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약 시간 왜 못 지켰나' 작은 실수 공유해 큰 사고 막는다

의료 현장_ 순천향대학교 부속 부천병원 '환자 안전 관리'

병원은 환자의 건강을 지키는 곳이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환자의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하는 곳이 있다. 이 병원은 의료기관인증 제도가 시작되기 전부터 병원 자체적으로 환자 안전에 대한 시스템 구축 및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의 얘기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응진 병원장은 "우리 병원의 설립 이념은 '인간 사랑'이다"라며 "환자가 가장 안전한 병원을 만드는 게 설립 이념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최근 환자 안전 활동과 관련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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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 부천병원 원장단과 QI팀은 환자 안전을 위해, 매주 수요일마다 병원을 돌며 시설·장비를 점검하거나 의료진·환자와 대화한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순천향대 부천병원, 환자 안전 관리 최우수 사례 병원

2016년 7월부터 전국의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에서는 ▲환자 안전 위원회가 설치돼야 하고 ▲환자 안전 전담 인력을 고용해 안전 사고를 자체 점검하는 등 환자 안전 보고 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는 내용의 환자안전법이 시행되고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QI팀 박선경 팀장은 "의료진이 아무리 질병 치료를 잘 하더라도, 한 순간에 실수가 생겨 환자에게 해가 가는 일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재작년 정부 차원에서 환자 안전에 관한 법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에서는 2004년부터 환자의 안전과 관련된 사항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전담 팀이 꾸려졌다. 처음에는 의료진 등 병원 직원을 대상으로 환자 안전에 대해 교육하는 수준이었다가, 점차 그 대상이 확대돼 지금은 환자와 보호자에게도 안전과 관련한 교육을 실시한다. 지난달 보건복지부 주최,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주관으로 열린 '환자 안전 활동 우수 사례 공모전'에서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최우수 사례 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아는 것에만 대답하기 ▲본인 확인 철저히 하기 등을 알리기 위해 병원 원장단과 교직원 80명이 본관 1층 로비에서 플래시몹을 실시하는 등 환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안전을 스스로 지켜야겠다는 인식을 제고시킨 결과다.

◇환자 위해(危害) 사건 줄어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전 직원이 환자 안전 관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신응진 병원장은 "관련 부서에서만 환자의 안전을 관리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며 "병원 내의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가져야만 환자에게 일어나는 여러 불의의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매주 수요일마다 병원장, 부원장 등이 환자 안전을 전담하는 QI팀 담당자와 함께 병원 곳곳을 둘러본다. 시설이나 장비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고, 의료진과 환자들을 만나 사고가 일어날만한 사안에 대해 논의한다. 예를 들어, 응급실 구역 화장실에서 낙상 사고가 발생했다면 그 곳에 직접 찾아가 환자에게 낙상을 조심하라는 주의를 충분히 줬는지, 낙상 대처법을 교육했는지 확인한다. 환자에게도 실제로 위 내용을 교육받았는지 묻고, 받았다면 왜 낙상 사고가 발생했는지 다른 원인을 분석해 개선한다. 병원에 구비돼 있는 신발이 미끄러웠다면 신발을 교체하고, 손잡이가 부족했다면 손잡이를 설치하는 식이다.

QI팀은 매달 각 부서에서 일어난 '실수'에 대해서도 보고받는다. "입원 환자에게 오후 2시에 항생제를 투여했어야 하는데 시간을 지키지 못 했다"는 보고가 들어오면, 왜 지키지 못 했는지, 어떻게 해야 그 시간을 더 잘 지킬 수 있는지 등에 대해 관련 부서장과 논의하고 개선책을 마련한다. 다른 일정이 있어 투약 시간을 놓쳤을 경우 일정을 조정하는 식이다. 박선경 팀장은 "우리 병원은 실수를 더 나은 체계를 마련하는 계기로 여기는 분위기"라며 "그 덕분에 근접오류 보고 건수는 2016년 89%에서 올해는 95%로 늘고, 환자에게 해가 가해진 위해사건의 수는 11%에서 5%로 줄었다"고 말했다. 근접오류란 환자 안전 사고의 가장 낮은 단계다. 환자가 단순히 넘어지는 데 그치면 근접오류, 넘어져서 피부가 찢어지거나 뼈가 부러지면 위해사건이다. 근접오류가 발생했을 때 내부적으로 덮어두고 '쉬쉬'하는 분위기가 환자 안전에는 독(毒)이라는 게 박 팀장의 설명이다.

◇환자 스스로 자신의 안전 지켜야

병원에 들어왔을 때부터 나갈 때까지 안전하려면 환자 스스로도 안전을 지키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박 팀장은 "의료진이 알아서 해줄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의사가 손을 씻지 않으면 지적하는 등 안전에 관한한 적극적인 환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환자가 알아야 할 사항이 적힌 리플릿을 나눠 배포하고, 관심을 높이기 위한 뽑기 이벤트, 구급상자 증정 이벤트 등을 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