 기간 쓰다 중단한 환자의 생존율과 키트루다를 일정 기간 이상 썼을 때의 생존율을 비교한 비교임상연구 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강진형 교수는 "모든 암환자에게 면역항암제가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임상연구 결과를 더 기다려야 정확한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면역항암제는 PD-L1 이 일정 기준 이상 발현되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2차 약제로 건강보험이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