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제 '암=불치병'이라는 그간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국립암센터)가 발표한 2015년 국가암등록통계자료를 보면 2011~2015년 발생한 암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70.7%로, 10년 전인 2001~2005년에 비해 16.7%p나 증가했다.
암 치료율이 높아지기까지 항암제의 역할이 컸다는 점은 많은 의료·제약인들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더 나아가 필자는 항암제야말로 신약 개발의 가치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한 항암제는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암의 치료율을 높일 수 있었고, 이는 삶의 질 개선, 수명 연장이라는 신약개발의 가치를 여실히 보여줬다.
하지만 알려진 바와 같이 신약 개발은 연구 개발 과정부터 상용화 단계까지 수많은 위기가 찾아온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의하면 1985년 평균 4억달러였던 신약 개발을 위한 투자 비용이 1990년대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로 크게 상승했고, 2000년 이후 26억달러(약 3조원)까지 증가했다. 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 허가 건수는 1996년부터 2004년까지 매년 36개였던 데 비해 2005년부터 2010년까지는 연 평균 22개로 감소했다.
제약사들은 이러한 상황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항암제의 등장이 인류의 긴 숙원이었던 암 정복을 기대할 수 있게 했듯이, 신약 개발이라는 발명 활동을 통해 인류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는 것이 제약사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MSD는 이 같은 생각으로 비즈니스 상황과 상관없이 매년 매출의 4분의 1가량인 약 10조9000억원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또한, 면역항암제 한 품목에만 700여 개의 임상을 동시에 진행해 신약의 가치를 규명하고, 환자에게 그 가치를 전달 할 수 있도록 전념하고 있다.
우리는 암을 비롯한 수많은 질병 속에서 살아간다. 그럼에도 우리 인류가 과거보다 건강한 모습으로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데에는 여러 질환과 해결 방안을 연구하는 의료진, 과학자 그리고 제약업계에서 일하는 여러 부서의 직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제약사들은 '삶을 위한 발명'을 통해 인류의 보다 건강한 삶에 기여한다는 사명을 새기며, 아직 해결되지 않은 여러 질환에 대한 과학적 호기심, 탐구 그리고 열정을 멈추지 않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