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파기기, 심장·맥 부근 피해야 상처있는 손발, 파라핀 쓰면 안돼 사혈기 채혈침은 일회용으로 사용 부인과 질환, 상담 후 좌훈기 써야
안마기·저주파기기 같은 개인용 의료기기가 많이 나와 있다. 십여 년 전만 해도 가정 상비 품목으로 혈압계·혈당계 같은 기본적인 의료기기만을 구입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건강 관리에 관심이 늘면서 여러 종류의 의료기기를 구비해놓은 가정이 많다. 의료기기는 주의사항을 잘 지키지 않으면 효과를 제대로 못 보거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개인용 의료기기 중에서도 '인기 품목'을 모아 효과 및 주의사항에 대해 알아봤다.
온열매트, 저주파기기 등 개인용 의료기기를 구비해 놓은 가정이 많다. 이런 의료기기는 사용법을 잘 숙지한 뒤 써야 효과를 제대로 본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안마기=안마기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용 진동기'로 허가를 받는다. 의료용 진동기는 경미한 근육통을 완화하는 효과를 낸다.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강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이용해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맞춰서 사용하면 된다. 의료용 진동기는 진동하는 부분을 피부에 직접 닿게 해서 쓰면 안 좋다. 피부에 지속적으로 자극이 가해지면 붉게 변하거나 따가움을 느낄 수 있다. 을지병원 재활의학과 최효선 교수는 "봉와직염·림프염·정맥염 같은 감염질환자,근골격계 외상 환자 등은 안마기를 사용하면 질병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쓰지 말아야 한다"며 "암 환자도 암이 있는 부근에 안마기를 쓰면 암세포가 퍼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주파기기='개인용 저주파 자극기'가 정식 품명이다. 통증이 느껴지는 신체 부위에 패치를 부착한 후 약한 저주파를 흘려 보내 통증을 줄이거나 근육을 풀어주는 의료기기다. 무릎, 어깨, 팔 등에 사용할 수 있지만 심장 부근, 목의 정동맥 부근(귀 아래 맥박이 느껴지는 곳), 후두 부근(목 앞쪽)에는 붙이면 안 된다. 맥박이 불규칙해지거나 실신하거나 후두 경련 등이 올 수 있다.
▲온열매트='개인용 조합 자극기' 등으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다. 최효선 교수는 "온열매트나 핫패드에서 나는 열이 근육의 통증을 완화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해준다"고 말했다. 온열매트를 깔아놓고 그 위에 눕거나, 통증이 있는 부위를 온열매트로 덮는 식으로 사용한다. 온열매트를 쓸 때는 저온 화상을 주의해야 한다. 43~45도로 비교적 낮은 온도여도 장시간 쓰면 피부가 붉게 변할 수 있다.
▲적외선기기=적외선의 열을 이용해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기기다. 관절통, 복통 등 여러 증상에 쓸 수 있다. 다만, 부종이 있는 부위와 당뇨발에는 쓰면 안 된다. 부종이 심해지고, 당뇨발의 경우 감각이 저하돼 온도 조절을 못 해 화상을 입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파라핀욕조=손발의 통증을 완화해주는 의료기기다. 고체 파라핀을 전용 통을 이용해 데워 액체로 만든 다음 손이나 발을 1~2초간 넣었다가 빼내면 파라핀이 굳는다. 파라핀의 열로 손·발의 체온을 올려 혈액순환이 잘 되게 해준다. 다만, 피부질환이 있거나 당뇨병 환자는 온도 변화에 둔감하기 때문에, 화상을 입을 위험이 있으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최 교수는 "손발에 상처가 있을 때에도 감염 위험이 있으므로 사용하지 말라"고 말했다.
▲부항기=혈액순환을 개선하는 기기다. 지압이 양압(陽壓)을 이용한다면, 부항기는 음압(陰壓)을 이용해 몸에 자극을 준다.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이승훈 교수는 "부항기는 오래 하면 피부가 자극을 받아 물집이 생길 수 있다"며 "한 번에 3~5분 정도가 적당하고, 매일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사혈기=채혈침으로 피부를 찔러 피를 내고, 채혈기로 피를 짜내는 의료기기다. 혈액순환 개선에 효과가 있다. 이승훈 교수는 "사혈이라고 하면 죽은 피를 많이 뽑아내야 한다고만 생각한다"며 "가정에서 사혈기를 쓸 땐 피를 뽑아낸다기 보다는 미세한 상처를 준다는 느낌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육에 난 미세한 상처가 세포를 재생시키고, 혈관에 생긴 작은 염증이 혈액순환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채혈침은 반드시 일회용을 써야 하고, 목욕탕 등 습한 곳에서 하면 안 된다. 감염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좌훈기=증기를 이용해 항문 주변의 혈액순환을 개선해주는 의료기기다. 좌훈기는 다른 대부분의 의료기기들과 달리 피부 점막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므로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 이 교수는 "항문 질환이나 부인과 질환이 있다면 의료진과 상담한 후 사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또, 한약재를 이용하는 기기인 만큼 사용상 주의사항을 반드시 숙지하고, 전문가에게 조언을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의료기기란?
비슷한 제품이라도 의료기기로 허가받은 게 있고, 공산품이 있다. 의료기기는 공산품과 무엇이 다를까.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관계자는 "질병을 진단·치료하거나 증상을 경감·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때 의료기기로 분류한다"고 말했다. 의료기기로 허가 받으려면 이런 효과를 입증하는 실험 결과 등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면 식약처에서는 신체에 침습·접촉하는 정도에 따라 등급을 나눠 허가를 해준다. 가정에서 쓰는 개인용 의료기기는 대부분 1~2등급으로, 몸에 직접 접촉하지 않거나 접촉하더라도 위험성이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