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발생, 교육 방식과 상관없어…뇌 문제로 생깁니다”

입력 2018.04.30 11:34   수정 2018.04.30 15:00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정신질환 명의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김붕년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김붕년 교수
사진=서울대병원 제공(김붕년 교수 프로필 사진)

ADHD(주의력 결핍․과잉행동장애)는 소아 10명 중 1명이, 청소년 100명 중 7명이, 성인 100명 중 4명이 겪는 질환이다. 소아·청소년은 단순히 ‘산만한 아이’라고 생각하거나, 성인은 ‘덜렁거린다’고 착각해 ADHD인 줄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소아·청소년의 경우 병원에 가지 않고 부모가 ‘가정에서 잘 지도하기만 하면 나을 수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ADHD는 어떤 질환일까? 사람들이 착각하기 쉬운 ADHD 특징에 대해, ADHD 명의로 알려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붕년 교수에게 물었다. 


Q. ADHD는 왜 생기나요?


A. ADHD 환자의 뇌를 MRI로 확인하면, 전두엽 부분 이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뇌의 문제란 소리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릴 때 부모의 양육이나 교육에 문제가 있어서 ADHD가 생긴다고 착각합니다. 그러나 많은 연구를 통해, ADHD는 대부분(80%) 유전자에 의한 뇌 기능 차이로 생긴다고 확인했습니다. 


Q. 흔히 ‘산만하다’고 여겨지면 ADHD를 의심하는데요, 다른 증상도 있나요?


A. ADHD는 단순히 산만한 증상만 있는 게 아닙니다. 충동적이거나 공격적인 모습, 우울한 모습 등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이 병은 증상에 따라 크게 ‘혼합형’과 ‘주의력결핍형’으로 나뉩니다. 혼합형은 과활동성과 충동성이 함께 나타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ADHD 증상과 비슷합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거나, 어떤 일을 참지 못하고 공격성을 보이거나 하는 식이죠. 반면 주의력결핍형은 ‘조용한 ADHD'로 불립니다. 가만히 혼자 손만 꼼지락대는 등 주의집중만 안 되는 편입니다. 


Q. 성인은 ADHD가 왜 생기나요?


A. 성인에게 갑자기 ADHD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ADHD인데 치료가 안 되거나, ADHD인 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입니다. 소아 ADHD 환자 50% 가량은 성인 ADHD로 진행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또한, 지능이 높은 일부 ADHD 환자들은 초등학교, 중학교때 ADHD인줄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단순한 과제는 주의집중을 안 해도 금방 해결하기 때문입니다. 학년이 올라가고 복잡한 과제를 하게 되면서 증상이 서서히 보이게 됩니다.


Q. 성인은 소아와 증상이 다를 것 같은데요.


A. 다릅니다. 어느 정도 사회화를 거치면서, ‘이런 행동을 하면 안된다’는 걸 습득한 상태라 그렇습니다. 그래서 충동성이나 공격성이 부주의성으로 바뀌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직장인이 5분마다 책상에서 일어나거나, 1시간 내내 손가락만 만지긴 어렵겠죠. 성인 ADHD 환자의 몇 가지 대표 행동이 있습니다. 먼저 스스로 계획하는 걸 잘 못합니다. 데드라인을 지키지 못해요. ADHD 환자는 충동적입니다. 그때그때 자기 기분에 따라 내키는 걸 하려고 하지, 계획에 맞춰 움직이는 일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식당에서 줄 서는 것도 싫어합니다. 맛집을 줄 서서 기다리기 힘들어하는 것과, 자동차 사고를 많이 낸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강한 자극에 약해, 술․도박․게임 등에 중독되는 경우도 있고요. 분노조절장애를 겪는 성인 ADHD 환자도 많습니다. 성인 분노조절장애 유병률이 2~3% 정도인데, 이는 ADHD 유병률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Q. 치료는 어떻게 합니까?


A. 약물치료가 기본입니다. 소아,청소년 환자의 부모는 훈계를 통해 ADHD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겁니다. 뇌 문제를 훈계로만 바로잡긴 어렵습니다. ADHD 약물을 복용하면 전두엽 및 전두엽과 관련된 뇌 네트워크가 활성화됩니다. 환자의 70% 정도가 약물에 반응합니다. 약물 치료를 1년 정도 한  뒤,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살펴 약을 줄이거나, 끊거나 합니다. 약물치료와 함께 인지행동치료도 해야 합니다. 소아,청소년 환자는 부모 교육도 함께 진행해야 합니다. 아이가 반항하려는 뜻으로 그러는 게 아니라, 집중이 잘 안 되는 상황인데 무작정 혼내고 감정적으로 대하면 우울증이나 품행장애 등 다른 문제 상황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Q. 약을 안 먹으면 안 되나요?


A. 되도록 약을 먹길 권합니다. 단, 환자의 30% 정도는 약물에 잘 반응하지 않습니다. 이때는 인지행동치료를 중점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리고 증상이 심하지 않고, 우울증이나 폭력성이 거의 없는 ADHD 환자는 필요할 때 간헐적으로만 약물을 쓰기도 합니다. 성인이라면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일을 하지 않고 단순 작업을 한다거나, 학생이라면 공부 대신 다른 적성을 찾은 경우에 해당합니다.   


Q. 스스로 ADHD임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A. 병원을 찾아 검사하는 게 우선이지만, 판단에 도움을 줄 만한 의심 행동이 있습니다. 소아나 청소년은 부모가, 성인은 부인 등 가족이 판단하는 게 객관적입니다. 성인의 증상은 앞에서 설명을 했으니, 소아나 청소년을 살펴볼 수 있는 문항을 알려드리겠습니다<표 참고>. 총점이 18점 이상이면 ADHD가 의심되며, 정밀 검사가 필요합니다. 

소아 및 청소년 ADHD 체크리스트. 총점 18점 이상이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김붕년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서울대학교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대외협력이사를 맡고 있다. 주요 진료 분야는 주의결결핍장애, 자폐스펙트럼, 기타 발달장애, 조현병, 품행장애, 틱장애, 투렛증후군, 기분장애, 조울병, 인터넷.게임중독, 학습장애, 수면장애 등이다. 아이들의 신경 발달 관련 문제들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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