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아이 앞에서 스마트폰 쓰는 부모인가요?

입력 2019.05.10 14:44

김영훈 교수의 아이 마음 건강

김영훈 교수 사진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영훈 교수/의정부성모병원 제공

아이 키우는 부모에게 스마트폰은 유용하다. 독박육아로 지친 일상에서 잠시 쉬고 싶을 때, 미뤄둔 집안일을 해야 할 때, 식당에서 아이가 시끄럽게 굴 때, 돌아다니면서 밥을 먹을 때 스마트폰 하나면 큰 소리 내지 않고 아이를 얌전하게 만들 수 있다. 스마트폰은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뿐 아니라 교육용 앱도 많다. 그러다보니, 아이의 두뇌발달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내심 자위하는 부모도 있다.

아이가 스마트폰을 좋아하는 이유는 신기하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화려한 색감에 움직이는 물체들, 좋아하는 캐릭터의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은 아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이는 심심할 때, 짜증날 때, 화날 때, 위로받고 싶을 때 언제든지 스마트폰으로부터 위안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자기조절력이 약한 아이들이 강한 자극의 스마트폰에 쉽게 빠져들고 중독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과다 사용은 아이가 한 가지 물건이나 행동에 집착을 보이거나 산만하고, 또래보다 말이 늦는 등의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과다 사용하면 우뇌가 담당하는 상황 전체를 보는 조망기능은 떨어지고, 자율신경계의 조절능력도 미숙해 교감신경을 흥분시킨다. 이는 정서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불안, 초조, 주의력 결핍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상호작용의 결핍으로 인하여 애착형성 지연, 분리불안장애, 사회성 발달 지연 등으로 이어진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 인한 반응성애착장애(RAD)가 문제가 되고 있다.

반응성애착장애란 부모와 친밀한 관계의 형성이 어긋나게 되어 아무에게나 강한 애착반응을 나타내거나 접촉을 거부하고, 적절한 사회적인 상호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병이다. 자폐스스펙트럼장애처럼 언어발달에서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눈 맞추기가 잘 이루어지지 않으며 마음 읽기에 실패해 사회적 관계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반응성애착장애 증상은 자폐스펙트럼장애와 매우 유사하지만 근본 원인은 다르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뇌의 문제로 타고난 질병이지만 반응성애착장애는 부모가 무심하거나 학대를 가할 경우, 특히 영유아기 때 부모와의 상호작용이 결핍된 경우, 디지털 미디어에 몰입한 경우, 과도한 조기 교육 등이 뇌의 정서회로 형성에 장애를 일으킨다.

스마트폰의 유해성을 알았다고 해서 당장 아이 손에서 스마트폰을 빼앗으려고 들면 안 된다. 오히려 아이의 반발심만 키울 수 있다. 만 2세 전에는 스마트폰 등의 디지털 미디어를 아예 접하지 않게 해주자. ​​만 2세가 넘었다면 1회 10분, 하루 3회 이내 식으로 제한해야 한다. 이미 스마트폰을 과도 사용하는 아이라면 점진적으로 사용 시간을 줄여야 하며, 부모 역시 아이 앞에서 사용하지 않거나 제한하는 모습을 보여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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