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 People_ 신희호 아모제푸드 회장
"외식업계 브랜드 수명은 보통 5년입니다. 소비자 입맛의 변화를 민첩하게 따라가야 살아남죠."
1990년대 패밀리레스토랑 '마르쉐' 열풍을 몰고 온 아모제푸드 신희호 회장의 말이다. 비록 마르쉐는 패밀리레스토랑 붐이 점차 사그라지면서 자취를 감췄지만 아모제푸드는 여전히 국내 컨세션 외식 사업(백화점·야구장 등 다중이용시설에 여러 브랜드를 입점시켜 식사를 공급하는 것) 분야에서 입지가 굳건하다. 올해 초에는 평창올림픽 강릉지역 식음시설을 총괄 운영했다.
◇식자재 우선, '퍼스트 앤 베스트' 염두
신 회장의 첫 번째 사업 성공 비결은 '스마일'이다. 신 회장은 "직원, 협력사, 고객이 모두 웃을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한 덕이 컸다"고 말한다. 두 번째는 '식자재 우선주의'다. 그는 마르쉐를 준비할 때 숙련된 셰프가 부족하다는 문제에 직면했다. 대신 재료의 질(質)을 높이자는 결론을 냈고, 국내 최초로 유기농 샐러드를 만들고, 원산지에서 직접 식재료를 공급받는 방법을 개척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아모제푸드는 지금도 식재료 질을 놓치지 않기 위해 자매사 '아모제푸드시스템'을 만들어 자체적으로 식재료를 공급받는다고 한다. 더불어 '퍼스트 앤 베스트(First & Best)'를 늘 염두에 둔다. 신 회장은 "계속 변화하는 고객 기호를 가장 먼저 감지해 사업화하는 '퍼스트', 해당 분야에 뛰어든 많은 기업 중 가장 잘해야 한다는 '베스트', 두 가지를 잊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그의 철학 아래 아모제푸드는 연매출 약 2500억원의 단단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인천공항, 서울 잠실야구장, 인천 문학야구장 등 국내 굴지 문화복합시설 내 사업권을 끊임없이 따냈다. 국내의 주요 국제행사 식음시설 운영기업으로도 지속해서 선정됐다. 신 회장은 "아시안게임 같은 국제행사에서는 많게는 하루 5만식을 서빙해야 하는데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다"며 "행사 후 관계자들의 평가가 좋았던 것도 큰 몫을 했다"고 말했다.
◇로드숍 늘리고, 트렌드 맞춰 변화
아모제푸드는 앞으로 컨세션, 로드숍, 가정간편식 총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발전시킬 예정이고, 특히 로드숍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아모제푸드는 'ARM(Amoje Recipe Management)'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그 동안의 레시피를 축적해왔다. 신 회장은 "이를 활용해 아모제푸드만의 차별화된 맛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그 간의 실패 경험을 통해 식재료의 질만큼 변화하는 고객 기호를 민첩하게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신 회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고객 기호에 맞게 새로운 브랜드나 음식의 콘셉트, 메뉴 등을 끊임 없이 창출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희호 회장 추가 질의 응답
Q. 어떻게 외식업에 뛰어들었나.
A. 친형이 호텔을 기획하면서 식당 운영 관련 일을 나에게 맡겼다. 당시 다른 회사를 1년 반 정도 다니고 있었는데 고민 끝에 같이 해보기로 했다. 마침 당시 '코코스' 'TGI 프라이데이' 같은 패밀리레스토랑 붐이 일었다. 관련해 고민하던 중 캐나다에 이민 간 친구가 토론토에 '마르쉐'라는 패밀리레스토랑이 있는데 평가가 좋다고 전해줬다. 이후 여러 검토를 거쳐 마르쉐를 우리나라에 들여오기로 결정, 그 뒤로 2년~2년 반이 지나 한국에 마르쉐를 오픈했다. 다점포를 열기 위한 여러 기술이 필요했을뿐더러 레시피를 새로 만드는 것도 쉽지 않아 마르쉐를 들여오는 것에 여러 장점이 있었다.
Q. '마르쉐' 폐점을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다.
A. 오히려 마르쉐가 지금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활기찬 매장 분위기가 오감을 만족시킨다. 고객에게 식자재를 직접 보여주고 요리하는 모습까지 보이면서 '신선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레스토랑 내에 여러 개 섹션이 있고, 섹션마다 다른 음식 맛을 내야 해서 직원이 많아야 하고 관리가 쉽지 않았다. 이것을 폐점 원인 중 하나로 본다.
Q. 회사 이름 ‘아모제’ 뜻은 무엇인가.
A. 순수 우리 말로 '아모'는 '아무'의 고어다. '제'는 '때'를 뜻한다. 언제나 고객을 맞을 준비가 되어있고 항상 그 준비의 마음을 잊지 않겠다는 우리의 다짐이다. 집사람의 국어 선생님이 지어줬다.
Q. 아모제푸드 브랜드의 특징이 있나.
A. 우리는 한식보다 양식에 강하다. 아직 로드숍은 거의 없고 유통 쪽에 힘을 쏟고 있다. 앞으로는 로드숍도 늘릴 계획이다.
Q. 아모제푸드 음식의 맛의 차별점이 있나.
A. ARM(Amoje Recipe Management) 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가 만든 레시피를 축적하고 있다. 여기에서 나오는 우리만의 노하우를 활용한다. 무조건 좋은 식자재를 쓴다는 점도 특징이다.
Q. 직접 맛에 대한 평가를 하기도 하나
A. 시식회에는 100% 참석하지만, 내 의견을 되도록 공적으로 발표하지 않으려고 한다. 문제가 있거나 고칠 부분이 있으면 본부장한테 이야기하는 과정을 거친다.
Q. 평창 올림픽에서 식음시설을 운영했다.
A. 식음시설이 네 군데로 구분됐는데, 우리가 맡았던 곳은 실내경기장이라서 관객 수가 많았다. 많으면 하루 5만식, 총 170만식을 서빙했다. 다행히 잘 끝냈다.
Q. 국제 행사에서 계속 사업권을 따내고 있다. 어떤 면 때문인가.
A. 단기간에 하는 행사를 많은 인원이 동원돼서 해낼 수 있나, 많은 식사를 문제 없이 해결할 수 있나를 본다. 쉽지 않은 일이다. 올림픽 등에서 잘했는지 관계자들이 서로 평가한 것도 반영이 된다.
Q. 어려운 시기는 없었나?
A. 재작년까지 2~3년 어려운 시기였다. 저가 한식부페 붐이 일면서 우리는 양식부페 '엘레나키친'을 만들었다. 컨세션을 통해 많은 경험을 쌓았고, 이탈리아식도 자신있었다. 백화점과의 유통 관계망이 잘 형성돼있어 점포를 확 늘렸는데 뷔페 붐이 그렇게 금방 사그라질지 몰랐다. 출점을 많이 해놨는데 영업이 잘 안 되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
Q. 마지막으로, 직원들을 웃게하는 '스마일'을 성공 비결 중 하나로 꼽았다. 어떻게 실천하나.
A. 아침을 거르고 출근하는 직원들을 위해 빵, 씨리얼, 커피 등을 준비한다. 커피 중에서도 우리가 좋다고 평가하는 커피를 갖다놓는다. 회사에 있는 '테스트 키친(Test Kitchen)'의 한 부분이 직원 식당인데, 맛있다고 유명한 YG엔터테인먼트 회사 식당 못지않게 맛이 좋다고 자신한다. 매년 1월에는 회사에서 스키캠프를 가고 10월에는 마라톤 대회를 한다. 끝나면 시상을 하고 함께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든다. 직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회사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