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만드는 병원, ‘아이폰’만큼 혁신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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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AC웰니스’라는 이름으로 자체 병원을 개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주목받는다. 병원은 올 봄 개원할 예정이다./사진=‘AC웰니스’ 홈페이지

미국 IT기업 애플이 자사 직원 및 가족을 위한 클리닉을 열겠다고 밝혔다. ‘AC웰니스(AC Wellness)’라는 이름의 이 병원은 애플의 본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지역과 산타클라라 지역에 들어선다. 애플은 세계 최고 수준의 건강관리를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다. AC웰니스 홈페이지에는 ‘컨시어지 같은(concierge-like)’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개인 전담 의사와 헬스트레이너는 물론, 건강 설계사 등이 직원과 가족의 건강을 돌볼 예정이다.

애플은 세계 최고 시설을 기획하면서 표면적으로는 ‘사원복지’를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매년 미국 근로자 7000만명이 건강 문제로 직장에 나오지 못하고,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2600억 달러에 달한다. 직원 건강관리가 장기적으로는 회사에 이익이라는 판단이다.

◇헬스케어 넘보는 애플의 테스트베드 될까

또 다른 이유로 이 센터를 애플 신제품의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기 위해서라는 주장도 있다. 실제 애플은 2014년 이후 헬스케어 분야로의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2014년에는 아이폰의 새로운 운영체제인 iOS8을 발표하며 의료 데이터 플랫폼인 ‘헬스키트(HealthKit)’를 기본적으로 탑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워치 등 아이폰과 연동된 기기에서 환자의 건강정보를 측정한 뒤, 헬스키트를 통해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질병 치료 및 환자 관리에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그 중 하나가 애플워치의 액세서리로 개발된 ‘카디아밴드(Kardia Band)’다. AliveCor라는 회사가 개발한 이 기기는 애플워치 착용자의 비정상적인 심장박동을 예측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말 카디아밴드를 의료기기로 승인했다. 심방세동이나 심부전 환자의 관리에 효과를 낼 것으로 업체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헬스키트에는 핏빗(fitbit), 가민(Garmin), 아이헬스(iHealth), 조본(jawbone) 등 900여개에 달하는 앱과 기기가 연동된다. 체온, 혈압, 혈당, 호흡수, 산소포화도, 체지방, 혈중알코올농도, 배란테스트, 생리, 성관계, 피부전기 활동성 등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할 수 있다.

의사를 비롯한 의료전문가들을 위한 플랫폼도 이듬해 출시했다. ‘리서치키트(ResearchKit)’라는 이름의 이 플랫폼은 의학연구 전용 플랫폼이다. 또, 헬스케어 앱 개발 플랫폼인 ‘케어키트(CareKit)’까지 개발하며, 의료와 관련한 거의 모든 정보를 수집·관리할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는 주요 병원과의 연계를 통해 활용됐다. 메이요클리닉, 클리블랜드클리닉, 존스홉킨스병원, 스탠포드대학 등 22개 주요 병원 및 의과대학이 헬스키트 플랫폼과 공식적으로 연계된 상태다. 2015년에는 캘리포니아의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 뉴욕의 마운트사이나이병원과 개인 유전정보 수집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다른 병원과의 연계가 아닌 직접 활용하는 방식일 경우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더욱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테스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헬스케어연구소 최윤섭 소장은 “애플이 만드는 병원이 정식으로 개원하지 않아 정확한 실체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기존에 애플이 가지고 있던 디지털헬스케어 플랫폼이 더욱 완전한 형태로 재편될 것”이라며 “올 초에 전자의무기록(EMR) 데이터 관리에도 나선 점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