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ADHD 바로알기 ⑥] 같은 실수 과도하게 반복, 성인 ADHD 의심해야

서정석 충주 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서정석 충주 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진=충주 건국대병원 제공

직장인 김모(27)씨는 대학 졸업 후 벌써 회사를 두 번 바꿔 세 번째 직장에 출근 중이다. 첫 번째 직장은 잦은 지각으로 평가가 좋지 못해 그만두었고, 두 번째 직장에서는 지각은 하지 않았으나 업무 해결을 따라가지 못해 5개월 만에 그만두었다. 어렵게 다른 직장을 구하기는 했지만 출근 일주일째 벌써 두 번이나 지각했다. 인수인계를 받는 시간에는 자꾸 다른 생각이 겹쳐 곤욕스럽기만 하다. 김씨 같은 생활 방식을 보이는 것이 자칫 개인 성격상의 문제로 보일 수 있는데, 이들은 사실 성인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환자들의 주요 증상이다.

◇성인 ADHD, 주의력 결핍과 충동성이 주요 증상
ADHD는 과잉행동, 주의력 결핍, 충동성 등 3대 핵심 증상이 있고, 이 증상은 생애주기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발현된다. 가령 소아청소년기에는 과잉행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만 나이가 많아질수록 과잉행동을 줄어드는 반면 주의력 결핍과 충동성은 지속되는 경향을 보인다. 성인 ADHD 환자는 회사에서 상사로부터 업무지시를 받는 상황에서도 집중하지 못해 다른 생각을 하거나, 일의 체계를 세우고 계획성 있게 실천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또 중요한 업무를 시작했지만 끝맺는 데 어려움을 느끼며 약속 시간도 잘 지키지 못한다. 이렇다 보니 남들보다 야근을 많이 하지만 성과는 없고, 잦은 지각으로 인한 상사와의 갈등이 생겨 우울감을 느끼기도 한다. 게으르거나 무능력한 사람으로 비난을 받고, 이 같은 갈등과 오해를 참다가 감정을 한 번에 폭발해버리면서 충동적이라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단순히 성격이 산만해 보이고 집중력이 약하다고 하여 ADHD로 진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었거나 이로 인해 실질적 업무 능력과 대인관계 손상이 지속된다면 성인 ADHD를 의심해봐야 한다.

◇ADHD, 더 이상 소아청소년의 질환 아니야
흔히 ADHD를 소아청소년기 질환으로만 알고 있지만 ADHD 진단을 받은 아동 중 절반 이상은 성인기까지 증상이 계속된다. ADHD는 아동과 청소년기에 국한된 질환이 아닌 전 생애를 거쳐 지속되는 신경정신질환이다. 소아청소년 ADHD와 성인 ADHD의 차이점은 실질적 문제에 부딪혔을 때 증상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소아청소년기에는 ADHD 증상으로 인한 문제 행동이 두드러지다 보니 가정, 사회에서 빠른 진단과 치료가 이뤄진다. 하지만 성인의 경우 증상을 단지 성격상의 문제로 치부하고, 질환에 대한 낮은 인식 탓에 진단이 어렵다. 그렇다 보니 인간관계, 업무 비효율로 겪는 좌절감이 실질적으로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지게 된다.

◇전문의를 통한 올바른 진단과 치료로 충분히 극복 가능
성인 ADHD는 실질적인 기능저하로 인해 개인적이나 사회·경제적으로도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성인 ADHD의 경우 방치 시 우울증 등의 우울장애가 동반될 확률이 매우 높아 정확한 진단과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다행히 성인 ADHD는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진다면 증상 호전이 좋은 질환 중 하나다. 성인 ADHD의 1차 치료는 약물과 행동인지 치료다. 약물치료의 경우 성인이든 아동기이든 상관없이 약물의 효과는 비슷한 수준으로 효과적이며, 부작용(심혈관계, 수면, 식욕장애 등) 발현의 정도도 동일한 수준이다. 성인의 약물치료는 전문의의 지도하에 처방될 때 약물 오남용 및 중독의 위험은 거의 없다. 남용에 대한 잠재적 위험보다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질환 조절이 되지 않았을 때 환자의 사회적 비용 부담이 훨씬 크다. 성인의 경우 생활 습관이나 현재 증상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의와의 충분히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적합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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