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톡톡_남석진 삼성서울병원암병원장
국내 암환자 10명 중 1명은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삼성암병원)을 찾는다. 연간 방문 외래 환자는 50만명 이상이다. 최첨단 의학을 빠르게 도입하고, 전문 장비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환자 우선으로 병원 시스템을 정비한 결과다. 올해로 개원 10주년을 맞이한 삼성암병원의 남석진 암병원장을 만났다.
"우리 병원은 10년만에 크게 성장했지만, 개원 당시에는 국내에선 암 전문병원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지금은 타 병원이 삼성암병원을 롤 모델로 삼아 개원할 정도가 됐다. 성공은 '치료 중심, 환자 중심'이란 가치 덕택에 가능했다. 나는 병원이 '환자를 낫게 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다학제 진료와 암종별 전문 센터 운영, 1000억원 이상의 아낌 없는 투자까지 모두 '환자를 잘 치료해야 한다'는 가치에서 나왔다."
―다학제나 관련 전문 센터 등이 체계적으로 운영된다던데.
"다학제 진료는 하나의 암을 두고 관련 여러 진료과가 머리를 맞대, 최적의 치료 방향을 찾는 것이다. 의사들이 환자와 함께 상의하는 대면다학제도 활발하게 진행한다. 환자의 라이프스타일이나 특징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대면다학제는 한 해 평균 400명의 환자가 이용하며, 간암·유방암·췌장암 등을 포함해 12개 암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다학제나 대면다학제 진료를 하면 환자에게 '맞춤형 진료'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미혼 유방암 환자라면 심리적인 타격이 크고, 상실감으로 인한 유방 재건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정신건강의학과와 성형외과 교수가 함께 유방암을 보는 의사와 논의하는 식이다. 지금까지 암병원을 다녀간 환자가 많다보니, 같은 암이라도 환자 특징에 따라 '어떤 치료 방향이 만족도가 높고 성과도 좋더라'는 우리병원만의 특정 가이드라인도 가지고 있다. 암 관련 전문 센터의 경우, 병원 내에 17개 운영 중이다. 2014년 만든 '암치유센터'는 국내 최초다. 암치유센터는 암 환자와 가족이 겪는 육체적 고통 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을 해소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치료 후 재발이나 다른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진료, 통증 관리, 재활 관리, 환자 가족 정신건강 관리 등을 한다. 다른 병원이 암 전문병원을 세울 때 참고하는 곳이기도 하다."
―장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했는데, 최근 도입한 것 중 괄목할 만한 것이 있다면?
"좋은 의료 장비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2016년에는 현존하는 암 치료 장비 중 가장 앞서 있는 기기인 양성자 치료기를 도입했다. 양성자 치료는 수소 원자의 핵을 구성하는 양성자를 빛 속도의 60% 정도로 가속해, 몸에 쏴 암 조직을 치료하는 파괴법이다. 기존의 방사선 치료는 정상 조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지만, 양성자는 정상 조직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최근 1년 사이 환자 500여명이 양성자 치료를 받았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방사선 감마나이프 '아이콘'도 도입했다. 감마선을 쏘아 전이성 뇌종양 같은 뇌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기기다. 삼성암병원은 아이콘을 비롯해 감마나이프 2대를 가동하고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감마나이프를 2대 이상 가동하는 병원은 삼성서울병원 외에 단 2곳 뿐이다. 장비 외에 기술에도 투자를 많이 했다. 환자에게서 얻은 암 조직을 토대로 381개 암 관련 유전자를 한 번에 검사할 수 있는 유전체 분석 시스템 '캔서스캔' 이나 각 환자에게 적합한 맞춤형 항암제 효능을 제시하는 '아바타 시스템'은 우리 병원에서 개발한 대표적인 정밀의료기술이다.
―삼성암병원의 치료 성적은 어떤가?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평가 결과에서 삼성암병원은 모든 암종에 1등급을 받았다. 또한 각 암 별로 5년 상대생존율을 살폈을 때 의료 선진국인 미국보다 수준이 높다. 우리 병원 위암 5년 상대생존율은 86.4%로 미국의 2배 이상(30.4%, 미국암등록통계) 수치다. 대장암이나 폐암, 유방암, 간암, 전립선암, 췌장암, 담낭·담도암, 자궁경부암 등 도 국내 평균보다 상대생존율이 높다."
―앞으로 병원 운영 계획은?
"암도 트렌드가 있다. 과거에는 위암이나 대장암 같은 소화기암이 많았다면, 지금은 유방암이나 폐암, 전립선암이 많아지는 추세다. 소화기암에 비해 연구도 더 필요하고, 최신 장비나 기술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치료 방법을 더 발전시켜야 하는 유방암이나 폐암, 전립선암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투자할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환자 잘 치료하는 병원'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