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기운 모아… '뿌리'는 힘이 세다

입력 2018.10.22 09:32

흔히 채소라고 하면 녹황색 잎과 줄기를 떠올리기 쉽지만, 진짜 영양소는 뿌리에 숨어 있다. 식물은 흙 속 수분·영양분을 흡수하고, 일부를 뿌리에 저장한다. 당근·감자·우엉 등 뿌리채소에는 이 영양분이 가득하다. 그 자체로 영양소 덩어리인 셈이다.

◇각종 영양소의 寶庫… 산성화된 신체 중화시켜

당근에는 비타민A의 전구물질인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시력을 보호하고 면역세포를 생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감자에는 칼륨이 풍부해 나트륨의 배설을 촉진하고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우엉은 특유의 맛을 내는 이눌린 성분이 간의 독소를 제거한다. 무에는 소화효소 중 하나인 디아스타아제가 풍부해 음식의 소화율을 높이고, 장 속 유익균의 활동을 돕는다.

이런 뿌리채소 대부분은 약알칼리성이다. 자극적인 음식이 범람하는 요즘 더욱 유용하다. 산성화된 몸을 중화시킨다. 또한 식이섬유가 많아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해준다.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춰 혈액 건강에도 좋다.

◇채소 그 이상… 藥으로 쓰이기도

몇몇 뿌리식물은 영양소가 더욱 많아 채소가 아닌 약으로 쓰인다. 인삼·더덕·도라지·칡·백하수오·마·강황·황기 등이다. 더덕과 인삼은 특유의 쓴맛을 내는 사포닌이 주성분이다. 한방에선 더덕을 호흡을 돕고 기침을 멎게 하는 약재로 사용했다. 현대에 와선 더덕 속 이눌린 성분에 주목한다. 이눌린은 저칼로리의 다당류로 혈당 조절을 돕는다. 도라지 역시 폐 기능을 돕고 기침을 멎게 하는 데 효과적이다. 도라지의 플라티코디닌 성분이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없애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로부터 목이 쉬거나 아플 때 도라지를 차로 달여 마시는 민간요법이 전해진다.

칡은 혈액순환을 돕고 소화불량·변비에 좋다. 또,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를 돕는다. 단, 칡은 한의학적으로 찬 성질이라고 알려졌기 때문에 몸이 차가운 사람은 피해야 한다. 백하수오는 자양강장·원기회복에 좋다고 알려졌다. 마는 끈적거리는 물질인 뮤신이 위벽을 보호하고 단백질 흡수를 도와 소화가 잘 되도록 한다.

◇강황은 기억력 개선… 황기는 어린이 성장에 도움

몇몇 뿌리 식물은 그 효과가 연구를 통해 증명되기도 했다. 강황과 황기가 대표적이다. 생강과 사촌관계인 강황은 카레의 주성분으로 흔히 쓰인다. 예로부터 강황은 위장·간장의 기운을 높이고, 기억력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황 속 커큐민 성분이 핵심이다. 커큐민은 강황에서 노란색을 띠는 물질로, 뇌 신경세포의 회복을 돕는다. 실제 지난 3월 미국노인정신의학저널에는 '커큐민이 경도인지장애 노년층의 기억력·주의력·우울감을 개선한다'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황기는 무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이 전해진다. 세자들이 건강을 위해 챙겨 먹었다는 내용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소아백병(小兒百病·어린이의 모든 병)에 효과적이라고 적혀 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어린이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연구로 증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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