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식·커큐민… 식습관만 바꿔도 뇌 건강 '쑥'

입력 2018.09.10 09:56

뇌 건강과 식습관

나이 들면 깜빡깜빡하는 일이 많아진다. 뇌의 퇴행성 변화 때문이다. 이를 단순히 나이 탓으로 여기는 것 보다는 적극적으로 대처하며 뇌 기능 저하 속도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다. 뇌의 퇴행성 변화를 막는 방법은 적절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 암산이나 길 찾기 같은 뇌 자극 활동, 만성질환 관리, 충분한 수면, 활발한 사회활동 참여 등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쉽고도 확실한 방법은 '건강한 식습관'이다.

지중해식 식단과 커큐민 성분은 경도인지장애 노인의 기억력 개선에 도움이 된다.
지중해식 식단과 커큐민 성분은 경도인지장애 노인의 기억력 개선에 도움이 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지중해식 식단+커큐민, 뇌 위축 막아

건강한 식습관의 뇌의 퇴행성 변화 예방 효과는 실제 연구를 통해서도 증명됐다. 지중해식 식단이 뇌 위축을 막는다는 내용의 연구다.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학 연구팀은 치매가 없는 평균 66세 노인 4213명의 식습관과 뇌 상태를 비교했다. 총 389종류의 식품 중 어떤 것을 먹었는지 기록하게 하고, MRI(자기공명영상)로 뇌를 스캔했다. 그 결과, 채소·과일·유제품·생선·견과류·올리브오일 등 지중해식 식단을 많이 먹은 노인일수록 뇌 용적이 컸다. 가공식품을 주로 먹는 노인과 비교하면 뇌 용적의 차이가 2㎖ 났다. 연구팀은 "나이·성별·교육수준·흡연 여부에 관계없이 이런 경향이 일정하게 나타났다"며 "식습관 개선만으로 뇌 위축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라고 말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지중해식 식단을 잘 챙겨 먹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6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중해식 식단은 생선, 견과류, 제철과일·채소, 올리브유가 중심이다. 통곡물은 하루 3회 이상, 채소는 하루 1회 이상 먹는 것이 좋다. 견과류는 주 5회 이상, 베리류는 주 2회 이상, 두부나 콩류는 주 3회 이상, 생선은 주 1회, 가금류는 주 2회 섭취한다. 가공육·패스트푸드·튀김·치즈는 피하고, 요리할 때 버터나 마가린 대신 올리브유를 사용해야 한다.

카레의 주원료인 강황에 포함된 '커큐민'도 노인의 기억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올해 3월 미국노인정신의학저널에 '커큐민이 경도인지장애 노년층의 기억력·주의력·우울감을 개선한다'는 내용의 논문이 실린 뒤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에도 커큐민은 항염·항산화 효과 등으로 건강에 좋다고 알려졌었지만, 입자가 커서 체내 흡수율이 낮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UCLA 노화연구소 게리 스몰 박사는 커큐민 입자 크기를 줄여 흡수율을 28배 높인 '테라큐민'이라는 물질을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에게 먹도록 했다. 그 결과,  복용 18개월 시점에 기억력·주의력이 향상되고 우울감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 영상 촬영에서도 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질이 더 적게 축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래 씹을수록 뇌 활동 증진

무엇을 먹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먹는지도 중요하다. 음식을 되도록 오래 씹어 삼키면 치매를 예방한다. 씹는 행위 그 자체로 뇌로 가는 혈액의 흐름이 좋아진다. 또한 치아는 뇌와 신경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음식을 씹으면 뇌가 자극을 받아 뇌 활동이 증진된다.

실제로 영국 카디프대학 연구진이 노인의 치아 개수와 치매의 연관성을 조사했는데, 치아가 1~9개인 사람은 20개 이상인 사람에 비해 치매에 걸릴 확률이 81%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귀밑에서는 파로틴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은 혈관의 신축성을 높이고 백혈구의 기능을 활성화한다"며 "치아 개수가 많은 사람일수록 음식을 많이 씹고, 그만큼 호르몬의 분비가 왕성해진다"고 말했다.

◇과식, 기억력 손상 위험 2배 높여

과식·폭식 역시 피해야 한다. 이런 습관은 기억력 감퇴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특히 노인의 경우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요나스 게다 박사는 2012년 음식 섭취량이 많을수록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하루 음식 섭취량이 가장 많은 그룹은 일반적으로 섭취한 그룹에 비해 기억력 손상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폭식을 하면 혈당 수치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뇌에 영양분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치매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당뇨병이 아니더라도 공복혈당 기준 105~115㎎/㎗ 정도로 높으면, 건강한 사람에 비해 치매 위험이 10~18%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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