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칼럼] 소아 염증성 장질환, 의료진과 적극 소통하며 치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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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진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얼마 전 엄마의 손을 잡고 진료실을 찾은 중학생 환아가 있었다. 아이가 평소 자주 설사를 하고, 심한 복통을 장기간 호소해 왔지만, 병원을 찾아도 단순 장염이나 신경성인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부모는 학업 스트레스로 예민해져서 그렇겠지라는 생각에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다가, 우연히 기사를 통해 염증성 장질환이라는 병명을 접하고 의심이 돼서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크론병이었다.

염증성 장질환은 소화관에 생기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보통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을 말한다. 최근에는 소아청소년 연령에서의 환자가 크게 늘고 있어 부모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들이 염증성 장질환을 앓게 될 경우 성인과 달리 특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성장 장애를 막는 것이다. 염증성 장질환 환아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는 부적절한 음식 섭취 및 식욕 부진으로 인한 만성 영양 결핍, 장에서의 영양 흡수 장애, 그리고 치료에 쓰이는 스테로이드가 있다.

염증성 장질환에는 스테로이드 사용을 최소화하고,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염증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종양괴사인자(TNF)의 과도한 작용을 차단하는 항TNF제제 등 생물학적 제제가 치료에 도입돼 널리 쓰이면서 스테로이드 치료의 대안이 되고 있다. 이는 염증을 줄이고 점막의 궤양을 치유하는 데 좋은 효과를 보인다. 필자를 포함한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이 참여한 연구에서 조기에 생물학적 제제와 면역억제제를 동시에 사용하는 '탑 다운' 치료가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과거 방식의 점진적 약물 치료에 비해 치료 효과가 훨씬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더불어 아이들은 아직 정신적으로 미숙하고 스스로 질환을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의사는 물론 학교, 학원 등 주변의 지원을 받는 일과 소통이 무척 중요하다. 부모들은 아이가 이상이 있을 때마다 상담이 가능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필자는 올해 초부터 SNS를 통해 소아청소년 염증성 장질환 환자와 보호자들과 소통하기 위한 채널을 구축했다. 평소 아이의 상태나 치료 방향 등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누다 보니, 환자 보호자들의 반응도 좋고, 치료 결과도 더 좋게 나타나 고무적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기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이지만 담당 의사를 믿고 치료뿐 아니라 식이, 생활습관까지 함께 상의하고 관리한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질환이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고 건강한 일상생활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우리 아이들이 모두 건강해지는 그 날을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