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저하 대신 '폭력성'… 전두측두엽 치매 아세요?

입력 2019.01.16 15:07

50대 후반에 비교적 일찍 발병

깨진 술병
치매 중 전두측두엽 치매는 비교적 이른 연령대에 발생하고, 초기에 기억력 저하보다 폭력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치매는 보통 기억력 저하가 주요 증상이다. 치매의 다양한 종류 중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 치매의 대표 증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기 증상으로 기억력 저하보다 충동조절을 못해 폭력성 등을 보이는 증상이 생기는 치매도 있다. '전두측두엽 치매'다. 전체 치매의 약 2~5%를 차지한다(대한치매학회 자료).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치매나 혈관성 치매가 아닌 '달리 분류된 기타 질환에서의 치매'로 매년 국내 약 3500명 정도가 치료받고 있다.

전두측두엽 치매는 이름처럼 전두엽과 측두엽 이상이 먼저 생긴다. 전두엽은 행동조절을 담당하고 측두엽은 언어를 이해하는 기능 등을 담당한다. 기억력을 담당하는 측두엽부터 이상이 생기는 알츠하이머 치매와 다르다. 또한 전두측두엽 치매는 발병 나이대가 어린 편이다.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의 발병연령은 45~65세이고, 보통 50대 말에 생긴다.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도 중기 이상으로 진행하면 기억력 저하 등 다른 인지 기능 장애도 나타난다. 대한치매학회 논문에 따르면 언어 장애가 생기는데, 자발적으로 말하는 양이 점차 줄고, 한 단어나 짧은 문장으로 대답한다. 동사에 대한 표현, 이해가 떨어지고 마지막 음절을 반복한다.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따라 하거나, 자신의 말한 단어나 구를 반복하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후에는 대소변을 아무 데나 보고, 의미 없는 웃음이 늘고, 식욕이 늘어나 통제가 안 돼 살이 찌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음은 삼성서울병원 정신과학 교실이 논문에 소개한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 사례의 일부다.

59세 여자 환자가 기억력이 떨어지고 실실 혼자 웃으면서 헛소리를 하는 것을 주소로 병원에 방문했다. 내원하기 1년 6개월 전부터 동네 아주머니들에 대한 얘기를 반복하면서 감정이나 말을 억제하지 못하고 상스러운 욕을 하는 일들이 종종 있었다. 증상이 심해져 집을 옮겨 큰아들 내외와 함께 살았는데 평소 탐탁지 않게 여겨온 큰며느리에게 욕을 많이 하고 시비를 부쳐 다툼이 잦았다.

전두측두엽 치매를 위한 공인된 치료 약물은 아직 없다.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도 알츠하이머병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고, 보통 행동증상을 조절하는 약을 쓸 수 있다. 환자의 공격성, 충동성, 비정상정 음식섭취 등을 완화하기 위해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를 쓰거나 심한 경우 항정신병 약물을 고려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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