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칼럼] 고난도 척추질환, 포기하지 않으면 방법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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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우리들병원 회장
76세 이모(여)씨는 척추관협착증과 전방전위증이 심해2년 가까이 집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앉았다 일어설 때마다 허리와 엉덩이 통증이 심해 화장실 가기조차 힘들었고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아픈 날이 많았다고 한다. 국내의 내로라하는 대학병원들을 여러 곳 찾아다녔지만, 한결같이 "고령에다 골다공증이 심해 큰 수술을 견디기 힘들고,수술해도 나을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었다. 차선책으로스테로이드 주사와 신경성형술을 받았지만 소용이 없어마지막 희망을 걸고 우리들병원을 찾아왔다.

검사를 해보니 신경이 완전히 눌려 끊어지다시피 돼 있었고 뼈도 다 어긋나 있었다. 이런 경우 일반적으로 뼈를 갈아내고(laminectomy), 척추관절을 잘라내고(facetectomy), 디스크를 잘라내(discectomy) 척추관을 넓혀 뼈를 다시 재건하는 수술을 하게 된다. 크게 절개하는 수술이라 수술 시간이 오래 걸리고 출혈도 심하다. 그러나 최소절개 방식의 신기술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뼈를 자르지 않고 두꺼워지고 나빠진 인대를 들어내어 척추관을 넓히면 수술이 1시간 정도에 끝나고, 출혈도 최소화할 수 있다. 허리 중앙을 손으로 눌러보면 '가시돌기'라는 뼈가 만져지는데 바로 이 뼈 사이로 접근하면 뼈나 디스크를 잘라내지 않고도 통증을 일으키는 인대만 제거할 수 있다.

필자와 우리들병원 연구팀은 척추관협착증의 주 원인이 두꺼워진 여러 종류의 인대에 있다는 해외의 연구결과를 기초로 인대재건술을 개발했다. 뼈나 디스크를 잘라내지 않고 인대만 제거하면 척추관이 넓어져 요통도 신경통도 좋아지는 원리다. 의료진은 1차로 인대재건술을 통해 이씨의 협착된 신경을 되살렸고, 2차로 어긋난 뼈를 맞춰주는 척추뼈융합술을 시행했다. 배 쪽을 절개해 인공뼈를 담은 디스크 통을 삽입한 다음 다시 등허리 쪽에 구멍을 뚫고 젓가락으로 고구마가 익었는지 찔러보는 정도의 최소침습만으로 나사못을 박는 우리들병원만의 무수혈 최소절개 기술이다. 흔히 시행되는 뼈융합술은 등을 크게 절개해 피부를 열어젖히고, 뼈를 쳐내고, 신경을 건드리고, 쇠를 박는 방법이므로 과다 출혈과 수혈이 불가피하다. 의료진은 이씨의 연령과 건강상태를 감안, 두 가지 수술을 한꺼번에 하지 않고 두 번에 나눠서 수술함으로써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었다.

38세 박모(남)씨는 흉추 후종인대 골화증(인대가 뼈처럼 굳어져 딱딱해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병)으로 마비가 와서 걷기가 힘들고 대소변도 잘 못가릴 정도였다. 그런데도 대학병원에선 "수술이 쉽지 않다. 더 나빠지면 오라"며 박씨를 돌려보냈다. 척추 전문의 입장에서 볼 때 박씨 같은 환자는 흉부외과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다 수술 결과도 자신할 수 없는 '기피 환자'다. 자기 책임 하에 어떻게든 병을 치료해 주려기보다 손쉽게 돌려보내는 의사들이 종종 있는 것 같다. 마비가 점점 심해지는데도 방법이 없다고 하니 아직 젊은 박씨는 기가 막혔다. 인터넷을 검색해 흉추전문 수술팀이 있는 우리들병원을 찾았다. 유명 대학병원에서도 못한다는 수술을 우리들병원에 맡기는 것이 박씨로선 '모험'이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우리들병원에선 옆구리를 절개하고 들어가서 현미경으로 골화증이 진행된 병소를 제거하고 흉추를 재건하는 수술을 했다. 드라마틱하게도 수술 다음 날부터 마비가 풀렸는데 박씨가 고맙다고 여러 번 인사하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우리들병원의 특화된 최소침습 수술 기술은 유명 병원들도 꺼리는 고난도 척추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이런 기술이 더 많이 보급돼 모든 척추 환자가 허리를 펴고 사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