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환자 약 20% 중도 포기…치료법 발전하니 희망 가져야"

입력 2018.11.23 18:34

폐암 명의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강진형 교수

폐암은 국내 암 사망률 1위 질환이다. 또한 자각증상이 특이하지 않아, 말기에 처음 진단받는 환자가 많다. 실제로 폐암 환자 10명 중 4명은 암세포가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된 후에 첫 진단을 받는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때문에 폐암은 예방 뿐 아니라, 말기 치료와 관리법이 중요한 병이다. 폐암 명의인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강진형 교수를 만나, 폐암 말기 치료 및 관리법에 대해 물었다.

강진형 교수 사진
강진형 교수/서울성모병원 제공

Q. 다른 암과 비교해, 폐암은 말기에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런가요?
A.
증상 때문입니다. 기침이나 가래에서 피가 섞여 나오면 사람들이 깜짝 놀라면서 ‘폐에 문제가 있나보다’ 하면서 병원을 일찍 찾아갑니다. 보통 초기에 기침할 때 피가 섞여 나오려면 기관지나, 기관지와 가까운 폐 부위에 암이 생겨야 합니다. 그러나 모든 폐암이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통증도 없습니다. 폐 속에는 신경섬유가 없어, 암이 폐를 둘러싼 흉막을 침범한 정도가 돼야 통증이 나타나요. 다른 이유는 증상이 특이하지 않다는 겁니다. 감기나 폐렴과 증상이 비슷해, 자신이 폐렴인 줄 알고 몇 달 지내다 오는 환자도 있습니다. 지금은 흉부 저선량 CT가 대중화돼 조금 달라졌지만, 과거에는 X-ray 진단으로 조기에 잡아내기 어렵다는 점도 한 몫 했습니다. X-ray를 찍었을 때 심장이나 갈비뼈 음영과 형체가 겹치면 판별이 쉽지 않습니다.

Q. 폐암은 단계별로 치료법이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A.
폐암의 약 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 기준으로 살펴볼게요. 1~2기와 초기 3기 환자까지 방사선, 항암화학요법, 수술 치료를 합니다. 각 치료법은 단독으로 할 수도, 병행할 수도 있습니다. 더 많이 진행된 환자는 수술이 어렵습니다. 이때는 항암화학요법 또는 표적항암제 치료를 합니다.

Q. 표적항암제라고 하니 어려운데요. 일반항암제와 무엇이 다릅니까? 
A.
항암제는 암세포 발육이나 증식을 억제하는 약물입니다. 크게 세포독성항암제, 면역항암제, 표적항암제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세포독성항암제는 흔히 말하는 화학항암제입니다. 암세포 뿐 아니라 정상세포도 공격해 탈모 같은 부작용이 있습니다. 면역항암제는 체내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공격합니다. 다만 기대만큼 효과가 나오지 않고 있어 좀 더 고민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표적항암제는 암세포 신호 전달 체계를 방해해, 성장을 유전적으로 막습니다. 정상세포를 공격하는 세포독성항암제보다 부작용이 덜합니다. 
폐암 확진을 받으면 효과적인 항암제를 선택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합니다. 검사 결과 특정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면 해당 유전자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표적항암제 치료를 권합니다. 잘 알려진 대표 변이 유전자에는 아시아인 30~40%에서 관찰되는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이 있죠.

Q. 그럼 말기 환자는 처음 사용한 표적항암제만 계속 쓰면 되나요? 
A.
그러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EGPR 억제제를 사용하고 평균 1년 정도가 지나면 암세포에서 치료제에 대한 내성이 발생해 효과가 없습니다. 이에 따라 표적항암제도 계속해 발전했습니다. 특정 치료제에 내성이 생기면 다른 성분을 사용해 잡는 겁니다. 현재 1세대(게피티닙․엘로티닙 등)와 2세대(아파티닙 등)를 거쳐 3세대(오시머티닙 등)까지 나온 상황입니다. 1차 치료에서 1세대와 2세대 약물을 쓴 뒤, 내성이 생기면 3세대 약물을 씁니다. 

Q. 3세대 약물을 쓰는 의의는 무엇입니까? 
A.
과거 3세대 표적항암제가 나오기 전 상황을 볼까요. 내성이 발견되면 세포독성항암제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이때 많은 환자들이 치료에서 이탈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화학항암요법을 다시 받고 싶지 않다’ ‘삶의 질이 지나치게 떨어진다’는 이유입니다. 개인적으로 추산하면 15~20% 정도 될 정도에요. 아예 치료를 포기하는 거죠. 여기서 새로운 치료대안으로 나온 게 3세대 표적항암제입니다. 국내에서는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았습니다. 환자의 표적항암치료를 연장할 수 있게 되고, 환자의 치료 포기도 막을 수 있게 된 겁니다.


강진형 교수 사진
강진형 교수/서울성모병원 제공

Q. 허가 시기가 최근인데 효과를 믿을 수 있을까요. 
A.
최근 전 세계 16개 국가에서 환자 3014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에 참여했습니다. 그 결과, 제약사 임상 발표와 일관된 치료 효과 및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무진행 생존기간 평균 11개월). 또한 기존 약물은 뇌장벽을 통과하지 못해 뇌 전이에 대한 치료 및 예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3세대 약물은 뇌장벽 통과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확인했습니다.

Q. 약물 치료 이외에, 환자가 지켜야 할 습관이나 주의점은 무엇이 있습니까?
A.
특정 음식에만 의존하거나, 편식하는 식습관은 피해야 합니다. 모든 음식은 골고루, 규칙적으로 먹어야 합니다. 암 치료에 있어 규칙적인 식습관이 중요합니다. 
또한, 2차암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암 재발과 달리, 다른 장기에 새롭게 암이 나타나는 게 2차암입니다. 암을 다시 경험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미리 위험을 인지하고 조기에 발견하는 게 최선입니다. 폐암 경험이 있다면 2차암으로 두경부암, 식도암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폐암 위험 요인 중 하나가 흡연인데, 담배 연기가 폐 뿐 아니라 식도․코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때문에 정기적으로 식도위내시경이나, 이비인후과 검진을 하셔야 합니다. 

병원 치료는 포기하지 마세요. 몇 개월씩 산에 들어가거나 하는 식으로 병원 치료를 거부하다, 증상이 심해져 오는 환자를 종종 봅니다. 주치의와 상담해 올바른 치료를 받고, 함께 암을 이겨나가시길 바랍니다. 

강진형 교수는...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다. 가톨릭대 의대를 졸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자문위원, 대한내과학회 편집위원회 위원, 가톨릭대 의학전문대학원 지도교수, 대한항암요법연구회 데이터센터 센터장, 대한폐암학회 기획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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