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동안 인체는 낮에 소모한 에너지를 보충하고, 평형상태가 깨진 신체조직과 뇌의 균형을 다시 찾도록 해준다. 잠자는 동안 긴장됐던 근육은 이완되고, 심장이나 위장 등 내부 장기들도 휴식을 취한다. 잠은 신체뿐 아니라 마음도 쉬게 한다. 특히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운 기억은 잠시 중단되거나 꿈을 통해 발산하기도 한다. 잠은 신체기능의 회복과 면역력 증강 등 항상성 유지를 위한 우리 몸의 방어기전이며,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요소다. 그런데 현대인의 수면이 위태롭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6년에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이 54만 명에 달한다. 2012년에 비해 34%나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국민이 수면장애를 질병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실정으로, 무엇보다 수면에 대해 올바른 이해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수면과 관련된 잘못된 상식을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신원철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밤잠을 못 자면, 낮잠을 자라?
적당한 낮잠은 피로회복이나 집중력, 창의력, 판단력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20분 이내의 짧은 낮잠은 야간수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피로와 신경의 흥분상태를 막아주고 생체리듬을 정상화시키는 수 있다. 실제로 고등학교 학생에서 낮잠을 20-~0분 정도 자게 하여, 성적향상에 도움이 되는 연구결과가 있다. 고속도로 운전 시 피곤하고 졸릴 때 짧은 시간의 수면으로 피로회복과 집중력이 좋아지는 것을 누구나 경험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낮잠은 만성적으로 지속되어지는 수면부족을 해결할 수는 없다. 부족한 수면은 충분한 수면으로만 해결될 수 있다. 또한 과도한 낮잠은 당일 야간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거나 잠들기 어렵게 하고, 수면 일주기를 변경시켜 잠자는 시간이나 깨는 시간의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주말에 늦잠을 자거나, 낮잠을 몰아서 자는 등 충분히 수면을 취하였는데도, 월요일에 몸이 피곤하고, 집중이 안 되는 월요병이 그 예다.
◇하루에 4시간만 자면 건강에 문제없다?
개인에게 필요한 수면시간은 낮에 졸리지 않는 상태로 활동할 수 있는 정도로, 정해진 시간은 없다. 실제 사람에서 필요한 수면시간은 개인마다 다르고 나이에 따라서 변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밤에 잠을 잘 때 성장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에 잠이 더 필요하다. 건강한 성인의 필요 수면시간은 평균 7~8시간 정도이며, 어린이와 청소년은 9~10시간 정도다. 그러나 개인차가 있어 일부는 적은 약의 수면으로도 문제가 없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남들보다 수면시간이 길어야 하는 사람도 있다. 실제 전체 인구의 약 1~2%에서는 하루 4시간 이내로 자도 낮에 피곤하지 않고 일상생활을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쇼트 슬리터(short sleeper)가 있다. 반면에 전체인구의 약 1~2%에서는 하루 10시간 이상 잠을 자야 일상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없는 롱 슬리퍼(long sleeper)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평균 7~8시간 정도 잠을 자야 한다.
◇잠들기 전 스마트폰, 수면과 상관없다?
생체리듬에 맞추어 잠들면 뇌의 송과체에서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지속적으로 분비되어서 숙면하게 되고, 깨지 않는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LED 디스플레이어에는 380-500nm의 파장인 청색광(블루라이트)이 많이 방출되는데, 이 청색광을 쏘이면 멜라토닌 생성, 분비가 현저히 감소되어 깊은 잠에 들기 어려워 수면에 방해될 수 있다. 최근 청색광 차단필름이나 스마트폰 야간모드 설정을 통해 청색광을 줄이려 하고 있으나, 이런 방법으로는 청생광 방출을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 따라서 잠자리에 든 후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의 전자기기를 사용하면 안 된다.
신원철 교수는 “본인에게 필요한 수면시간을 파악해 잠이 부족하지 않도록 충분한 양의 숙면을 취하는 것이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나아가 타인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지름길”이라면서 “간혹 바쁜 학생이나 직장인이 부족한 시간 때문에 수면시간을 줄이는 경우가 있는 데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유리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