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간호사가 자살이라는 선택을 한 서울아산병원에 대자보가 걸렸다. ‘故 박○○ 간호사의 죽음은 우리 모두의 죽음입니다’라는 내용의 대자보는 이번 사태에 대한 서울아산병원의 문제개선 의지가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대자보를 작성한 이는 故 박모 간호사와 2017년 9월 함께 입사한 동료 간호사로 추정된다.
그는 이번 사건 이후 공식적인 답변 없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병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병원에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개인의 ‘예민한 성격’과 ‘우울함’ 때문이라는 근거 없는 답변을 내놓아 유가족들에게 상처만 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대목동병원의 신생아 사망 사건이나 수액세트 이물질 발견 문제 등 그간 다른 병원에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던 사항에 대해선 하루가 채 지나기 전에 발 빠르게 대처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정작 이번 사건에서는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실제 아산병원은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에 대해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도 ‘뇌 속 시한폭탄 뇌동맥류 1만례 수술’, ‘암·장기이식·심장병 등 고난도 수술, 한 해 6만여 건’, ‘장기이식 생존율 美대형병원 능가’ 등의 홍보성 보도 자료를 사건 발생 이후 언론에 배포한 바 있다.
그는 “이번 사건의 원인은 단편적으로는 높은 연차의 간호사의 신규 간호사에 대한 태움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인 간호사 근로 환경의 구조적인 문제에 있다”며 “국내 최고 수준인 서울아산병원조차 간호사 1인당 돌보는 환자 수가 많아 업무 부담이 상당히 높고, 이로 인해 신규 간호사들에 대한 교육이 혹독하게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故 박○○ 간호사의 죽음은 비단 신규간호사와 경력간호사의 대립문제가 아닌 인력 부족이 낳은 구조적인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박○○ 간호사가 구조적 문제로 생을 마감했음에도 이전과 다를 바 없이 혹독한 교육 하에 최대 16시간씩 근무를 하고 있고, 경력간호사들도 여전히 가중된 업무 부담을 떠안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병원이 조속히 진상규명을 통해 사건의 경위를 파악하고, 실질적으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서울아산병원 간호사들에게도 호소했다. “충격적이고 비극적인 사건 이후에도 가만히 침묵하고 어떠한 변화도 이끌어 내지 못한다면 서울아산병원 간호사들은 간호계 발전에는 무관심한 집단이 된다”며 “불편한 침묵을 깨고 간호사들이 용기내 목소리를 높여달라”고 당부했다.