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통증 관리, 비마약성 진통제가 대안 될 수 있을 것”

입력 2018.03.23 09:29

헬스조선 특별 인터뷰
스포츠의학 전문가 이반 에크만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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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에크만 박사/사진=한국화이자제약 제공

진통제 하나에 미국이 신음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 남용에 대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016년 한 해 동안 오피오이드 중독으로 6만4000명이 사망한 데 따른 조치다.

오피오이드는 수술 후 통증이나 관절염으로 인한 만성통증의 관리에 주로 쓰인다. 통증 완화 효과는 탁월하지만 중독성이 강해 문제다. 마약성 진통제처럼 뛰어난 진통효과를 보이면서 중독성은 없는, ‘비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요구도가 높아지는 배경이다. 미국의 스포츠의학 전문가 이반 에크만(Evan Ekman) 박사를 만나 수술 후 통증 관리에서의 비마약성 진통제의 역할에 대해 물었다.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A.
정형외과를 전공했고, 특히 스포츠의학을 세부전공으로 이수했다. 미국에서 스포츠의학으로 유명한 켈란-조브 정형외과(Kerlan-Jobe Orthopedic)에서 일했다. 개인적으로 수영을 좋아해서인지, 경력 중에 스포츠와 관련된 경험이 많다. 애팔래치아 주립대학 육상팀의 메디컬 총책임자를 맡은 바 있으며, 프로축구·미식축구·아이스하키 팀에서 컨설턴트로도 활동했다.

Q. 운동선수의 수술과 통증 관리는 일반인과 다른가.
A.
운동선수는 일반 환자와 달리 경기나 훈련 중 부상을 입었을 때 회복·재활을 현장에서 즉각 진행한다. 꼭 필요하지 않다면 수술까지 기다리지 않고 통증·염증·부종을 즉각적으로 처치한다. 불가피하게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손상된 기능 회복에 중점을 둔다. 경기에 더욱 빠르게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수술 후 통증 관리를 위한 약물 사용에 있어선 운동선수든 일반 환자든 비슷하다. 수술 후 통증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필요하다면 여러 약물을 동시에 사용할 수도 있다.

Q. 수술 후 통증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A.
한국이든 미국이든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아파서’다. 정형외과와 스포츠의학에서도 마찬가지다. 아프면 치료한다. 치료를 통해 통증을 경감하고 더 나아지면 환자가 만족한다. 의료진 입장에서도 통증 관리가 중요하다. 수술을 할 경우 환자에게 더욱 큰 통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은 정해진 통증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

Q. 진통제의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다. 수술 후 관리에 있어서 치료제 선택 시 주의할 점은.
A.
다양한 계열의 진통제의 특성을 잘 활용해 효과는 극대화하고 위험은 최소화해야 한다. 마약성 진통제는 여러 문제를 유발한다. 호흡억제, 지나친 진정(Sedation), 중독, 장의 운동성 저하, 오심, 구토 등이다.

Q. 2012년 한 해에만 미국에서 오피오이드 처방전이 2억5900만장이나 발행됐다. 남용이 굉장히 심각한 문제인데.
A.
2000년부터 마약성 진통제가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인지했지만, 많은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수술 후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는 데 있어 의사들에게 너무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미국에서 수술을 받는 모든 환자는 수술 후 마약성 진통제를 기본적으로 처방받는다고 보면 된다. 외과뿐 아니라 관절염 등의 통증 조절을 위해서도 널리 쓰인다. 그러나 무분별한 처방으로 인해 의존성·중독성 문제가 최근에 이르러서야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과정에서 중독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졌고, 이제는 통증 조절이 목적이 아닌 ‘레크레이션 드럭’으로도 불법 사용된다.

Q. 대안은 없나.
A.
비마약성 진통제가 있다. 예전에는 비마약성 진통제들의 통증 조절 효과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에 나온 비마약성 진통제는 통증 조절 효과가 뛰어나면서도 의존성·중독성 문제는 없다는 장점이 있다.

Q. 초창기 비마약성 진통제의 경우 심혈관계 부작용이 심하다는 단점도 있었는데.
A.
그렇다. 초기 비마약성 진통제(COX-2 억제제)였던 ‘바이옥스(Vioxx)’는 심근경색증·뇌졸중·혈전색전증 등 심혈관계 부작용 사례가 잇따랐고, 결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반면, 또 다른COX-2 억제제인 ‘쎄레브렉스’의 경우 바이옥스와 다른 기전으로 작용해 이런 부작용이 거의 없다. 설폰아마이드 계열 약물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거나 신부전증 등 중증의 신장애 환자만 조심하면 된다고 알려져 있다. 간질환을 앓는 환자하면 용량을 조절해 처방하면 된다. 그러면서도 마약성 진통제와 달리 환자들의 의존 경향을 높이지 않고, 기분이 좋아지는 작용도 하지 않는다. 따라서 진통제 선택에 있어 쎄레브렉스라는 새로운 옵션이 생긴 셈이다.

Q. 실제 비마약성 진통제가 오피오이드 처방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있나.
A.
이와 관련한 임상시험을 직접 진행해 본적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두 번째로 수술 빈도가 높은 무릎관절경 수술에서 쎄레브렉스 사용에 대한 임상연구였다. 여러 기관에서 동시에 진행한 대규모 임상연구였다. 쎄레브렉스를 수술 전후에 사용했을 때 오피오이드를 얼마나 덜 사용하는지 알아보는 연구였다. 결과적으로, 쎄레브렉스를 복용한 환자들의 오피오이드 사용량이 줄었다. 통증 경감이라는 본래의 목적도 달성했다. 오피오이드와 관련한 부작용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또 다른 연구로, 스포츠의학에서 가장 흔한 부상인 발목 염좌에 대한 임상연구도 있었다. 연구에서 쎄레브렉스를 사용한 환자들은 통증을 개선하고 정상 상태로 복귀가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Q. 한국에서는 작년 말 쎄레브렉스가 60세 이상에서 전체 성인을 대상으로 골관절염 1차 치료제로 급여 기준이 확대됐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어떠한가.
A.
한국의 급여 확대는 상당한 희소식이라고 생각한다. 쎄레브렉스는 경제적으로 합리적이기 때문에 그런 결정이 가능했던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은 일반적으로는 연령 제한이 없어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처방할 수 있다. 급성 통증관리, 골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 강직성척추염과 관련된 만성통증에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사람에게 처방이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급여 여부는 각자 가입한 보험에 따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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